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보조원이 시세 부풀렸다고 공인중개사도 입건된 이유
사건 개요
아파트 매매를 중개하던 개업공인중개사 A씨의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던 중개보조원 B씨가 매수인에게 인근 시세를 실제보다 높여 설명해 계약 체결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매수인은 잔금까지 치른 뒤에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와 실제 계약가가 크게 차이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B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B씨뿐 아니라 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까지 함께 입건했습니다. "설명은 보조원이 한 것이고 나는 지시한 적도 없다"는 A씨의 항변에도, 수사기관은 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를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보는 공인중개사법 규정을 근거로 A씨의 책임까지 함께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상담은 실제로 드물지 않습니다. 공인중개사 본인은 확인·설명서를 작성하고 근거자료까지 제시했는데, 현장에서 손님을 직접 상대한 보조원의 구두 설명이 그보다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경우입니다. 문제는 "나는 몰랐다"는 사실관계만으로는 형사책임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법이 보조원의 행위를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의제하는 구조를 두고 있는 이상, 빠져나갈 길은 감정적 항변이 아니라 무엇을 이행했고 무엇을 감독했는지를 기록으로 증명하는 데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중개보조원의 시세 관련 발언이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가 정한 "해당 중개대상물의 거래상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그 발언에 매수인을 착오에 빠뜨려 재산상 이익을 취하려는 고의까지 인정되어 형법 제347조 사기죄(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로 확대될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같은 법 제15조 제2항이 정한 "소속공인중개사 또는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본다"는 규정과, 제50조 양벌규정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 면책 조항이 A씨의 사안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얽혀 있어 어느 하나를 놓치면 나머지도 함께 무너집니다. 그래서 방어의 출발점은 "몰랐다"는 진술이 아니라, A씨 본인이 확인·설명의무를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했는지, 그리고 보조원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감독했는지를 기록으로 재구성하는 일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확인·설명의무 이행을 서면으로 재구성해 '기망 가담'을 끊어내기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A씨 본인이 작성해 서명·날인한 확인·설명서와 그 근거자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확인·설명서와 근거자료의 시세를 보조원의 구두 설명과 대조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는 개업공인중개사에게 등기사항증명서·토지대장 외에도 시세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제시하고, 그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해 거래당사자에게 교부·보존할 의무를 지웁니다. A씨가 계약 전 교부한 확인·설명서에 적힌 시세와 첨부한 실거래가 자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수치와 일치한다면, 그 서면은 A씨 본인이 정확한 정보를 이행했다는 직접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보조원의 구두 설명이 그 서면상 수치보다 현저히 높았다면, 그 괴리 자체가 "A씨가 지시하거나 알고 있던 범위를 벗어난 보조원 개인의 일탈"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2) 계약 체결 경위를 시점별로 재구성해 A씨의 관여 정도를 특정합니다.
매수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계약 체결 당일 안내 자료,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A씨가 실제로 배석했는지, 시세를 언급한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와 그로 인한 착오,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므로, A씨 본인이 그 발언 현장에 없었거나 확인·설명서로 사실상 이를 바로잡아 두었던 정황이 있다면 공동정범 성립 자체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3) 매수인 측의 시세 인식 경위도 함께 확보합니다.
매수인이 계약 전 다른 중개사무소의 견적을 받아 봤는지, 스스로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열람한 적이 있는지, 대출 심사를 위해 은행에서 별도 시세 감정을 받았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매수인 본인이 이미 시세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거나 다른 경로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 보조원의 발언 하나만으로 착오에 빠져 계약했다고 보기 어려워지고, 이는 기망과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투는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양벌규정의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갖춰 벌금형 리스크까지 차단하기
가사 A씨 본인의 기망 가담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보조원의 위반행위가 확정되면 공인중개사법 제50조 양벌규정에 따라 A씨에게도 해당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이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면책을 다음과 같이 구체화합니다.
1) 채용·신고 단계부터 감독 체계를 문서로 남겨 둡니다.
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1항에 따른 중개보조원 고용 신고 내역, 실무교육·직무교육 이수 확인서, 시세 설명 시 반드시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제시하도록 정한 사무소 내부 지침이 있었다면 이를 확보합니다. 지침을 서면으로 두지 않았더라도, 계약 건마다 구두로 반복 지시하거나 확인·설명서를 함께 검토했던 정황이 있다면 그 사실관계를 시기별로 정리해 둡니다. 이런 기록의 존재 여부가 제49조 제1항 제10호(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수준에서 사건이 종결될지, 사기 공동정범으로 확대될지를 가르는 갈림길이 됩니다.
2) 감독의 '실질성'을 뒷받침할 정기 점검 기록을 갖춥니다.
양벌규정의 면책은 형식적으로 지침을 만들어 둔 것만으로는 인정되지 않고, 실제로 감독이 작동했는지를 봅니다. 계약 건별로 확인·설명서를 A씨가 직접 검토·서명한 이력, 보조원의 상담 내용을 주기적으로 점검한 메모나 사무소 회의록이 있다면, 그 자체가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증거가 됩니다. 이런 기록이 갖춰져 있을수록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A씨의 책임 범위를 좁혀 나갈 수 있습니다.
3) 이번 건이 예외적 일탈이었음을 함께 소명합니다.
같은 보조원이 다른 계약에서도 반복적으로 시세를 부풀려 왔다면 감독 소홀로 평가받기 쉽지만, 그동안 처리한 다른 계약의 확인·설명서와 실거래가 자료가 모두 일치했다면 이번 건이 감독 체계가 무너져서가 아니라 보조원 개인의 돌출 행동이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과거 계약 건들의 확인·설명서를 함께 정리해 이를 뒷받침하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 실질을 훨씬 설득력 있게 소명할 수 있습니다.
결론
공인중개사가 중개보조원의 행위 때문에 함께 입건되는 사건은, 본인이 직접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항변만으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법이 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를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의제하는 구조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갈림길은 확인·설명의무를 서면과 근거자료로 이행했다는 기록, 그리고 보조원을 실질적으로 감독했다는 기록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에 있습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확인·설명서와 감독 이력부터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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