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를 모신 며느리, 기여분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사건 개요
몇 년, 길게는 십수 년을 시부모님과 함께 살며 병수발을 들고 생활비까지 보태 온 며느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상속이 개시되고 재산분할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에서, 상속인은 남편과 그 형제자매들뿐이고 자신은 앉을 자리조차 없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몇 년을 모셨는데 저는 법적으로 아무 권리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억울함이 상담의 첫마디로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이런 상담은 상당히 자주 접하게 됩니다. 시부모를 오랫동안 모시고 간병한 며느리 본인은 상속인이 아니고, 남편은 다른 형제들과 법정상속분대로 나누게 되는데, 그 몫 산정에 며느리의 헌신은 저절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형제들 중 부양을 전혀 분담하지 않은 사람과 남편의 몫이 똑같이 계산되는 상황을 보면 억울함은 더 커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며느리 본인의 이름으로 기여분을 직접 청구하는 길은 원칙적으로 막혀 있습니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에게만 인정되는 권리이기 때문입니다(민법 제1008조의2). 다만 그렇다고 며느리의 헌신이 법적으로 완전히 무력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의 이름으로, 언제 그 기여를 법적 틀에 담아 두었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의 갈림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여분 청구권자를 '공동상속인'으로 한정한 민법 제1008조의2의 문언상, 상속인의 배우자인 며느리는 애초에 청구인 적격 자체가 없다는 점입니다. 둘째, 상속인이 전혀 없을 때만 작동하는 특별연고자 제도(민법 제1057조의2)는 남편이 엄연히 생존한 상속인인 이상 처음부터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점입니다. 셋째, 그렇다면 며느리의 노력을 살릴 통로가 정말 없는지, 아니면 다른 이름과 다른 시점으로 설계할 여지가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갈래는 실무에서 뒤섞여 다루어지기 쉽습니다. 결국 갈리는 지점은 며느리 본인이 아니라, 그 기여를 누구의 명의로, 어느 시점에 법적으로 유효한 틀에 담아 두었는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며느리의 부양을 남편(상속인)의 기여분으로 구성하기
상속이 이미 개시된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검토할 길은 며느리 본인이 아니라 상속인인 남편의 이름으로 기여분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부부 공동부양의 실질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며느리가 실제로 수행한 간병·부양이라도, 그것이 부부 공동생활 속에서 이루어졌고 남편 역시 생활비 부담이나 요양 관련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면, 그 기여는 상속인인 남편 본인의 기여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간병일지, 병원 동행 기록, 요양기관 계약서, 생활비·병원비 지출 내역을 부부 공동명의 또는 남편 명의 지출로 정리해 남편의 부양 기여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구성합니다.
2) '특별한 기여' 수준임을 구체적으로 소명합니다.
법원은 자녀로서의 통상적 효도나 배우자로서의 일상적 간호 수준은 기여분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동거하며 수년간 정기적으로 병수발을 들었는지, 다른 형제자매는 부양을 전혀 분담하지 않았는지, 생활비를 사실상 전담했는지 등 통상적 부양의무를 뚜렷이 초과하는 사정을 시기·기간·구체적 내용별로 정리해 특별성을 소명합니다.
3)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심판과 함께 청구합니다.
기여분은 단독으로 청구할 수 없고, 반드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와 함께 또는 그 절차 안에서 다투어야 합니다. 남편이 다른 상속인들과의 협의 단계에서 먼저 기여분을 언급해 협의로 정리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심판까지 가지 않더라도 협의 단계부터 앞선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생전에 며느리 본인 명의로 권리를 확보해 두기
상속이 개시된 뒤에는 며느리 본인의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더 확실한 길은 시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미리 설계해 두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권합니다.
1) 유증 또는 사인증여로 명확히 남깁니다.
시부모님께 며느리에게 재산을 남기고 싶다는 뜻이 있어도, 구두 약속만으로는 상속 개시와 동시에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며느리를 수유자로 지정하거나, 사망을 조건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사인증여계약을 문서로 작성해 두면, 며느리는 상속인이 아니어도 그 재산을 확실히 받을 수 있습니다.
2) 생전증여를 유류분 기간 계산까지 고려해 설계합니다.
며느리는 공동상속인이 아니므로, 그녀에게 한 증여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간 이루어진 것만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됩니다(민법 제1114조). 다만 증여 당사자 쌍방이 다른 상속인에게 손해를 끼칠 것을 알고 있었다면 1년이 지난 증여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시기를 앞당기고 그 경위를 자연스러운 형태로 남겨 두는 것이 이후 다른 상속인과의 유류분 분쟁 위험을 낮춥니다.
3)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과 충돌하지 않는 선을 확인합니다.
며느리 앞으로 지나치게 큰 금액을 넘기면, 이후 다른 상속인들이 유류분반환청구로 그 재산을 되찾아 갈 수 있어 처음의 배려가 오히려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전체 예상 상속재산 규모와 법정상속분·유류분 비율을 미리 가늠해, 증여·유증 액수가 다툼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 있는지 확인한 뒤 설계합니다.
결론
며느리의 헌신은 법이 저절로 알아주는 몫이 아니라는 것이 이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상속이 이미 개시된 상황이라면 남편의 기여분으로 구성하는 길을, 아직 시부모님이 생존해 계신다면 유증·사인증여·생전증여로 미리 확보해 두는 길을 각각 검토해야 합니다.
두 갈래 모두 시점이 늦어질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지금 상황이 이 중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떤 자료부터 남겨 두어야 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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