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명의로 개통된 줄도 몰랐던 알뜰폰 회선 때문에 피의자로 조사받은 사건에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았습니다. 조사 개시부터 종결까지 약 8개월이 걸렸습니다.
어떤 사건이었나
의뢰인 A씨는 어느 날 밤 갑자기 욕설이 섞인 문자를 대량으로 받았고, 곧이어 본인 휴대전화가 정지되었습니다. 다음 날 통신사에 문의하니 스팸 신고 때문에 정지되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112에 신고했지만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을 뿐이었습니다.
한 달쯤 뒤, A씨의 가족이 통신요금을 정리하다가 A씨 명의로 별도의 알뜰폰 회선이 개통되어 118만 원의 미납금이 쌓여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회선은 인터넷으로 개통되었고, 가입 주소는 A씨가 살아본 적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 사이 A씨에게는 경찰서 출석요구서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대량 문자를 보낸 회선의 명의자가 A씨였기 때문입니다.
명의도용인데 왜 피의자가 되나
전기통신사업법은 이동통신 회선을 이용해 광고성 정보를 대량 전송하거나 타인 명의로 회선을 개통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수사기관은 우선 회선 명의자를 특정해 조사에 착수합니다. 명의자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절차상 첫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 A씨를 불리하게 만든 결정적 사정이 하나 있었습니다. 도용된 회선의 자동이체 계좌가 A씨 본인 명의 계좌였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는 본인이 개통했으면서 모르는 척한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변호인이 한 일
첫째, 명의도용의 물리적 경로를 시간순으로 복원했습니다.
억울하다는 진술만으로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A씨의 신분증과 카드가 언제 어떤 경위로 A씨의 손을 떠났는지를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주민등록증 분실 시점, 휴대전화 분실 시점, 신용카드 분실 시점, 보안카드 재발급 시점을 시간순으로 배열하니, 도용 회선이 개통된 시점 이전에 이미 신원 확인 수단이 외부로 나가 있었다는 그림이 만들어졌습니다.
둘째, 신분증이 제3자에게 넘어갔던 경위를 진술해 줄 참고인을 확보했습니다.
A씨의 주민등록증을 습득해 보관하다가 돌려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의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사실확인서 양식을 직접 만들어 드리고, 자필 서명과 신분증 사본 첨부까지 갖추도록 안내했습니다. 형식을 갖추지 않은 사실확인서는 수사기관에서 신빙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셋째, 통신 관련 객관 자료를 모아 제출했습니다.
도용된 회선의 가입내역과 요금 납부 내역을 확보해, 가입 주소가 A씨와 무관하다는 점을 문서로 보여 주었습니다. 아울러 A씨가 범용인증서를 발급받은 사실이 없고 OTP도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을 금융기관 확인을 통해 정리했습니다. 인터넷 개통에 필요한 인증 수단을 A씨가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개통 주체가 A씨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넷째, 불리한 사정을 먼저 설명했습니다.
자동이체 계좌가 본인 명의였다는 점은 감추면 오히려 치명적입니다. 계좌 정보 역시 분실된 신분증과 카드로 접근 가능했던 범위 안에 있었다는 점을 함께 설명해, 그 사정이 A씨의 관여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냈습니다.
결과
경찰은 A씨의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에 송치되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종결된 것입니다.
명의도용 사건은 내가 안 했다를 증명하는 싸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할 수 있었던 경로를 보여 주는 싸움입니다. 없는 사실을 증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도용이 가능했던 물리적 경로를 자료로 구성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내 명의로 개통된 대포폰 때문에 출석요구서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분실 이력부터 정리하십시오. 신분증, 휴대전화, 카드, 통장의 분실 시점과 재발급 시점을 날짜로 적어 두시고, 통신사에서 도용 회선의 가입내역과 가입 주소를 발급받으시기 바랍니다. 조사 전에 이 자료가 갖춰져 있는지에 따라 첫 진술의 설득력이 달라집니다.
분실신고를 하지 않았으면 불리한가요
불리한 사정이 될 수는 있으나 결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일부는 분실신고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신고 여부보다 도용 경로가 물리적으로 설명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자동이체 계좌가 제 계좌인데도 혐의를 벗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그 사정을 감추면 신빙성 전체가 무너집니다. 계좌 정보에 어떻게 접근이 가능했는지를 함께 설명하셔야 합니다.
불송치 결정이 나면 사건은 완전히 끝나나요
고소인이 있는 사건이라면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송치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인지한 사건에서 혐의없음 불송치가 나오면 사실상 종결됩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분이라면, 첫 조사 전에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 가느냐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톡을 통해 상담을 신청해 사건을 검토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실제 처리한 사건을 의뢰인 식별정보를 제거하고 정리한 것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며 동일한 결과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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