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물이나 영상을 이용해 협박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확인하셔야 할 것이 적용 조문입니다. 형법 협박죄로 알고 계시다가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는 것을 뒤늦게 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벌금형이 조문에 없습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의 협박죄가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인 것과 비교하면 형의 방향 자체가 반대입니다. 협박으로 상대에게 무언가를 하게 한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됩니다.
목차
적용 조문 — 어느 법의 문제인가
법정형 — 조문에 적힌 숫자
합의를 하면 사건이 끝나는가
대법원이 정한 성립 범위
형 외에 따라오는 것
자주 묻는 질문
마치며
1. 적용 조문 — 어느 법의 문제인가
촬영물 이용 협박이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이나 복제물, 또는 허위영상물의 편집물 등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하는 것을 말합니다.
근거 조문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이고, 조문 제목은 「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입니다. 촬영물만이 아니라 편집물이 조문에 함께 적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합성하거나 가공한 영상물도 제14조의2 제2항을 거쳐 이 조문의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은 이 조문의 성격을 형법상의 협박죄보다 가중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별도의 죄가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협박의 수단이 촬영물일 때 형을 무겁게 정해 둔 구조입니다.
촬영물이 협박의 수단으로 들어오는 순간 적용 조문이 형법에서 성폭력처벌법으로 옮겨갑니다.
2. 법정형 — 조문에 적힌 숫자
제14조의3은 세 개의 항으로 되어 있고, 각 항이 정하는 것이 다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 협박 —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벌금형 없음
제2항 강요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벌금형 없음
제3항 상습 — 제1항·제2항의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견주어 볼 형법의 두 조문
제283조 제1항 협박죄 —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제324조 제1항 강요죄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여기서 확인하실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형법 쪽은 「이하」로 위쪽 한계를 정하는 데 비해 성폭력처벌법 쪽은 「이상」으로 아래쪽 바닥을 깝니다. 둘째,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에는 벌금형이 아예 없어서 벌금으로 마무리되는 길이 조문 단계에서 닫혀 있습니다.
제2항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다」는 형법 제324조 강요죄와 같은 문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협박에서 멈췄는지, 상대가 실제로 무언가를 하게 됐는지가 제1항과 제2항을 가르는 자리가 됩니다.
법정형에 벌금이 없다는 것이 이 조문의 가장 실질적인 특징입니다.
3. 합의를 하면 사건이 끝나는가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합니다.
형법 제283조 제3항은 협박죄를 반의사불벌죄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에는 그런 항이 없고, 친고죄를 정한 조항도 없습니다.
따라서 합의가 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절차가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합의가 놓이는 자리는 공소 제기 여부의 판단과 양형입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참작하여야 할 사항으로 네 가지를 드는데, 그중 제2호가 「피해자에 대한 관계」, 제4호가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형법 협박죄의 감각으로 접근하시면 합의의 효력을 실제보다 크게 보시게 됩니다.
같은 협박이라도 촬영물이 수단으로 들어오면 합의의 법적 효력이 달라집니다.
4. 대법원이 정한 성립 범위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이 제14조의3 제1항의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정면으로 판단했습니다. 결론은 상고기각으로, 유죄로 본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이 판결이 정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촬영물 등을 이용하여」는 촬영물 등을 인식하고 이를 방편 또는 수단으로 삼아 협박행위에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협박의 뜻입니다. 판결은 협박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의 고지」로 정의하면서, 고지 방법에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언어와 문서는 물론이고 「태도나 거동에 의하는 경우」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셋째, 반드시 행위자가 촬영물 등을 피해자에게 직접 제시하는 방법으로 협박해야 한다거나, 협박 당시 해당 촬영물 등을 소지하고 있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일 필요는 없습니다.
세 번째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됩니다. 파일을 이미 지웠다거나 상대에게 보여준 적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이 죄의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결이 전제로 삼은 것은 「실제로 촬영, 제작, 복제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입니다. 애초에 만들어진 적이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한 경우에까지 이 조문이 미치는지는 이 판결에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소지 여부가 아니라 무엇을 수단으로 삼아 무엇을 고지했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5. 형 외에 따라오는 것
형이 정해지는 것으로 절차가 끝나지 않습니다. 조문에 함께 적혀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수범이 처벌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가 미수범 처벌 대상으로 제3조부터 제9조까지, 제14조, 제14조의2 및 제14조의3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몰수와 추징이 붙습니다. 제15조의3 제1항은 제14조부터 제14조의3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정의한 다음, 그 범죄수익과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합니다.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됩니다. 제42조 제1항은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등록대상자로 정하고, 그 범위에 이 법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가 들어 있습니다. 같은 항 단서가 벌금형을 이유로 제외해 주는 것은 제12조·제13조의 범죄 등이어서 제14조의3은 그 열거에 없습니다.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도 함께 검토됩니다. 제16조 제2항은 성폭력범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500시간의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하되,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판결문에 형만 적히는 것이 아니므로 어떤 명령이 함께 적혀 있는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1. 벌금형으로 끝날 가능성은 없습니까.
조문에 벌금형이 없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2항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또는 벌금」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이 3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를 두고 있는 것과 구조가 다릅니다.
Q2. 사진을 보낸 적도 보여준 적도 없는데 협박이 됩니까.
대법원은 직접 제시하는 방법으로 협박해야 한다거나 협박 당시 소지하고 있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다만 그 판단은 실제로 만들어진 바 있는 촬영물 등을 방편으로 삼은 경우에 관한 것입니다.
Q3. 말로 하지 않고 분위기만 그랬어도 협박입니까.
고지 방법은 제한되지 않습니다. 위 판결이 「태도나 거동에 의하는 경우」를 명시적으로 포함시켰습니다. 다만 그 태도나 거동이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에 이르렀는지는 별개의 판단이므로, 당사자 사이에 어떤 말과 행동이 어떤 맥락에서 오갔는지가 실제 쟁점이 됩니다.
Q4. 상대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사건이 종결됩니까.
이 조문에는 반의사불벌 조항이 없습니다. 형법 제283조 제3항과 같은 항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에는 붙어 있지 않아서, 처벌불원 의사표시만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 의사는 공소 제기 여부와 양형에서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Q5. 합성한 영상이어도 이 조문이 적용됩니까.
조문 제목이 「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이고, 제1항이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편집물등 또는 그 복제물을 대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 촬영물인지 편집물인지에 따라 조문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7. 마치며
위 내용의 기준 시점은 2026년 9월 1일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2025년 10월 1일 시행본, 형법은 2026년 3월 12일 시행본을 대조했고, 두 법 모두 이 글이 인용한 조문에 관하여 시행이 예정된 개정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촬영물 이용 협박 사건은 적용 조문이 어디인지, 제1항인지 제2항인지, 촬영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갈립니다. 조사 단계에서 그 경위를 어떻게 진술했는지가 이후 절차에서 그대로 자료가 되므로, 비슷한 상황이라면 로톡으로 상담을 신청해 사건을 검토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상담 | 권진호 변호사 (서울 서초구 교대역 · 형사 전문)
광고책임변호사: 김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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