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다 되어 가는 판결, 시효 연장 소송으로 살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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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다 되어 가는 판결, 시효 연장 소송으로 살리는 법 

김강희 변호사


10년 다 되어 가는 판결, 시효 연장 소송으로 살리는 법


사건 개요


소송에서 이겨 판결문을 받아 두었는데, 정작 받아낸 돈은 한 푼도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채무자 명의로 된 재산이 보이지 않아 집행을 미뤄 두었거나, 형편이 나아지면 갚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렸거나, 소액씩 들어오던 돈이 어느 순간 끊겼는데 그대로 잊고 지낸 것입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 서랍에서 판결문을 꺼내 보면 확정일이 이미 8년, 9년 전입니다. 이 시점부터는 돈을 어떻게 받아낼지보다 채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지가 먼저입니다.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민법 제165조 제1항). 원래 3년이나 1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던 채권이라도 판결로 확정되면 10년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그 10년은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새로 진행합니다(민법 제178조 제2항). 판결문을 손에 쥔 날은 회수의 출발선인 동시에, 10년짜리 모래시계가 뒤집힌 날이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0년이 차기 전에 시효를 중단시키는 조치를 해 두면 그때부터 다시 10년이 확보됩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10년을 넘기면, 채무자는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민사집행법 제44조)를 제기해 그 판결의 집행력을 지워 버릴 수 있습니다. 어렵게 받아낸 판결문이 종잇장이 되는 데에는 그 소송 한 건이면 충분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기산점이 언제이고 남은 기간이 정확히 얼마인지입니다. 소를 제기한 날도, 판결을 선고받은 날도 아닌 '확정된 날'이 출발점입니다. 둘째, 손에 든 집행권원이 정말 10년짜리인지입니다.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시효기간이 다릅니다. 셋째, 어떤 수단으로 시효를 끊을 것인지입니다. 민법 제168조는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승인을 중단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남은 기간과 채무자의 상황에 따라 최선의 수단이 달라집니다. 넷째, 그 조치가 실제로 중단의 효력을 남기는 형태인지입니다. 소를 냈는데 각하되거나 취하되면 중단의 효력은 처음부터 없던 것이 됩니다(민법 제170조 제1항).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남은 기간을 잘못 계산하면 수단 선택이 어긋나고, 집행권원의 성격을 잘못 보면 아직 여유가 있다고 믿다가 이미 완성된 시효를 뒤늦게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시효는 사정을 봐주지 않기 때문에, 판단이 늦어질수록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씩 사라진다는 점이 다른 사건과 다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남은 시효를 확정하고 집행권원의 성격부터 가려내기


시효 연장은 소장을 쓰는 일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가 기한인지를 확정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이미 지난 시효를 붙들고 소송을 하거나, 아직 여유가 있는데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게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기한을 확정합니다.

1) 판결 확정일을 서류로 못 박습니다.

기산점은 판결이 확정된 날입니다(민법 제178조 제2항). 1심에서 끝난 사건이라면 판결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항소기간 2주가 지난 때, 상고심까지 갔다면 상고심 판결이 선고된 때가 기준이 됩니다.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판결확정증명원을 발급받아 확정일을 문서로 고정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여기서 하루 이틀 차이가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시효 완성 직전에 소를 낼 때, 확정일을 며칠 늦게 잡고 있었다면 그 며칠 때문에 채권 전부를 잃기 때문입니다.

2) 그사이 시효가 이미 한 번 끊겼는지를 훑습니다.

10년이 다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시효가 중간에 새로 시작된 사안도 적지 않습니다. 시효가 중단되면 그때까지 지난 기간은 산입하지 않고 중단사유가 끝난 때부터 새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민법 제178조 제1항). 그래서 채무자 재산에 대한 압류·가압류·가처분이 있었는지(제168조 제2호), 채무자가 일부라도 변제했거나 변제를 미뤄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제168조 제3호의 승인), 다른 채권자가 신청한 경매에서 배당요구를 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특히 가압류는 등기나 압류의 효력이 유지되는 동안 중단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므로, 오래전 걸어 둔 가압류가 아직 살아 있다면 상황 자체가 달라집니다.

3) 집행권원의 종류에 따라 10년이 아닐 수 있음을 확인합니다.

확정판결뿐 아니라 확정된 지급명령(민사소송법 제474조에 따라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 재판상 화해조서, 조정조서로 확정된 채권도 시효가 10년입니다(민법 제165조 제2항). 그러나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는 다릅니다. 강제집행 승낙 문구가 있으면 곧바로 집행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되지만 확정판결과 같은 기판력은 없어, 민법 제165조의 시효 연장 효과를 받지 못하고 원래 채권의 시효기간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공정증서로 받아 두었다면 5년 만에 시효가 완성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한 가지, 판결 확정 당시 아직 변제기가 오지 않은 채권에는 10년 연장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민법 제165조 제3항). 장래의 분할금까지 함께 판결받은 사안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남은 기간에 맞는 중단 수단을 골라 끝까지 완결하기


기한이 확정되면 수단을 고릅니다. 남은 기간이 1년인 경우와 한 달인 경우의 답이 같을 수 없고, 채무자와 연락이 되는 경우와 소재조차 모르는 경우의 답도 다릅니다.

1)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의 형태를 정합니다.

이미 판결을 받은 채권을 같은 내용으로 다시 청구하는 이행소송은 오래 사용된 방법입니다. 새 판결이 확정되면 그날부터 다시 10년이 진행되지만, 청구금액을 기준으로 인지대를 다시 부담해야 하고, 채무자가 전소 변론종결 뒤에 생긴 변제·상계 같은 사유를 항변으로 꺼내면 심리가 길어집니다. 판결이 하나 더 생기면서 같은 채권에 집행권원이 둘 존재하는 문제도 따라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의 청구가 있었다'는 점의 확인을 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도 허용된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방식은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과 시효중단을 위한 청구가 있었다는 점만 확인하면 되므로 심리가 간명하고, 새로운 집행권원이 생기지 않아 집행권원이 겹치는 문제도 없습니다. 다만 채무 자체가 이미 변제로 소멸했다는 등의 실체적 다툼은 이 소송에서 판단되지 않고 채무자가 별도로 청구이의의 소를 내야 하므로, 상대의 대응 방식까지 내다보고 형태를 고릅니다.

2) 소를 '언제' 내는지로 승부가 갈립니다.

재판상 청구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를 제기한 때 발생합니다(민사소송법 제265조). 소장이 채무자에게 언제 송달되는지는 중단 시점과 무관하므로, 채무자가 주소를 옮겨 송달이 늦어지거나 결국 공시송달로 진행되더라도 만료일 전에 소장을 접수했다면 중단은 이미 이루어진 것입니다. 채무자의 소재를 모른다는 이유로 소 제기를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인 이유입니다. 반대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그 소가 각하되거나 기각·취하되면 중단의 효력은 없던 것이 되고(민법 제170조 제1항), 다만 그때부터 6개월 안에 다시 재판상 청구나 압류·가압류를 하면 처음 소를 낸 때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소 제기 후에도 각하 위험이 있는 요건을 남겨 두지 않고 절차를 끝까지 관리합니다.

3) 기간이 촉박하면 최고와 보전처분을 함께 씁니다.

만료가 코앞이라 소장 준비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내용증명으로 이행을 최고해 시간을 법니다. 다만 최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등으로 이어 가지 않으면 최고의 중단 효력은 사라집니다(민법 제174조). 채무자에게 압류할 재산이 파악되어 있다면 부동산 가압류나 예금·급여 채권에 대한 가압류로 곧바로 중단시키는 편이 더 확실합니다(제168조 제2호). 이때 제3채무자에게 한 압류는 채무자에게 통지된 뒤라야 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 중단의 효력이 생긴다는 점(제176조)을 놓치지 않고, 결정문 송달까지 확인합니다.

4) 채무자의 승인을 받아 둘 수 있다면 가장 가볍게 끝납니다.

채무자와 대화가 되는 상황이라면 승인이 가장 비용이 적은 수단입니다(민법 제168조 제3호). 승인은 형식을 요구하지 않아, 채무를 인정하는 취지의 확인서나 분할변제 합의서, 심지어 일부 변제나 변제기 유예 요청도 승인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는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채권의 특정(판결 사건번호와 금액)과 채무 인정 문구, 날짜, 서명이 들어간 서면으로 남기고, 계좌이체로 일부 변제를 받았다면 그 내역을 함께 보관합니다. 승인을 받으면 그날부터 시효는 새로 10년 진행합니다.


결론


판결 채권의 시효는 조용히 흐르고, 만료 직후에는 아무 통지도 오지 않습니다. 채무자가 뒤늦게 자력을 회복해 이제 받아낼 수 있겠다 싶은 순간에야, 상대가 청구이의의 소로 소멸시효를 들고나오면서 사태가 드러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10년이 되어서 대응할 일이 아니라, 9년쯤에 미리 확인해 둘 일입니다.

실무적으로는 만료 6개월에서 1년 전이 점검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판결확정증명원으로 기산점을 고정하고, 그동안의 중단사유를 정리하고, 남은 기간에 맞는 수단을 고르기에 충분한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서랍에 넣어 둔 판결문의 확정일이 언제인지 지금 확인해 보시고, 남은 기간이 1년 안쪽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시효를 끊어 둘지 한 번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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