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무단 전대하고 잠적했다면 — 해지와 전차인 명도
임차인이 무단 전대하고 잠적했다면 — 해지와 전차인 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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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소송/집행절차

임차인이 무단 전대하고 잠적했다면 — 해지와 전차인 명도 

김강희 변호사


임차인이 무단 전대하고 잠적했다면 — 해지와 전차인 명도


사건 개요


차임이 몇 달째 들어오지 않아 임대인이 직접 건물을 찾아갔더니, 계약서에 적힌 임차인이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거나 살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시냐"고 물으면 "앞사람에게 보증금을 주고 들어왔다", "권리금까지 치르고 인수했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정작 계약 당사자인 임차인은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에도 답이 없으며, 내용증명은 '폐문부재'나 '수취인불명'으로 되돌아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두 가지가 동시에 막힙니다. 하나는 계약을 정리하는 문제입니다. 상대방인 임차인이 사라졌으니 해지 통보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부터 막막합니다. 다른 하나는 부동산을 되찾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점유하고 있는 사람은 계약서에 이름이 없는 제3자이고, 그 사람은 자기도 돈을 냈다며 나갈 뜻이 없습니다. 이 상태로 시간이 흐르면 차임은 계속 쌓이고 보증금은 잠식되며, 그사이 점유자가 또 바뀌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는 그 자체로 계약 해지 사유이고, 무단 전차인은 임대인에게 점유할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사안이라도 어떤 임대인은 몇 달 만에 부동산을 되찾고, 어떤 임대인은 판결을 받고도 집행이 막힙니다. 그 차이는 해지의 효력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발생시켰는가, 그리고 명도 판결의 상대방을 누구로 고정해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무단 전대가 해지 사유로 인정되는지입니다.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하고, 이를 위반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판례는 임차인의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해지권을 제한하므로, 이 예외에 걸리는지가 첫 관문입니다. 둘째, 잠적한 임차인에게 해지 의사표시를 어떻게 도달시킬 것인지입니다.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제111조 제1항), 상대가 사라진 상황에서는 도달 자체가 쟁점이 됩니다.

셋째, 전차인이 임대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입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얻은 전대차라면 전차인은 임대인에 대해 직접 의무를 지는 한편 일정한 보호를 받지만(민법 제630조), 무단 전대차의 전차인은 임대인과 아무 관계가 없어 점유할 권원을 주장하지 못합니다. 넷째, 밀린 차임과 사용이익을 누구에게 어떤 명목으로 받아낼 것인지입니다. 임차인에 대한 차임 청구와 전차인에 대한 부당이득 청구는 근거 조문도, 계산 시점도 다릅니다. 이 네 지점은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앞이 흔들리면 뒤의 청구는 판결을 받아도 실현되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라진 임차인을 상대로 해지의 효력을 확실히 발생시키기


명도의 출발점은 임대차계약의 종료입니다. 계약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임차인에게 적법한 점유 권원이 남아 있어, 전차인을 내보내는 절차도 흔들립니다. 임차인이 잠적한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해지되었다는 사실'부터 다툼의 여지 없이 굳혀 둡니다.

1) 전대 사실과 현재 점유자를 증거로 특정합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 있다"는 말만으로는 해지 사유가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점유 상태를 사진·영상으로 남기고, 점유자에게 언제 누구와 어떤 조건으로 계약했는지 확인해 전대차계약서 사본이나 송금 내역을 확보합니다. 상가라면 사업자등록의 명의와 개업일, 간판·영업신고 명의가 전대 시점을 특정하는 강력한 자료가 되고, 주택이라면 관리비·공과금 납부자와 주민등록 전입 여부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자료들은 "임차인이 스스로 쓰고 있다"는 반박을 원천적으로 막습니다.

2) 배신적 행위가 아니라는 예외 항변을 미리 차단합니다.

판례는 전대가 있었더라도 임대인에 대한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배신적 행위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제629조 제2항의 해지권 행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이 예외는 임차인이 가족이나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에 형식적으로 명의만 넘긴 경우, 사용 형태와 관리 주체가 사실상 동일한 경우 등에 좁게 인정됩니다. 따라서 점유자가 임차인과 아무 인적 관련이 없고, 영업 종목이나 사용 방법이 바뀌었으며, 임차인은 연락조차 끊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면 예외 주장이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여기에 차임 연체가 겹쳐 있다면 주택은 2기(민법 제640조), 상가는 3기(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 연체를 독립된 해지 사유로 함께 주장해 해지 근거를 이중으로 세웁니다.

3) 해지 의사표시를 '도달'시키는 경로를 만듭니다.

해지는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111조 제1항). 임차인이 사라졌다면 먼저 임대차계약서를 근거로 주민등록 초본(주소 변동 이력 포함)을 발급받아 최후 주소지로 내용증명을 보내 도달을 시도합니다. 그래도 송달되지 않으면, 표의자가 과실 없이 상대방의 소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에 쓰는 의사표시의 공시송달(민법 제113조)을 활용할 수 있고, 이때 첫 공시송달은 실시한 날부터 2주가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민사소송법 제196조 제1항). 실무에서는 이와 병행해 소장에 해지의 의사표시를 담아 그 부본 송달로 해지가 이루어지도록 설계해 두는데, 이렇게 하면 소송 중 도달 시점을 다투느라 절차가 늘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전차인을 상대로 명도를 받아내고 실제로 집행하기


계약이 해지되어도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전차인입니다. 임차인만 상대로 이긴 판결은 그 문을 열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판결의 상대방과 집행의 상대방을 일치시키는 데 힘을 씁니다.

1) 점유이전금지가처분으로 점유자를 먼저 고정합니다.

소송 도중 점유자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 애써 받은 판결은 그 사람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이를 막는 장치가 점유이전금지가처분으로, 현상이 바뀌면 권리 실행이 매우 곤란해질 염려가 있을 때 하는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입니다(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 가처분이 집행되면 그 후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에게도 판결의 효력을 미치게 할 수 있어, 승계집행문(민사집행법 제31조)을 받아 그대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덤으로 집행관이 현장에서 점유 상태를 조서로 남기므로, 전대 사실과 점유자 특정에 관한 공적 자료가 하나 더 확보됩니다.

2) 임차인과 전차인을 공동피고로 세우고 청구원인을 이원화합니다.

임차인에 대해서는 임대차 종료에 따른 목적물 반환의무를, 전차인에 대해서는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민법 제213조)를 청구원인으로 삼습니다. 민법 제213조 단서는 점유할 권리가 있는 점유자에게 반환 거부를 허용하지만,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차에서 전차인은 임대인에게 주장할 권원이 없습니다. 임대인에게 직접 의무를 지우는 민법 제630조나 전차인의 대위 갱신요구를 정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3조는 모두 '동의를 받은' 전대차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실무상 큰 이점도 있습니다. 전차인은 임대인에 대한 보증금반환채권자가 아니므로, "보증금을 돌려주면 나가겠다"는 동시이행 항변을 붙일 수 없습니다.

3) 금전 회수와 강제집행을 같은 설계 안에 넣습니다.

임차인에게는 해지 전까지의 연체 차임을, 전차인에게는 점유 기간에 대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민법 제741조)을 구하는 것이 기본 구도입니다. 임대차 종료 후 인도할 때까지 생긴 차임과 손해금은 별도 주장 없이도 보증금에서 공제되므로, 보증금 잔액이 언제 소진되는지를 먼저 계산해 청구액과 소 제기 시점을 정합니다. 판결을 받은 뒤에는 집행관이 채무자의 점유를 빼앗아 임대인에게 인도하는 방식으로 집행되고(민사집행법 제258조 제1항), 남겨진 짐은 채무자 등에게 인도하되 받을 사람이 없으면 보관 후 매각 절차로 처리됩니다. 이 보관·매각 비용까지 미리 감안해 집행 일정을 잡아야 뒤늦은 추가 지출로 회수액이 줄지 않습니다.


결론


무단 전대와 임차인의 잠적이 겹친 사건에서 임대인이 흔히 하는 실수는, 낯선 점유자와 직접 협상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문을 잠그는 등 스스로 실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그를 사실상 새 임차인처럼 대우한 정황으로 남을 수 있고, 후자는 형사 문제로 되돌아옵니다. 열쇠는 해지의 효력을 언제 발생시켰는지와 점유자를 언제 고정했는지라는 두 시점에 있습니다.

순서는 분명합니다. 전대 사실과 점유자를 증거로 특정하고, 도달이 확실한 방법으로 해지 의사표시를 보내고, 점유이전금지가처분으로 점유를 묶은 뒤 임차인과 전차인을 함께 상대로 명도를 구하는 것입니다. 지금 건물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 있고 임차인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면, 어떤 자료부터 남기고 어느 시점에 해지를 통보할지 대응의 순서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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