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점주가 개인 매장을 냈다면 — 배임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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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점주가 개인 매장을 냈다면 — 배임죄가 될까 

김강희 변호사


프랜차이즈 점주가 개인 매장을 냈다면 — 배임죄가 될까


사건 개요


가맹점을 몇 년 운영하다 보면 자기 이름으로 된 가게를 해보고 싶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로열티와 광고분담금, 본부를 통해서만 사야 하는 물품 대금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이 많지 않다고 느끼는 점주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가맹계약을 유지한 채 배우자나 지인 명의로 다른 상권에 비슷한 업종의 매장을 하나 더 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사실이 본부에 알려지는 순간입니다.

본부는 대개 계약 해지 통보와 위약금 청구로 그치지 않습니다. 업무상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를 함께 제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계약서의 경업금지 조항을 들이밀며 "본부의 노하우로 돈을 벌면서 뒤로는 본부의 매출을 빼앗아 갔으니 배임"이라는 논리입니다. 어느 날 경찰서에서 출석요구를 받은 점주는, 계약을 어긴 것은 맞는데 그것이 어떻게 형사 범죄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조사실에 앉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맹계약의 경업금지 약정을 어긴 것만으로는 원칙적으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계약을 지키지 않은 문제, 즉 민사의 영역입니다. 다만 같은 사안이라도 결과가 갈리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경업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본부의 무엇을 가져다 썼는가에 따라, 민사로 끝날 사건이 형사 유죄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핵심 쟁점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이 정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고, 그것이 업무상의 임무에 관한 것이면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죄로 형이 무거워집니다. 조문을 뜯어보면 요건은 네 겹입니다. ① 행위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일 것, ②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가 있을 것, ③ 그로써 재산상 이익을 얻을 것, ④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승패가 갈리는 곳은 사실상 첫 번째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배임죄의 주체가 되려면 두 사람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보고, 계약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부담하는 통상의 계약상 채무를 이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의 사무'일 뿐이라는 기준을 확립해 왔습니다.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들이 이중저당이나 동산 이중양도처럼 계약 위반이 명백한 유형에서도 배임죄 성립을 잇달아 부정한 것이 같은 흐름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다투어야 할 지점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가맹점주가 본부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인가 아니면 대등한 계약 당사자인가. 둘째, 본부가 입었다는 손해가 배임죄가 말하는 재산상 손해인가 아니면 경쟁으로 인한 장래 기대이익의 감소인가. 셋째, 경업과는 별개로 영업비밀·영업표지·본부 물품이나 정산금에 손을 댄 부분이 있는가입니다. 앞의 두 개는 방어의 축이고, 세 번째는 방치하면 사건 전체를 뒤집는 뇌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점주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님을 구조로 세우기


고소장을 받아 든 점주들은 대개 "왜 그랬는지"를 설명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먼저 세워야 할 것은 동기가 아니라 지위입니다. 배임죄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뒤의 요건은 따질 필요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의 골격을 만듭니다.

1) 가맹점주가 자기 계산으로 영업하는 독립 사업자임을 계약 구조로 확정합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가맹점사업자를 가맹본부로부터 영업표지의 사용을 허락받아 자기의 계산으로 영업을 하는 사업자로 정의합니다. 본부의 간판을 걸었다는 사실이 본부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지위를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가맹계약서의 당사자 조항, 별도의 사업자등록증, 점포 임대차계약의 임차인 명의, 매출과 손실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매입한 재고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직원 고용과 임금 지급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하나씩 대조해 제출합니다. 본부가 급여를 주고 지휘·감독하는 직영점 점장과 달리, 점주는 자기 손익으로 사업하는 대등한 계약 당사자라는 점이 이 자료들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2) 경업금지 약정이 '자기의 사무'임을 배임 법리에 맞추어 논증합니다.

경업금지 조항은 점주가 본부의 재산을 보관하거나 관리해 주기로 한 약속이 아니라, 같은 업종의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부작위 채무입니다. 이를 어긴 것은 본부의 재산을 맡아 처리하다가 배신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부담한 계약상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입니다. 여기서 계약서 자체가 유력한 방어 자료가 됩니다. 경업금지 조항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그 위반의 효과를 계약 해지와 위약금이라는 민사적 제재로 규정해 두었는지를 짚으면, 당사자들이 애초에 그 위반을 계약 내부에서 정산하기로 예정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위약벌이나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있다면 오히려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3) '재산상 손해'의 고리가 끊어져 있음을 자료로 보입니다.

배임죄의 손해에는 현실적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도 포함되지만, 그 대상은 어디까지나 본인이 이미 보유한 재산입니다. 반면 본부가 주장하는 것은 통상 "그 점주가 다른 가게를 내지 않았다면 우리 가맹점 매출이 더 나왔을 것"이라는 장래의 기대이익이고, 이는 경쟁으로 인한 반사적 결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본부가 제출한 매출 감소표에 대해서는 같은 기간 해당 상권 전체의 매출 추이, 인근 동종 점포의 매출 변화, 계절적 요인, 본부의 가격 정책이나 배달 수수료 정책 변경 시점을 함께 대조하여 감소분과 점주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자체가 특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진짜 형사 위험이 있는 영역을 분리해 차단하기


배임 주장이 흔들리면 본부는 전선을 옮깁니다. 실제로 유죄로 이어지는 것은 "가게를 하나 더 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과정에 딸려 온 행위들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사건을 영역별로 잘라 각각을 따로 방어합니다.

1) 영업비밀·영업표지 관련 혐의를 사실 단위로 분리해 다툽니다.

레시피, 원가표, 운영 매뉴얼, 거래처 목록, 고객 명단을 새 매장에 옮겨 썼다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이 별도로 문제됩니다. 다만 그 정보가 법이 말하는 영업비밀이 되려면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비밀로 관리된 정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본부가 그 자료에 접근 권한을 제한했는지, 비밀 표시나 서약서를 받았는지, 아니면 점주 교육 자료로 널리 배포해 왔는지를 확인하고, 업계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리법·운영방식에 불과한 부분은 영업비밀에서 걸러 냅니다. 아울러 새 매장의 상호·간판·메뉴 표기가 본부 표지와 조금이라도 겹치면 상표권 침해가 별개의 형사 문제가 되므로 표지를 전면 분리하도록 합니다.

2) 본부 물품과 정산금 부분을 횡령 혐의와 떼어 놓습니다.

본부에서 공급받은 식자재나 집기를 새 매장으로 돌려썼다는 주장이 나오면 횡령이 문제됩니다. 갈림길은 그 물건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었는가입니다. 점주가 대금을 치르고 매입을 끝낸 재고라면 이미 점주 소유물이므로 이를 어디에 쓰든 횡령이 성립하지 않지만, 위탁 형태로 보관하던 물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발주서·세금계산서·대금 지급 내역으로 소유권 이전 시점을 특정합니다. 배달앱이나 카드 매출을 본부 계정으로 받아 정산하는 구조에서는 그 돈이 본부 소유인 상태로 점주가 보관하는 형태가 될 수 있어 더 위험하므로, 정산 주기와 입출금 내역을 시점별로 정리해 유용이 없었음을 먼저 확인해 둡니다.

3) 형사 대응과 민사 절차를 하나의 설계 안에서 관리합니다.

본부는 고소와 함께 경업금지 가처분과 위약금 청구를 함께 거는 것이 보통입니다. 가처분은 본안보다 훨씬 빨리 결론이 나기 때문에 실제 타격은 여기서 먼저 옵니다. 경업금지 약정은 기간과 장소적 범위, 금지되는 업종의 폭이 과도하면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보아 그 효력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약정 범위의 합리성을 정면으로 다툽니다.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형사 조사에서 한 진술은 민사 재판에 그대로 인용되므로, 첫 조사 전에 두 절차의 주장을 하나로 맞춰 두어야 합니다.


결론


가맹계약을 어긴 것과 형사 범죄를 저지른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가맹점주는 본부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기 계산으로 사업하는 계약 당사자이고, 경업금지 약정을 어긴 것은 자기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문제입니다. 고소장에 '업무상배임'이라는 죄명이 적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요건이 채워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위험한 것은 경업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곁에 붙어 있는 자료 반출과 물품·정산금 문제이며, 그 선을 어디에 긋는가에 따라 민사로 끝날 일이 전과로 남기도 합니다. 게다가 첫 조사에서 한 말이 이후 형사와 민사 전체를 규정합니다. 지금 본부로부터 내용증명이나 고소 사실을 통보받은 상황이라면, 조사에 응하기 전에 계약 구조와 자료 반출 여부부터 정리해 어디까지가 민사이고 어디부터가 형사인지 한 번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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