주식을 팔았는데 정작 그 주식을 보유하거나 빌려두지 않았다면, 그 매도는 처음부터 결제할 수 없는 주문이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무차입 공매도는 개별 투자자의 실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적발되면 대개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같은 사건에서 함께 문제 됩니다. 두 제재는 근거 법조문도 산정 기준도 전혀 다른데, 왜 하나만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둘 다 함께 오는지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왜 금지되는지,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각각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는지, 그리고 이 둘이 별개로 병과되는 법적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무차입 공매도란 무엇인가 — 차입공매도와의 경계
공매도는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증권을 먼저 팔고, 나중에 그 증권을 구해 결제하는 거래 방식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80조 제1항은 상장증권에 대한 공매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매도주문을 내기 전에 그 증권을 이미 차입해 결제 가능성을 확보한 차입공매도(covered short selling)만 허용합니다. 즉 매도 자체가 아니라, 결제할 수 있다는 확실한 근거 없이 매도하는 행위가 금지 대상입니다.
무차입 공매도는 이 차입 절차를 갖추지 않고 매도주문을 내는 경우를 말합니다. 실무에서는 처음부터 차입계약이 전혀 없는 경우뿐 아니라, 차입 가능성만 확인한 상태를 매도가능잔고로 잘못 인식해 주문을 낸 경우, 대차거래로 빌린 주식의 반환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보유잔고로 계산해 매도한 경우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여러 거래단위를 운용하는 기관에서는 부서 간 잔고 관리가 엇갈려 실제로는 차입이 완료되지 않은 물량을 매도 가능한 것으로 착오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공매도 자체가 아니라 결제 가능성 없이 매도하는 행위가 금지 대상이다 — 차입계약의 존재와 그 확정 시점이 무차입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다.
왜 원칙적으로 금지되는가 — 결제불이행 위험과 가격왜곡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되는 첫 번째 이유는 결제불이행 위험입니다. 매도주문을 낸 시점에 실제로 확보한 물량이 없으면, 결제일까지 그 증권을 구하지 못할 경우 결제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거래 상대방뿐 아니라 청산·결제 시스템 전체의 신뢰가 흔들리고, 이는 개별 거래의 문제를 넘어 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가격형성의 왜곡입니다. 차입 없이 매도할 수 있다면 이론상 무제한에 가까운 매도물량을 시장에 쏟아낼 수 있게 되어, 실제 수급과 무관하게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릴 여지가 생깁니다. 자본시장법이 보호하려는 법익은 개별 투자자의 재산권만이 아니라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실제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공정한 가격형성 기능 자체입니다. 무차입 공매도는 이 두 법익을 동시에 침해하기 때문에, 단순한 매매질서 위반을 넘어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형사처벌 기준 — 이익·회피손실액에 따라 달라지는 형량
자본시장법 제443조는 제180조를 위반해 무차입 공매도를 한 자에 대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단순한 정액이 아니라 실제로 얻은 이익 규모에 연동되는 배수형 구조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 규모가 커지면 형량도 함께 가중됩니다. 그 금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하한이 올라가고,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위반행위로 취득한 재산은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하는 조항도 함께 적용되므로, 형사처벌은 징역·벌금에 부당이득 환수까지 결합된 구조로 설계돼 있습니다.
이 구조를 단순화해서 보면, 무차입 공매도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은 경우에는 벌금형 하한인 이익의 3배 수준에서, 이익 규모가 크고 죄질이 무거울수록 벌금 배수와 징역형이 함께 올라가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은 매도 시점과 결제·재매수 시점의 가격 차이를 기초로 산정되며, 매도 이후 주가 흐름과 실제 결제 과정이 함께 소명 자료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 이 이익 산정의 기초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이후 형량 구간이 달라질 수 있어, 단순한 사실관계 소명을 넘어 산정 근거 자체를 다투는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과징금 기준 — 주문금액을 상한으로 한 행정제재
형사처벌과 별도로 자본시장법 제429조의3은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공매도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처벌이 실제 이익이나 회피손실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것과 달리, 과징금은 공매도 주문금액 자체를 상한으로 삼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위반행위의 중요도를 상·중·하로 나누고, 여기에 상향·하향 조정 사유를 반영해 주문금액의 20%에서 100%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산정합니다. 위반행위 중요도는 해당 종목의 하루 평균 거래량 대비 공매도 주문액이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실제 발생한 부당이득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집니다. 주문 규모 자체가 산정 기준이기 때문에, 그 주문이 실제로 체결됐는지, 체결 이후 이익이 났는지는 과징금 산정에 필수 요소가 아닙니다.
조정 사유 역시 중요합니다. 같은 위반이라도 내부통제기준을 갖추고 있었는지, 위반이 반복적·조직적이었는지, 조사 과정에서 위반 사실을 자진해 소명하고 시정 조치를 취했는지에 따라 최종 부과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사한 위반을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반복했거나 위반 규모가 시장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면 상향 조정될 여지가 큽니다. 결국 과징금은 하나의 고정된 비율이 아니라, 위반의 경위와 조직의 사후 대응까지 함께 평가해 정해지는 제재라는 점에서 조사 단계의 소명 방식이 부과율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형사처벌 산정 기준 —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
과징금 산정 기준 — 공매도 주문금액(체결·이익 발생 여부와 무관).
과징금 부과 절차 — 금융감독원 조사 후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형사처벌 절차 — 검찰 고발·기소를 거쳐 법원이 판단.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함께 오는 이유
무차입 공매도 위반은 매도주문을 제출하는 시점에 이미 성립합니다. 차입 없이 매도주문을 낸 순간 그 주문금액은 곧바로 확정되므로, 과징금 산정의 근거는 체결 여부나 이익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그 시점에 이미 마련됩니다. 반면 형사처벌은 그 위반행위로 실제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이라는 결과를 기준으로 형량을 정하는 구조입니다. 산정 기준이 되는 시점과 대상 자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위반행위라도 두 제재가 각각 별도로 계산됩니다.
산정 기준만 다른 것이 아니라 두 제재의 법적 성격도 다릅니다. 과징금은 금융당국이 시장질서를 신속하게 회복시키기 위해 부과하는 행정제재이고, 형사처벌은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재판을 거쳐 확정되는 형벌입니다. 헌법이 금지하는 이중처벌은 동일한 행위에 대해 국가형벌권을 거듭 행사하는 것을 막는 원칙인데, 과징금은 형벌이 아니라 행정목적을 위한 별도의 제재 수단이므로 형사처벌과 병과되더라도 이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조사 결과 위반이 확인되면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하나의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에서 함께 처리하는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정제재는 증선위 의결로 비교적 신속하게 확정되는 반면, 형사절차는 고발 이후 수사·기소·재판을 거쳐야 하므로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같은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이 먼저 부과·확정되고, 형사재판은 그 뒤에 별도로 진행되는 시차가 생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과징금은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한 행정제재, 형사처벌은 이익·회피손실액을 기준으로 한 형벌이다 — 산정 기준과 법적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위반행위에도 두 제재가 함께 병과될 수 있다.
실제 적발 사례로 보는 제재 수준
이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됐는지는 최근 금융당국의 전수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11월부터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투자은행 14개사를 대상으로 공매도 규제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했고, 이 가운데 13개사에서 위반 혐의를 확인했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 3월 총 836억5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2023년 12월 22일 열린 임시 증권선물위원회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 2개사의 장기간에 걸친 무차입 공매도 주문·수탁 행위를 자본시장법상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판단해, 검찰 고발과 과징금(합계 265.2억원) 부과를 같은 의결에서 함께 처리했습니다. 당시 확인된 위반 유형은 독립거래단위 운영 미흡, 차입계약이 확정되기 전 매도주문 제출, 대여주식 반환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매도, 보유잔고 관리 미흡 등이었습니다. 차입 가능성만 확인된 상태를 매도 가능한 잔고로 인식해 주문을 낸 사례도 다수 포함돼 있어, 고의적인 무차입 공매도뿐 아니라 내부 잔고관리 체계의 허점이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전수조사 결과가 실무에 주는 시사점은, 과징금과 검찰 고발이 한 사건 안에서 같은 위반 사실을 놓고 각각 다른 절차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증선위 의결 단계에서의 소명과, 이후 고발이 이루어졌을 때 수사·재판 단계에서의 대응을 별개의 트랙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과징금 부과 근거가 된 주문금액 산정과, 형사절차에서 다투게 될 이익·회피손실액 산정은 계산 방식 자체가 다르므로, 초기 단계에서 두 산정 근거를 모두 정리해두는 쪽이 이후 대응에 유리합니다.
적발 경로와 방지의무 — 잔고관리시스템과 내부통제기준
자본시장법 제180조의4는 상장증권을 공매도하려는 자에게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도록 의무를 부과합니다. 이 기준에는 임직원의 역할과 책임, 종목별 잔고의 관리 방법, 공매도 세부내역을 5년간 기록·보관하는 절차 등이 포함돼야 합니다. 이 의무는 개인투자자보다는 주로 기관투자자·외국인투자자에게 실질적으로 적용되는데, 이들의 거래 규모가 크고 여러 거래단위·부서를 거치는 구조라 착오나 관리 공백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거래소는 기관투자자의 잔고·장외거래 내역과 실제 매매내역을 대조·점검하는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가동해 무차입 공매도 정황을 시스템적으로 걸러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 종목이라도 공매도 순보유잔고가 발행주식총수의 0.01%(잔고금액 1억원 미만은 제외) 또는 1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그 잔고를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보고·대조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실제 보유·차입잔고와 매도주문 내역이 어긋나는 지점이 드러나면, 그것이 곧 조사와 제재의 출발점이 됩니다.
기관투자자의 대차거래에는 상환기간 제한도 함께 도입돼 있습니다. 빌린 주식을 지나치게 오래 보유한 채 상환을 미루는 관행이 결제불이행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에 따라, 상환기간을 90일 이내로 제한하고 이를 넘기면 별도의 과태료(최대 1억원)가 부과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는 무차입 공매도 자체에 대한 제재는 아니지만, 대차거래 관리가 느슨할수록 반환 확정 전 매도 같은 무차입 공매도 위반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규제로 함께 봐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인투자자도 무차입 공매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나요?
A. 자본시장법 제180조는 적용 대상을 기관투자자로 한정하지 않고 상장증권을 공매도하는 모든 자에게 적용되므로, 개인투자자가 차입 없이 매도주문을 내면 동일하게 형사처벌과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래 규모와 시스템 구조상 실제 적발 사례는 기관·외국인투자자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Q. 주가가 떨어지지 않아 이익을 보지 못했어도 처벌되나요?
A. 과징금은 실제 이익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공매도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므로 이익이 없어도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에 따라 형량이 정해지는 구조이지만, 위반행위 자체는 이익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합니다.
Q. 과징금을 냈으면 형사처벌은 면제되나요?
A. 아닙니다. 과징금은 행정제재이고 형사처벌은 사법절차로 법적 성격이 달라, 하나를 이행했다고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면제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증권선물위원회가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같은 의결에서 함께 처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Q. 차입계약을 맺었는데도 결제일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매도주문 당시 적법한 차입계약을 체결했다면 원칙적으로 차입공매도로 인정됩니다. 다만 반환이 확정되지 않은 대여주식을 매도가능잔고로 처리하거나 차입 가능성만으로 주문을 낸 경우는 무차입 공매도로 판단된 사례가 있어, 차입계약의 확정 시점과 절차를 명확히 갖췄는지가 중요합니다.
Q. 무차입 공매도는 실제로 어떻게 적발되나요?
A. 한국거래소의 중앙점검시스템과 기관 내부 잔고관리시스템이 매매내역과 실제 보유·차입잔고를 대조해 불일치를 걸러내고, 금융감독원이 별도로 표본조사나 전수조사를 실시해 위반 정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적발이 이루어집니다.
Q. 고의가 아니라 착오로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낸 경우도 동일하게 처벌되나요?
A. 경위상 고의성이 낮다고 인정되면 과징금 산정 시 위반행위 중요도가 낮게 분류돼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이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위반 자체는 매도주문 시점에 성립하는 구조이므로 처벌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착오의 경위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무차입 공매도는 매도주문을 낸 시점에 이미 위반이 성립하고, 그 이후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각각 산정됩니다. 과징금은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삼는 행정제재이고 형사처벌은 실제 이익·회피손실액을 기준으로 삼는 형벌이라는 점에서, 두 제재는 성격도 절차도 다르기 때문에 병과되더라도 이중처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조직 규모가 큰 기관일수록 여러 거래단위와 부서를 거치는 과정에서 잔고 관리에 공백이 생기기 쉽고, 그 공백이 곧 무차입 공매도 위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단계라면 위반 경위와 잔고관리 체계를 함께 정리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