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이물질에 치아 깨졌다면 — 사업자 책임과 합의 전략
사건 개요
음식을 먹다가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에서 이물질이 씹힌 경험을 호소하며 상담을 청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국물 속 작은 돌, 반찬에 섞인 유리조각, 조개 요리의 깨진 껍데기 조각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이 씹히면서 앞니가 깨지거나 어금니의 치관이 부서지는 사고입니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음식점 측에 항의하면 "그럴 리 없다"며 발뺌하거나, 미안하다면서도 진료비 몇만 원만 던지듯 제시하고 끝내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내가 먹은 음식에서 나온 게 분명한데 왜 배상을 안 해주느냐"며 억울해하지만, 감정만으로는 진료비 한 푼 받아내기 어렵습니다. 법은 이 문제를 억울함이 아니라 그 이물질이 실제로 그 음식점이 제공한 음식에서 나왔는지, 그리고 음식점 측에 과실 또는 결함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라는 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음식점이 이물질 혼입을 막지 못한 과실이 인정되면 치료비와 위자료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이 손님의 손을 들어준 사례도, 반대로 손님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도 모두 있습니다. 그 차이는 사고 직후 무엇을 어떻게 남겨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그 이물질이 문제의 음식점에서, 그 날짜에 제공된 음식에서 나왔다는 인과관계가 객관적으로 증명되는지입니다. 둘째, 음식점 측의 책임을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과실)로 구성할지, 조리된 음식도 요건을 갖추면 해당될 수 있는 제조물책임법상 결함으로 구성할지입니다. 셋째, 치료비·위자료·일실수입 등 손해액을 어떤 근거로 산정하는지입니다.
이 중 승패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첫째 요건입니다. 실제로 대전지방법원은 2025년, 손님들이 배달 아구찜에서 돌을 씹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결제·배달 기록만으로는 그 날 그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이 부족하고, 치과 진료기록의 손상 시점이 손님들이 주장한 취식일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음식점의 손해배상채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반면 부산지방법원은 2023년, 식사 중 고통을 호소하며 화장실에서 촬영한 사진 속 이물질과 진료기록을 근거로 음식점 운영자의 과실을 인정하고 치료비·장래 임플란트 비용·위자료를 합쳐 배상을 명령했습니다. 같은 유형의 사고인데도 결과가 정반대로 갈린 이유는 결국 인과관계를 얼마나 즉시, 얼마나 구체적으로 남겼는가였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이물질과 인과관계를 흔들리지 않는 사실로 고정하기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무너지는 지점이 "그 음식에서 그 이물질이 나왔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연결고리는 희미해지고, 음식점 측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어 책임을 부인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사고 직후의 정황부터 되짚어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이물질 실물과 발견 당시 상황을 그 자리에서 증거로 남깁니다.
씹은 즉시 뱉어내고 이물질을 밀봉해 보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물이 없으면 이후 어떤 주장도 추정에 그칩니다. 동시에 입안에서 이물질을 확인한 그 자리에서 사진·영상을 남기고, 담당 직원이나 매니저를 불러 그 자리에서 확인시킨 뒤 가능하면 현장 확인서나 문자로 그 사실을 남겨 둡니다. 부산지방법원 사건에서도 통증을 느낀 직후 화장실에서 촬영한 사진이 이물질의 존재를 증명하는 핵심 증거로 쓰였습니다.
2) 취식 사실과 시점을 결제·주문 기록으로 객관화합니다.
"그 날 그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이 흔들리면 그 뒤의 모든 주장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카드 결제 내역, 배달앱 주문 내역, 영수증을 확보하고, 매장 식사라면 좌석·시간대가 특정되는 CCTV 열람을 초기에 요청해 둡니다. 특히 치과 진료기록에 기재되는 손상 추정 시점이 실제 취식일과 어긋나지 않도록, 진료를 받을 때 사고 경위와 날짜를 정확히 진술해 기록에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전지방법원이 손님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이 시점 불일치가 결정적이었습니다.
3) 제조물책임법상 '결함 추정' 요건을 겨냥해 사실관계를 채웁니다.
가열·조리를 거친 음식도 제조물책임법상 가공된 동산으로 인정될 수 있어, 음식점 운영자에게 같은 법상 제조업자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이 법 제3조의2는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그 손해가 음식점의 실질적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에서 비롯됐다는 사실, 그 손해가 결함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결함과 인과관계를 추정해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세 요건에 맞춰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면, 이물질이 정확히 어느 조리 단계에서 들어갔는지까지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입증 부담을 사업자 쪽으로 넘길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손해액을 세우고 합의를 단계적으로 설계하기
인과관계가 다져졌다면, 다음은 얼마를 어떤 근거로 받아낼 것인가입니다. 음식점이 처음 제시하는 금액은 대개 진료비 몇만 원 수준에 그치는데, 치아 손상은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치료비를 '기왕'과 '장래'로 나누어 세웁니다.
당장 받은 신경치료·보철 비용만이 아니라, 임플란트나 보철물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시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치과 소견서와 향후 치료계획서로 확인받아, 장래 치료비를 현재가치로 환산해 청구액에 포함시킵니다. 실제로 부산지방법원 사건에서도 기왕 치료비와 별도로 장래 임플란트·보철물 교체 비용을 현가로 산정해 배상액에 반영한 바 있습니다. 이 부분을 빠뜨리면 몇 년 뒤 재시술 비용을 손님이 스스로 떠안게 됩니다.
2) 위자료와 일실수입의 근거를 함께 갖춥니다.
치료 기간의 통증, 발음·저작 기능의 일시적 제한, 치료 중 통원에 든 시간과 불편은 위자료 산정의 근거가 됩니다. 여기에 통원·입원으로 실제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면 소득 자료를 근거로 일실수입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진단서에 향후 치료 기간과 예상되는 불편이 구체적으로 기재되도록 치과와 상의해 두는 것이 이후 협상에서 금액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3) 협상 단계를 순서대로 설계합니다.
먼저 진단서와 손해액 산정 근거를 갖춰 내용증명으로 배상을 요구하고, 음식점 측 대응이 미온적이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객관적 기준으로 압박합니다. 그래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넘어가되, 어느 단계에서 합의하든 합의서에는 합의 이후 추가로 드러나는 치료비(재시술·후유증 포함)에 대한 유보 조항을 반드시 넣어, 눈에 보이지 않는 손상이 나중에 드러났을 때 다시 다툴 길을 열어 둡니다.
결론
음식을 먹다 이물질을 씹은 그 순간의 대응이 사실상 사건의 승패를 결정짓습니다. 통증이 가시고 나서 뒤늦게 증거를 찾으려 하면, 이물질도 사라지고 취식 시점도 흐려져 대전지방법원 사건처럼 아예 배상받을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이물질을 씹은 그 자리에서 실물을 보관하고 사진을 남기고 직원에게 알리는 세 가지만 지켜도, 이후 협상과 소송에서의 입지는 크게 달라집니다. 지금 음식점 이물질 사고로 치아 손상을 겪고 계시다면, 어떤 증거가 이미 남아 있고 무엇을 더 확보해야 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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