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중인 배우자가 3년 전 일을 들어 폭행과 미성년자약취로 고소한 사건에서 세 죄명 전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셋 모두입니다.
어떤 사건이었나
의뢰인 A씨는 남편 B씨와 이혼소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1심 판결이 난 뒤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B씨가 A씨를 형사고소했습니다.
고소 내용은 네 가지였습니다. 2021년 두 차례 동거 중 B씨의 팔과 손목을 손톱으로 할퀴고 밀었다는 폭행·상해, 2021년 9월 B씨 부모 집에 찾아가 아이를 데려가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미성년자약취유인미수, 2022년 7월 B씨가 출근한 사이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는 미성년자약취유인이었습니다.
문제 된 일은 모두 2021년과 2022년의 일이었습니다. 고소는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2024년에 이루어졌습니다.
이 사건이 왜 어려웠나
죄명 자체가 무겁습니다.
미성년자약취는 형법 제287조에 규정된 죄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벌금형이 없습니다.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자녀를 데리고 나온 행위가 이 죄명으로 걸리면, 형사처벌 여부를 넘어 진행 중인 이혼소송의 양육자 지정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신분이 걸려 있었습니다.
공무원 등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은 그 처분 결과가 소속 기관장에게 통보됩니다. 수사기관의 판단이 그대로 기관에 전달되고, 그것이 징계 절차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결과의 종류가 특히 중요했습니다. 기소유예로 끝나는 것과 혐의없음으로 끝나는 것은 형사적으로는 모두 재판을 피한 것이지만, 기관에 통보되는 문구가 전혀 다릅니다.
고소인이 엄벌을 구했습니다.
B씨 측은 엄벌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진행 중인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자료를 만들려는 상황이었으므로 합의나 취하는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아 내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변호인이 한 일
첫째, 상처의 위치를 읽어 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대목이었습니다.
B씨가 제출한 상처는 손목, 손등, 손가락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위는 목을 조를 때 조르는 쪽의 손등과 손목에 생기는 전형적인 방어흔의 형태입니다. 상대가 저항하며 손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국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체격을 대조했습니다. B씨는 180cm가 넘는 남성이고 A씨는 160cm에 50kg가 되지 않는 여성입니다. A씨가 공격 의사로 폭행했다면 상처가 B씨의 손목과 손등에만 남는다는 것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상처 사진은 원래 고소인 측 증거였습니다. 그 증거를 뒤집어 A씨가 목이 졸린 쪽이었다는 근거로 쓴 것입니다.
둘째, 상해가 아니라는 점부터 정리했습니다.
폭행과 상해는 다릅니다. 극히 하찮은 상처로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시일이 지나면 자연히 낫는 정도라면, 그로 인해 신체의 완전성이 손상되거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1~5cm 길이의 긁힌 자국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판례를 들어 정리했습니다.
셋째, 정당방위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뒷받침했습니다.
폭행의 고의부터 다투었습니다. 상대방의 폭행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친 것에 불과해 상처가 생긴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설령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세우면서, 사안이 거의 그대로 겹치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인용했습니다.
청구인이 남편의 폭행에 대항하여 손톱으로 남편의 팔을 할퀸 행위는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수 있음에도, 청구인에게 폭행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한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헌법재판소 2023. 8. 31. 선고 2021헌마994 결정)
부부 사이의 물리적 충돌에서 한쪽만 떼어 내 가해자로 삼는 판단이 어떤 문제를 낳는지 헌법재판소가 이미 지적해 둔 사안이었습니다. 남편의 폭행에 손톱으로 대항했다는 사실관계까지 같았습니다.
넷째, 약취 혐의는 시기를 나누어 다르게 구성했습니다.
두 개의 약취 혐의는 성격이 달라 각각 다른 논리가 필요했습니다.
2021년 9월 건은 공동양육자의 양육권 행사로 구성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법률상 부부이자 공동의 법적 양육자였습니다. 자기 양육권을 행사한 것이므로 양육권 침해를 전제로 하는 약취죄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2022년 7월 건은 거소 이전 법리로 구성했습니다. 부모가 함께 동거하며 자녀를 보호·양육하던 중 일방이 폭행이나 협박,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함 없이 자녀를 데리고 종전 거소를 벗어나 다른 곳에서 보호·양육을 계속한 경우에는, 보호·양육권의 남용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곧바로 약취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의 태도입니다. 법원의 결정이나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A씨는 B씨의 폭행과 폭언을 피해 거소를 옮긴 뒤 아이에 대한 보호·양육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관계가 위 법리에 그대로 들어맞았습니다.
다섯째, 고소의 시점 자체를 문제 삼았습니다.
정말로 폭행과 상해가 있었다면 그 무렵이나 늦어도 이혼소송이 진행되던 중에 고소했어야 자연스럽습니다. 수년간 다투면서도 문제 삼지 않던 일을 1심 판결 이후에야 꺼내 든 경위를 지적했습니다.
여섯째, 혼인기간 중 녹취를 참고자료로 붙였습니다.
A씨가 방어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보여 주기 위해, 혼인기간 중 축적된 녹취록을 참고자료로 제출했습니다. 사건 당일 경찰관과 나눈 대화 녹취와 같은 날 시조부모와 나눈 대화 녹취가 특히 중요했습니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제3자와의 대화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였기 때문입니다.
결과
수사기관은 폭행, 미성년자약취, 미성년자약취미수 세 죄명 모두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고, 그 결과가 소속 기관에 통보되었습니다.
이혼 분쟁에서 나온 형사고소는 형사 논리만으로 방어되지 않습니다. 왜 지금 이 고소가 나왔는지를 함께 보여 주어야 수사기관이 사건의 성격을 정확히 봅니다. 다만 그 이야기만 하면 변명으로 읽히므로,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먼저 세우고 경위를 뒤에 붙이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혼소송 중인 배우자가 형사고소를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고소 사실이 언제 있었던 일인지, 왜 지금 고소되었는지를 시간표로 정리하십시오. 그리고 그 무렵의 대화 기록과 녹취, 병원 기록을 모으시기 바랍니다. 이혼소송에서 이미 제출된 자료가 형사 절차에서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맞다가 손톱으로 할퀸 것도 폭행인가요
상대의 폭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저항에 그쳤다면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남편의 폭행에 대항해 손톱으로 팔을 할퀸 사안에서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부모가 자기 아이를 데리고 나온 것도 약취죄가 되나요
원칙적으로 되지 않습니다. 부모가 함께 양육하던 중 일방이 폭행이나 협박 없이 자녀를 데리고 거소를 옮겨 보호·양육을 계속한 경우에는 약취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다만 데려가는 과정에서 유형력을 행사했거나 양육권을 남용한 사정이 있으면 달라집니다.
혐의없음과 기소유예는 어떻게 다른가요
혐의없음은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고,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하되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둘 다 재판을 피하는 것이지만, 소속 기관에 통보되는 내용과 이후 이혼소송에서 갖는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신분이 걸린 사건이라면 기소유예로 타협하지 마시고 혐의없음을 목표로 가셔야 합니다.
상대방이 엄벌탄원서를 내면 불리한가요
합의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불리합니다. 다만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사건에서는 탄원의 강도가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이 사건도 엄벌탄원이 있었으나 세 죄명 모두 혐의없음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분이라면, 상대방이 낸 증거를 다시 읽는 것에서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톡을 통해 상담을 신청해 사건을 검토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실제 처리한 사건을 의뢰인 식별정보를 제거하고 정리한 것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며 동일한 결과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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