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입차량 처분했다가 횡령 고소당했다면 — 소유권 다툼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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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지입차량 처분했다가 횡령 고소당했다면 — 소유권 다툼이 관건 

김강희 변호사


지입차량 처분했다가 횡령 고소당했다면 — 소유권 다툼이 관건


사건 개요


화물차나 버스를 몰며 생계를 꾸리는 분들 상당수는 개인 명의가 아니라 운송회사 명의로 차량을 등록해 두고, 매달 지입료를 내며 영업합니다. 이른바 '지입제'입니다. 문제는 이 관계가 틀어질 때 생깁니다. 지입차주가 사업을 접거나 차량을 바꾸면서 기존 차량을 팔거나 폐차하거나 담보로 제공했는데, 운송회사가 "그 차는 우리 명의였다, 동의 없이 처분했으니 횡령이다"라며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시는 지입차주분들은 하나같이 억울해합니다. "내 돈으로 산 내 차인데, 회사는 그저 사업자 명의만 빌려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차량 구입 대금을 지입차주 본인이 전액 부담하고, 할부금도 본인 명의 계좌에서 직접 납입하며, 정비·보험·유류비까지 전부 본인이 감당해 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형사 절차에서는 이런 실질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등록원부상 명의, 지입계약의 문언, 처분 당시의 정황이 먼저 검토 대상에 오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입차량을 둘러싼 횡령 고소는 소유권이 처음부터 누구에게 있었는지, 그리고 처분 당시 회사와의 관계가 어떤 상태였는지에 따라 유무죄가 크게 갈리는 사건입니다. 막연히 "내 차니까 괜찮다"고 안심할 사안이 아니며, 반대로 고소장이 왔다고 곧바로 유죄를 걱정할 사안도 아닙니다. 사실관계를 어떻게 재구성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지입계약의 실질에 비추어 차량의 소유권이 대내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입니다. 등록명의가 회사라 해도, 매수자금의 출처와 지입료의 성격에 따라 실질 소유관계는 달리 평가될 수 있습니다. 둘째, 지입차주에게 형법 제355조가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가 인정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자동차 횡령에서 보관자 지위를 등록명의가 아니라 사실상의 지배력에 따른 실질적 처분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법리를 정리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5도1944 전원합의체 판결). 셋째, 처분 당시 회사의 승낙이나 묵시적 용인, 또는 지입계약 해지에 따른 반환의무 발생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겹겹이 쌓여 있어, 어느 한 지점만 흔들어서는 결과가 바뀌지 않습니다. 사실관계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방어가 성립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지입계약의 실질을 재구성해 '타인성'부터 다투기


횡령죄는 애초에 그 재물이 '타인의 것'이어야 성립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 다투어야 할 지점은 이 차량이 정말 회사의 재물인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재구성합니다.

1) 차량 매수자금의 실질적 출처를 특정합니다.

계약서상 명의와 실제 자금 흐름은 다를 수 있습니다. 차량 구입 당시의 매매계약서, 할부금융 약정서, 계좌 이체 내역을 통해 계약금·할부금·보험료·정비비를 실제로 누가 부담해 왔는지를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지입차주 본인 자금으로 전액 취득하고 유지해 온 사실이 확인되면, 등록명의만 회사일 뿐 실질적 지배와 처분권한은 지입차주에게 있었다는 주장의 토대가 됩니다.

2) 지입료의 성격을 규명합니다.

지입료가 회사의 사업자 명의·운송사업면허 이용에 대한 대가였는지, 아니면 차량 자체에 대한 임대료 성격이었는지에 따라 관계의 본질이 달라집니다. 계약서 문언, 지입료 산정 방식, 회사가 차량 운행에 실제로 관여했는지 여부를 통해 명의 대여 관계에 가까웠는지를 밝혀 둡니다. 회사가 차량의 유지·보수·운행에 관여한 바 없이 지입료만 받아 왔다면, 처분에 관한 실질적 권한이 지입차주에게 있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3) 지입계약의 특별약정과 종료 시점을 확인합니다.

지입계약에 소유권을 지입차주에게 유보하는 약정이 있었는지, 처분을 제한하는 조항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리고 처분 시점에 지입계약이 이미 해지되어 회사의 차량 반환청구권만 남아 있던 상태는 아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계약이 이미 종료돼 정산 절차만 남은 시점의 처분이라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보관' 상태였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승낙·정산관계를 통해 불법영득의사를 다투기


타인성이 인정되는 사안이라도, 횡령죄가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처분 행위에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점, 즉 회사의 승낙 범위 안에 있었거나 정당한 정산 절차의 일환이었다는 점을 밝히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1) 회사의 명시적·묵시적 승낙 정황을 확보합니다.

지입차주들 사이에서 노후 차량을 회사와 상의 없이 처분하는 관행이 실제로 용인돼 왔는지, 문자·통화 내역이나 동료 지입차주들의 진술로 확인합니다. 회사 담당자가 사전에 처분 사실을 알았거나 묵인한 정황, 과거 유사 사례에서 문제 삼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면, 이번 처분 역시 승낙의 범위 안에 있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2) 미지급 지입료·정산금과의 상계관계를 정리합니다.

회사에 지급하지 못한 지입료가 있었다면, 처분대금 중 일부를 그 정산에 충당한 경위를 명확히 남깁니다. 임의로 가져간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을 채권채무를 정리하는 과정이었음을 보여 주면,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는 유력한 사정이 됩니다. 반대로 정산 없이 대금 전액을 임의로 소비했다면 이 주장은 성립하기 어려우므로, 대금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3) 업무상횡령 가중처벌 여부를 함께 다툽니다.

단순 횡령(형법 제355조 제1항)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보관이 '업무'로 인정되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 지입차주의 차량 보관·운행이 회사에 대한 계속적·계획적 사무 처리에 해당하는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업무성 인정 여부까지 함께 다투어 처벌 수위를 조정할 여지를 살핍니다.


결론


지입차량 처분을 둘러싼 횡령 고소는 등록명의라는 겉모습과 실제 소유·지배관계라는 속사정이 어긋나면서 생기는 분쟁입니다. "내 돈으로 산 내 차"라는 억울함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렵지만, 그 억울함을 자금 출처·지입료 성격·계약 경위·정산 내역이라는 구체적 자료로 옮겨 놓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고소장을 받았거나 고소를 고민 중이라면, 처분 당시의 계약 상태와 자금 흐름부터 정리해 보시고, 소유권 귀속과 불법영득의사라는 두 갈래에서 지금 상황이 어디에 서 있는지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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