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공사에는 건축물관리법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건축법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령이 함께 적용됩니다.
그리고 다친 사람이 근로자가 아니어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는 성립합니다. 도심 현장이라면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최근 항소심 판결이 이 두 가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Q1. 해체공사인데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나요?
적용됩니다.
많은 분들이 "해체는 건축물관리법 소관"이라고 알고 계십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법원의 설명입니다.
건축물관리법 제5조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건축법 제28조는 공사시공자에게 현장 위해 방지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그 시행령은 '건축물의 해체'에 따른 유해·위험 방지는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법령에 따른다고 정한다.
건축물관리법은 허가·감리·신고 절차를 정하는 법이고, 현장 안전은 건축법을 거쳐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연결됩니다.
해체공사를 도급받은 원청도 건축법상 '공사시공자'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공사에 해체공사가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Q2. 다친 사람이 우리 직원이 아닌데도요?
그렇습니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그 사건에서도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 보호법이니 일반 시민이 다친 사건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다퉜습니다.
법원의 답입니다.
이 조항들은 의무 위반에 따른 결과가 발생하였는지와 무관하게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 자체에 대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다. 피해자가 근로자인지 일반인인지에 따라 법의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고 볼 근거가 없다.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것 자체가 범죄라는 뜻입니다. 누가 다쳤는지는 성립에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근로자가 사망했을 때 적용되는 가중 조항은 적용되지 않고, 안전조치 위반죄 본조가 적용됩니다.
Q3. 해체계획서를 냈으면 서류는 끝난 건가요?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걸립니다.
두 서류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서류근거목적해체계획서건축물관리법해체 허가를 받기 위한 서류해체작업계획서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작업 안전을 위한 서류
법원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해체계획서가 작성되었을 뿐, 해체작업계획서는 작성되지 않았다. 해체계획서가 해체작업계획서와 동일한 것이라거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건물 안전성 검토 확인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작용하중과 해체순서별 안전성 검토가 담긴 구조설계도서, 주요 공정별 필수확인점이 표기된 안전점검표가 없어서 안전성 평가를 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Q4. 원청은 어디까지 책임지나요?
무한책임은 아닙니다. 이 판결에서 실제로 일부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인정되지 않은 것들
지하층 보강조치 의무 — 관련 규칙은 붕괴 위험 시 안전성 평가 의무를 정할 뿐, 지하층 보강 의무까지 부여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버스승강장 이동조치 의무 — 표준지침은 도로상황 조사 의무를 정할 뿐, 조사 결과에 따른 사고방지 의무까지 구체적으로 부여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하도급계약을 근거로 한 의무 — 계약 조항들이 원청의 권리를 정하거나 법령상 의무를 재확인한 것에 그친다고 보았습니다
인정된 것
안전성 평가 미실시 — 이건 도급인이 직접 부담하는 의무로 보았습니다
갈림길은 "구체적 지시·감독을 했는가"였습니다. 원청 관계자들이 개별 작업을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법령에 근거가 없으면 형사상 주의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이 관철된 부분입니다.
Q5. 도급인 조항이 모호하다고 다툴 수 있나요?
시도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피고인들은 "도급인의 '안전조치' 내용이 시행규칙에 위임되어 있지 않으니 죄형법정주의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이 사업주 조항에서 '안전조치'라는 용어를 이미 정의(약어 정리)해 두었고, 도급인 조항이 그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으므로 내용이 특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도급인의 의무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도급인이 안전조치를 모두 직접 이행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수급인이 그러한 안전조치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시정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관리·감독하며, 불응 시에는 직접 이행함으로써 안전조치의 이행을 확보할 의무가 있다.
확인 → 시정 요청 → 불응 시 직접 이행. 이 세 단계가 도급인 의무의 실체입니다.
Q6. 계획서가 부실했다면 면책되나요?
면책은 안 되지만 양형에는 반영됩니다.
그 사건 1심은 장비 기사가 계획서에 정해진 긴 붐 굴착기를 쓰지 않은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봤습니다.
항소심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계획서에 장비가 '1.0㎥급 굴착기'라고만 적혀 있고 붐 길이는 없었으며, 계획서 작성자도 법정에서 "표준사양 장비를 전제로 작성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형이 낮아졌습니다. 장비 기사는 징역 3년 6개월에서 2년 6개월로, 현장소장은 2년 6개월에서 2년으로, 감리자는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과실 자체는 그대로 인정되었습니다.
해체계획서 자체가 부실하게 작성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계획서의 보완·변경 등을 거치지 않은 채 만연히 해체에 나아간 것은 잘못이다.
현장 사정이 달라지면 반드시 변경 절차를 밟으십시오. 이 한 문장이 실무의 핵심입니다.
사고 전에 점검하실 것
해체작업계획서를 별도로 작성했는가 (해체계획서와 별개)
안전성 평가에 구조설계도서와 안전점검표가 포함되어 있는가
계획서와 다른 공법으로 진행할 때 변경 절차를 거치는가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의 안전조치를 확인한 기록이 있는가
시정 요청과 그 이행 여부를 문서로 남기는가
현장이 도로·보행로에 접해 있다면 통행 차단이나 시설 이전 조치를 검토했는가
재하도급 금액이 공사 수행에 실제로 충분한가
마지막 항목이 가볍지 않습니다. 법원은 재하도급 금액이 공사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벅찬 수준이었다는 점을 구조적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사고가 이미 발생했다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구호 조치를 최우선으로
자료 보존 — 작업일지, 결재 기록, 메신저, CCTV, 계획서 원본
진술 전 사실관계 정리 — 특히 누가 어떤 권한과 지시 권한을 가졌는지
피해자·유족에 대한 대응
자료를 없애지 마십시오. 그 사건에서도 사고 후 증거를 은닉한 사정은 불리하게, 새벽까지 구호 활동을 한 사정은 유리하게 평가되었습니다.
검토할 때 저는 계약 구조와 지분, 구체적 지시·감독의 유무, 검사가 주장하는 의무가 실제 조문에서 도출되는지, 작성된 서류의 종류와 내용, 인과관계를 순서대로 확인합니다.
문의는 로톡 기재 연락처 또는 상담신청으로 주시면 됩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판결과 관련 법령에 기초한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소개한 판단은 항소심의 것으로 이후 상급심에서 달라졌을 수 있고, 당사자와 회사는 특정되지 않도록 표현했습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현재 조문을 확인하시고, 개별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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