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오랫동안 별거하던 중 배우자에게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이혼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상간소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부부관계가 끝난 상태였다며 책임을 부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상간소송에서는 법률상 혼인관계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자료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별거 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청구가 자동으로 기각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별거한 기간보다 배우자와 상간자의 관계가 시작되기 전에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돼 있었는지입니다.
오늘은 장기 별거 중 발생한 외도에 대해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준과 반드시 확인해야 할 증거를 살펴보겠습니다.
별거 중 배우자가 다른 사람을 만나도 부정행위인가요?
이혼하지 않고 별거 중이라면 법률상으로는 여전히 부부입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제3자와 연인관계를 맺거나 성적인 관계를 가졌다면 원칙적으로 부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상간소송에서 말하는 부정행위는 성관계가 확인된 경우에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애정 표현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반복적으로 숙박업소를 이용하거나, 연인처럼 여행과 데이트를 계속한 사정 등을 종합해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간자에게 위자료 책임을 물으려면 다음 요건이 확인돼야 합니다.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에 부정행위가 있었을 것
상간자가 상대방이 혼인 중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
부정행위 당시 부부의 혼인관계가 파탄되지 않았을 것
부정행위로 부부공동생활이 침해되거나 그 유지가 방해됐을 것
결국 별거 중이었다는 사실은 상간소송을 막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당시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여러 사정 중 하나입니다.
별거가 몇 년이면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으로 보나요?
법에는 ‘별거가 2년 또는 4년을 넘으면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으로 본다’는 기준이 없습니다. 같은 4년의 별거라도 그 이유와 별거 중 생활 형태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별거 기간만 보고 소송 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혼인관계의 실질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정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이나 자녀 교육, 부모 간병 등 현실적인 사정으로 떨어져 살았을 뿐 생활비를 계속 주고받고 주말마다 왕래했다면, 장기간 별거했다는 이유만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갈등 때문에 별거를 시작했더라도 상담을 받거나 연락을 이어가며 관계 회복을 시도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수년간 연락과 왕래가 끊겼고 경제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됐으며, 서로 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이나 양육 문제를 협의해 왔다면 부정행위 전에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상간자가 이미 파탄 난 부부였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장기 별거 중 제기된 상간소송에서 가장 흔한 항변은 “교제를 시작하기 전부터 부부관계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대법원은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혼인관계가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후 배우자와 성적인 관계를 가진 제3자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이미 존재하지 않는 부부공동생활을 새롭게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배우자가 상간자에게 배우자와 몇 년째 별거 중이고 곧 이혼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정만으로 혼인 파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가 자신의 외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실제 부부관계를 사실과 다르게 설명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별거 중에도 배우자가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보냈고, 가족 여행을 다녀왔으며, 부부 명의의 집에서 다시 함께 살기로 논의한 자료가 있다면 이미 남남이었다는 주장과 배치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교제 전부터 이혼소송이 진행됐고 장기간 아무런 연락이나 경제적 교류가 없었다면 상대방의 항변에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결국 소송에서는 상간자의 설명만이 아니라 객관적인 혼인생활 자료를 통해 실제 파탄 시점을 확인하게 됩니다.
장기 별거 중 상간소송을 준비한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한가요?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배우자와 상간자의 교제가 시작된 시점입니다. 부정행위가 혼인 파탄보다 먼저 시작됐다면 외도가 혼인관계를 악화시킨 원인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미 혼인관계가 완전히 끝난 뒤 시작됐다면 위자료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의 메시지, 사진, 숙박·여행 기록, 차량 출입 내역 등 부정행위에 관한 자료와 함께 다음과 같은 혼인 유지 자료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별거 중 주고받은 부부간 문자나 통화 내역
생활비·보험료·대출금 등을 함께 부담한 금융자료
자녀 양육과 진학 문제를 상의한 대화
가족 행사나 여행에 함께 참석한 사진
부부상담 또는 관계 회복을 시도한 기록
다시 합가하기로 논의한 메시지
상간관계를 알게 된 뒤 부부관계가 악화된 정황
반대로 별거 중 연락이 끊겼던 기간이나 이미 이혼을 논의한 자료가 있다면 불리한 내용이라고 숨기기보다 전체 경위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일부 대화만 떼어 제출했다가 상대방이 앞뒤 맥락을 제시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또한 상간소송은 형사고소가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입니다. 부정행위와 상대방을 안 날부터 원칙적으로 3년의 소멸시효가 문제 될 수 있으므로, 외도를 알게 된 시점과 확보한 증거의 날짜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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