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계약파기 손해배상과 승패 가르는 소송전략
아파트 계약파기 손해배상과 승패 가르는 소송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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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계약파기 손해배상과 승패 가르는 소송전략 

최용석 변호사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수인은 대출이 나오지 않아 잔금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하고, 매도인은 갑자기 집값이 올라 계약을 없던 일로 하고 싶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잔금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매도인이 계약금을 몰취하거나, 반대로 매수인이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파트 계약파기 손해배상은 단순히 “누가 먼저 계약을 깨겠다고 했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계약금으로 해제할 수 있는 단계인지,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하는 것인지, 실제 해제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이 첫 단추가 잘못되면 계약금을 몰취하거나 배액을 청구하려던 쪽이 오히려 반환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잔금 안 냈다고 바로 계약 해제?

실무에서 가장 흔한 경우가 매수인의 잔금 미지급입니다. 매도인은 잔금일이 지나면 “계약을 위반했으니 계약금을 몰취하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매매에서는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잔금일이 8월 30일인데 매수인이 돈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매도인 역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고 매수인에게 잔금을 지급하면 즉시 이전등기를 해주겠다는 상태를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매도인이 아무런 서류도 준비하지 않은 채 “잔금을 안 냈으니 계약 해제”라고 통보하면 적법한 해제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잔금 미지급 시 자동해제된다는 특약이 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이 자신의 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하고 이를 제공해야 매수인이 이행지체에 빠진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다505 판결).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매도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지급을 최고하고, 그 기간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내용증명에 “본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 절차에 협조하시기 바라며, 해당 기간 내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별도의 통지 없이 계약을 해제한다”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독촉과 법적인 최고를 구별하는 것입니다. “언제 돈 줄 거냐”, “이번 주까지 입금해 달라”는 문자만으로 계약해제 요건이 모두 갖추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지급할 금액과 기한, 불이행 시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남기는 것이 이후 소송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상대방이 “절대 계약 안 한다”고 했다면… 기다리지 않고 해제할 수도

모든 경우에 다시 이행기간을 줄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다면 이행거절을 이유로 최고 없이 계약해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수인이 “대출 여부와 관계없이 이 집은 이제 살 생각이 없으니 계약은 끝난 것으로 해달라”고 반복적으로 통보했다면 굳이 잔금일 이후 다시 지급을 요구해야 하는지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다른 사람에게 더 비싸게 팔 것이니 잔금을 가져와도 소유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면 매수인 쪽에서 이행거절을 이유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협상 과정에서 화가 나서 한 말인지, 정말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확정적인 의사인지가 중요합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녹취가 이때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금 포기, 이행 착수 이후에는 달라진다

부동산 계약에서 많이 알려진 것이 계약금 해제입니다. 민법상 다른 약정이 없다면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매수인은 지급한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매도인은 받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해 해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금만 포기하면 잔금 전까지 언제든 자유롭게 계약에서 나올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이미 계약 이행에 착수했다면 해약금에 의한 해제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도금이 실제 지급되었다면 이행 착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도금 지급 전이라도 계약 내용과 당사자의 행동에 따라 이행 착수가 문제 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잔금일 전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약금을 포기하고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또 계약 목적과 계약서 문구상 계약금 포기·배액상환에 의한 임의 해제를 제한하기로 한 특약이 있다면 민법상 해약금 해제 자체가 배제될 수도 있습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41153 판결).

매도인이 파기하면 무조건 계약금 두 배? 계약서부터 확인해야

매도인이 계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언제나 계약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계약금 배액상환은 해약금에 의한 해제와 관련된 문제이고, 매도인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은 별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서에 “매도인이 계약을 위반하면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한다”거나 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정하는 조항이 있다면 이에 따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위약금에 관한 약정이 없다면 실제 발생한 손해를 별도로 증명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매도인이 계약을 깼으니 무조건 두 배”라고 접근하기보다 계약금이 해약금인지, 위약금인지, 두 성격을 함께 가지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매매계약서에는 흔히 “계약을 위반한 당사자는 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기준으로 한다”는 내용이 들어갑니다. 이러한 위약금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이 경우 상대방이 실제로 얼마의 손해를 입었는지를 일일이 증명하지 않더라도 약정한 금액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매대금 10억 원, 계약금 1억 원인 아파트 거래에서 매수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고 계약금 1억 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하기로 한 조항이 있다면, 매도인은 실제 재매각 과정에서 정확히 1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음을 모두 증명하지 않아도 계약금 귀속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먼저 계약해제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와 해당 계약금이 실제로 위약금 약정의 대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금이 너무 크면 전액 몰취되나… 위약금은 법원이 줄일 수 있다

계약서에 위약금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도 금액이 지나치게 크다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이 이를 적당히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에서 계약금과 위약금을 2억 원으로 정했다면 매매대금의 20%에 해당합니다. 이때 법원은 단순히 20%라는 숫자만 보지 않고 계약 체결 경위, 실제 손해 규모, 계약 위반 정도,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 거래관행 등을 함께 봅니다.

반대로 계약금이 매매대금의 약 10% 수준이고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 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감액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인 입장에서 위약금을 줄이고 싶다면 단순히 “너무 많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실제 매도인의 손해가 적었다는 점, 계약이 단기간에 다시 체결되었다는 점, 위반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었다는 점 등을 구체적인 자료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출이 안 나온 것도 위약금 감액 사유가 되나… 계약해제 사유와 감액 사유는 다르다

아파트 계약파기에서 자주 나오는 이유가 대출 불승인입니다. 매수인이 예상한 주택담보대출이 나오지 않거나 대출한도가 크게 줄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계약서에 “대출이 일정 금액 이상 나오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특약이 없다면 단순한 대출 실패는 원칙적으로 매수인의 자금조달 문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즉 대출이 안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금을 반드시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위약금 감액 단계에서는 잔금 미지급에 이르게 된 경위 중 하나로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금융환경 변화, 대출 가능 여부에 관한 계약 당시 협의, 매도인이 입은 실제 손해 정도 등을 함께 주장해 감액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대출 불승인은 ‘계약을 깨도 되는 사유’와 ‘위약금을 줄일 수 있는 사정’을 구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합의해서 계약을 없던 일로 했다면… 손해배상청구권까지 사라질 수 있다

계약이 틀어진 뒤 당사자들이 “그냥 계약을 없던 일로 하자”고 합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를 합의해제라고 합니다.

문제는 합의해제를 하면서 손해배상 문제를 따로 정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계약을 합의하여 해제한 경우 특별히 손해배상을 하기로 약정했거나 손해배상청구권을 유보했다는 사정이 없다면, 종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도인의 귀책으로 계약이 틀어진 뒤 “계약금 5천만 원을 반환하고 계약을 종료한다”고만 합의했다면, 이후 매수인이 중개수수료나 이사비, 시세차익 상당의 손해를 별도로 청구하려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추가 손해배상을 받을 생각이라면 “계약 종료와 별도로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유보한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명확히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다8755 판결).

실제 손해는 어디까지 청구할 수 있을까?

계약해제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이익, 즉 이행이익이 기본적인 손해배상 범위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뒤 해당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 매수인이 계약대로 소유권을 취득했을 경우 얻었을 경제적 이익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믿고 지급한 중개수수료, 대출 실행을 위한 비용, 이사 준비비 등 신뢰이익을 손해로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위반과 해당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영수증과 계좌이체 내역 등 실제 손해를 입증할 자료도 필요합니다.

매수인의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금을 몰취하려는 매도인이라면 첫 번째 전략은 적법한 해제 절차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잔금일에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준비하고, 근저당권이 있다면 말소 가능한 상태를 갖추는 등 자신의 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를 매수인에게 알린 문자, 내용증명, 중개사와의 대화내용도 확보해야 합니다. 이후 일정 기간을 정해 잔금 지급을 최고하고, 그래도 지급하지 않는다면 계약해제 통지를 남겨야 합니다. 이미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다”고 명확히 표시했다면 해당 문자와 녹취를 확보해 이행거절을 주장하는 전략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는 매수인이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매도인이 계약을 이행할 준비를 갖추고 적법하게 해제했는지를 먼저 공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계약금 반환을 원하는 매수인은 자신의 자금 사정만 설명해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매도인이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잔금일 당시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않았다거나, 근저당권을 말소할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적절한 최고 없이 바로 계약금을 몰취했다면 계약해제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아파트를 매도하거나 명확하게 이전을 거부했다면 오히려 매도인 측 귀책사유를 주장하면서 계약금 반환이나 배액배상, 별도의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해제가 인정되더라도 위약금이 지나치게 크다면 민법 제398조에 따른 감액 주장을 함께 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문자 한 줄로 수천만 원, 계약파기 전부터 증거를 남겨야 한다

아파트 계약파기 소송에서는 계약서만큼 중요한 것이 계약 전후의 대화입니다. 잔금을 마련할 수 없다는 매수인의 문자,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매도인의 메시지, 중개사가 전달한 계약조건, 잔금일 연기 합의, 소유권이전 서류 준비 통지 등이 모두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전화로 합의한 뒤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통화 후 “오늘 통화한 내용대로 잔금일을 9월 30일까지 연기하고, 그때까지 미지급 시 계약을 해제하기로 확인합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협의 내용을 문자로 남겨두면 이후 사실관계 입증에 도움이 됩니다.

내용증명은 상대방이 반드시 동의했다는 증거는 아니지만, 언제 어떤 이행을 요구했고 어떤 의사표시를 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남기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아파트 계약파기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매수인이 잔금을 내지 않았다거나 매도인이 변심했다는 사실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계약금에 의한 해약인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법정해제인지, 당사자 사이의 합의해제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리가 전혀 달라집니다.

매도인은 자신의 이행제공과 최고·해제 절차를 증명해야 하고, 매수인은 매도인의 해제 절차나 귀책사유를 다투면서 계약금 반환과 위약금 감액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합의해서 계약을 종료할 때는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을 남겨둘 것인지도 반드시 문서로 정해야 합니다.

현재 아파트 계약을 파기하려고 하거나 이미 상대방이 계약금 몰취, 배액상환, 추가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면 먼저 계약서와 특약, 계약금·중도금 지급내역, 잔금일 전후 문자와 녹취, 등기서류 준비 상황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저희는 계약해제의 적법성, 계약금의 해약금·위약금 성격, 손해배상 범위와 감액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 매도인과 매수인 각각의 소송 전략을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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