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허위 실거주 손해배상, 소송 전 확인할 쟁점
집주인 허위 실거주 손해배상, 소송 전 확인할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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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허위 실거주 손해배상, 소송 전 확인할 쟁점 

최용석 변호사

집주인이 이렇게 말해 계약갱신을 거절하면 임차인은 결국 이사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거주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인정하는 갱신거절 사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임차인이 이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에 같은 집이 다시 전세나 월세 매물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새로운 임차인이 이미 들어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기도 합니다. 이때 단순히 집주인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더 비싼 집으로 옮기면서 늘어난 임대료, 이사비와 중개보수 등 실제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해당 주택에 실제로 거주하려는 경우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주인이 실제로 자기 집으로 들어와 살 계획이라면 임차인이 계속 거주하고 싶더라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거주가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이라기보다 미래의 계획이라는 점입니다. 집주인이 “몇 달 뒤 직접 들어가겠다”고 말하면 그 시점에서는 그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바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단순히 집주인이 실제 입주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실거주가 필요해졌는지, 기존에는 어디에서 살았는지, 직장이나 자녀 학교와의 거리는 어떠한지, 실제 이사 준비를 했는지, 갱신거절 전후에 어떤 말을 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3가단5423028 판결).

“전세금 올려주면 그냥 살아도 된다”… 이런 말이 허위 실거주의 단서가 된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하자 집주인이 처음에는 “보증금을 1억 원 더 올려달라”고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임차인이 이를 거절하자 며칠 뒤 갑자기 “그러면 내가 들어가서 살겠다”며 갱신을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임차인이 이사한 직후 집주인은 더 높은 보증금으로 새로운 세입자를 받았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집주인의 실거주 주장이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니라 임대료를 올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실거주 이야기가 나오기 전 보증금 증액을 요구했던 문자, “새로운 세입자를 받겠다”는 중개업소와의 대화, 퇴거 직후 올라온 임대광고 등은 집주인의 진정한 의사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도 실제 거주의사 없이 보증금 증액 등을 목적으로 실거주를 내세웠다고 볼 사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7. 22. 선고 2021가단106480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21가단330200 판결).

이사 나간 뒤 바로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다…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 가장 확인하기 쉬운 정황은 자신이 퇴거한 뒤 해당 주택에 누가 들어왔는지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으면서도,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통상 2년의 갱신기간이 인정되므로, 원래 임차인이 계속 살 수 있었던 그 기간 안에 새로운 임차인을 받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2025년 8월 계약만료와 함께 퇴거했고 갱신되었다면 2027년 8월까지 거주할 수 있었는데, 집주인이 2025년 10월 새로운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했다면 손해배상 문제가 직접적으로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결과적으로 직접 거주하지 못했다고 해서 언제나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거주 계획은 실제로 있었지만 이후 예상하지 못한 사정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실거주를 계획했던 집주인이 갑작스럽게 장기간 해외근무 발령을 받거나, 건강 문제로 다른 지역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게 되는 등 갱신거절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생겼다면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게 된 경위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새로운 임차인을 받을 생각이었거나 퇴거 직후 별다른 사정변경 없이 즉시 높은 가격으로 임대했다면 집주인에게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적으로 살지 않았다’는 한 가지 사실보다 갱신거절 당시 실제 실거주의사가 있었는지와 이후 계획이 변경된 이유입니다.

임차인이 먼저 “갱신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청구할 수 없나

이 부분은 실제 소송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원칙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손해배상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는데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는 구조에서 가장 명확하게 인정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기도 전에 집주인이 “다음 계약은 안 됩니다. 제가 들어가 살아야 합니다”라고 통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은 어차피 거절당할 것이라고 생각해 별도로 “갱신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이사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법원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사전에 명확하게 표시해 실질적으로 갱신요구가 차단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5. 선고 2022나80482 판결). 다만 갱신요구권 행사 여부가 불분명한 사건은 법적 구성이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청구와 함께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을 팔아버렸다면 어떻게 되나… ‘제3자 임대’와는 구별해서 봐야 한다

임차인이 퇴거한 뒤 집주인이 해당 주택을 새로운 세입자에게 임대한 것이 아니라 아예 매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문언상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를 직접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 매도는 새로운 임대차를 체결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매도 경위와 시점에 따라 처음부터 실거주 의사가 전혀 없었음이 드러난다면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별도로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갱신거절 전부터 공인중개사에게 매도를 의뢰하면서 임차인에게만 “내가 들어가 살겠다”고 말했다면 실거주의 진정성 자체가 크게 의심될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경우도 법에서 말하는 제3자 ‘임대’에 곧바로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하지만, 실제 거주자로 예정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와 갱신거절 당시 설명이 사실이었는지는 여전히 중요한 쟁점입니다.

허위 실거주는 어떻게 증명하나… 임차인이 가장 먼저 확인할 자료

허위 실거주 소송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집주인의 속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집주인이 “원래는 살려고 했는데 사정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면 임차인은 그 말이 거짓이라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자료는 갱신거절 당시 문자와 카카오톡, 내용증명, 통화녹음입니다. 집주인이 왜 실거주해야 한다고 설명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퇴거 후에는 해당 주택이 다시 임대매물로 나왔는지 확인해 광고 화면을 캡처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확정일자 관련 자료나 전입관계 등이 소송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관리비와 전기·수도 사용내역도 실제 사람이 거주했는지를 판단하는 간접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차인이 이러한 자료를 자유롭게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필요하다면 소송 과정에서 사실조회나 문서제출 관련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주민등록만 옮기면 실거주가 인정되나… 전입신고가 전부는 아니다

집주인이 해당 주소로 주민등록을 옮겼다는 사실은 실거주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입신고가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거주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주민등록만 옮겨놓고 실제로는 기존 집에서 계속 생활했으며 해당 아파트의 전기·수도 사용량이 거의 없고, 관리사무소 출입기록이나 기타 정황상 생활 흔적도 없다면 형식적인 전입신고가 아니었는지 다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차인 역시 “전기 사용량이 적으니 거주하지 않은 것이다”라는 한 가지 정황만으로 허위 실거주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직장과 학교, 가족생활, 기존 거주지, 이사 준비와 생활 흔적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손해배상은 얼마나? 법의 세 가지 계산법

허위 실거주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단순히 이사비만 계산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별도의 손해배상액 약정이 없다면 세 가지 금액을 계산한 뒤 그중 가장 큰 금액을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3개월분입니다. 두 번째는 집주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받은 환산월차임과 기존 임차인의 환산월차임 차액을 2년간 계산한 금액입니다. 세 번째는 허위 실거주 갱신거절로 임차인이 실제 입은 손해액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 집에서는 환산월차임이 월 100만 원이었는데 새 임차인에게 월 150만 원 수준으로 다시 임대했다면 그 차액의 24개월분을 계산하게 됩니다. 여기에 임차인의 실제 손해가 더 크다면 세 번째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차인은 갑작스러운 퇴거로 비슷한 조건의 다른 아파트를 급하게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전세보증금이 4억 원이었는데 비슷한 집을 구하기 위해 5억 원이 필요해 추가 대출을 받았다거나, 월세가 매달 50만 원 더 높은 집으로 옮겼다면 실제 재산상 손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사비와 중개보수도 허위 실거주 갱신거절과 상당한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손해 항목으로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지출했다고 해서 모든 비용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 주택이 기존보다 훨씬 넓거나 입지가 좋아 임차인이 자발적으로 주거 수준을 높였다면 증가한 비용 전체를 집주인 책임으로 돌리기 어렵습니다.

기존 주택과 새로운 주택의 면적, 위치, 보증금과 월세를 비교하고 실제 이체내역, 중개보수 영수증, 이사비 영수증 등을 갖춰야 합니다.

손해배상금 못 받았다고 집을 계속 점유할 수는 없다… 퇴거와 배상은 따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당한 임차인이 집주인의 말을 의심하면서 “실제로 들어오는지 확인할 때까지 집을 비워주지 않겠다”고 대응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집주인에게 적법한 실거주 갱신거절 사유가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에 따라 목적물을 반환해야 합니다. 이후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손해배상을 별도로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퇴거를 거부하면서 분쟁을 키우기보다 집주인의 실거주 사유가 담긴 문자와 내용증명을 확보하고, 퇴거일과 이후 해당 주택의 이용현황을 계속 확인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내용증명은 언제 보낼까? 재임대 사실 확인 후 증거부터 정리해야

퇴거한 뒤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면 바로 소송부터 제기하기보다 증거와 손해액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 임대차계약서, 계약갱신 관련 문자,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자료, 퇴거일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새로운 주택 임대차계약서, 이사비와 중개보수 영수증 등을 준비합니다.

그다음 허위 실거주 정황과 손해액을 정리한 내용증명을 보내 지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새로운 임대차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실제 거주했다고 주장한다면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기관이나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조회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대차 종료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문자나 온라인 부동산 광고 등이 삭제될 수 있으므로 화면 캡처와 자료 확보는 가능한 한 빠르게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은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는지’보다 처음부터 진짜 살 생각이 있었는지다

집주인 허위 실거주 손해배상 사건은 단순히 집주인이 실제로 몇 개월 살았는지를 따지는 소송이 아닙니다. 갱신거절 당시 진정한 실거주 의사가 있었는지,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했거나 실질적으로 그 기회를 박탈당했는지, 퇴거 후 제3자 임대가 이루어졌는지, 계획이 바뀌었다면 정당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이 살더라”는 사실에서 끝내지 말고 갱신거절 전후의 문자, 부동산 광고, 새로운 주택 계약서와 실제 지출자료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임대인 입장에서도 실제 실거주를 계획했다가 불가피하게 계획을 변경했다면 당시 이사 준비와 이후 사정변경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를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를 믿고 퇴거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거나, 실거주가 허위였던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갱신거절 시점부터 퇴거 후 재임대까지 시간 순서대로 자료를 정리해 보셔야 합니다.

강현에서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여부, 허위 실거주의 입증 가능성, 새로운 임대차의 존재와 실제 손해액을 함께 검토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청구와 민법상 손해배상청구 중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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