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불화나 이혼을 앞두고 계신 상황에서 갑자기 배우자로부터 민사 소장을 받는 일, 생각보다 현장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당신 명의로 된 부동산, 사실 내 돈으로 사고 세금도 내가 다 냈으니 원래대로 내 명의로 돌려놔!
-그냥 이름만 올려둔 '명의신탁'이었으니 소유권이전등기 넘겨!
이처럼 이혼 소송을 전후하여 상대방이 부동산 명의신탁을 주장하며 민사상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걸어오면, 당장 재산을 빼앗기는 것은 아닌지 억울하고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부부간 명의신탁 주장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아내 측의 손을 들어준 중요한 판결이 나왔는데요,
오늘은 이혼 앞두고 부부간 명의신탁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이 발생하는 경우 대응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혼 앞두고 아내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제기한 이유
대법원(2025다219501 판결)
사건의 발단은 남편이 배우자 명의로 이전해 둔 농지였습니다.
남편은 해당 지분을 아내에게 이전한 것은 실제 증여가 아니라 세금 등의 이유로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부부가 별거하고 이혼 절차가 시작되자 실제 소유자는 자신이라며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일부 명의신탁을 인정하는 판단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등기가 적법한 원인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사람이 이를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남편은 명의신탁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패소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혼이 시작된 뒤 뒤늦게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명의신탁 소송과 재산분할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번 사건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어차피 이혼할 거라면 재산분할을 청구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실 겁니다.하지만 명의신탁을 이유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과 재산분할 소송은 목적 자체가 전혀 다른 소송입니다.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통해 남편이 명의신탁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면, 해당 부동산은 처음부터 아내의 재산이 아니라 남편의 재산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칙적으로 이혼 재산분할의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적어도 재산분할의 범위와 비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반면 재산분할 소송은 설령 부동산가 아내 명의라고 하더라도 공동재산으로 인정되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남편 명의라고 해서 모두 남편의 고유재산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이러한 차이 때문에 이번 사건의 남편은 먼저 '실제 소유자가 자신'이라는 점을 인정받기 위해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만약 명의신탁이 인정됐다면 재산분할의 전제가 되는 재산 목록 자체가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명의신탁이 있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결국 남편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이 '부부간 명의신탁'을 인정하지 않은 3가지 실무적 이유
1,2심에서 일부 명의신탁을 인정했음에도 대법원이 부부간 명의신탁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등기권리증을 가지고 있으면 소유권 주장할 수 있나?
남편은 자신이 부동산 등기권리증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실제 소유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부부가 40년 가까이 함께 생활한 점을 고려하면, 등기권리증이 집 안에서 함께 보관되어 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설령 남편이 권리증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명의신탁 약정이 있었다거나 남편이 단독으로 부동산을 관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② 등기 비용과 재산세를 부담하면 무조건 소유권자로 인정될까?
남편은 등기 비용과 재산세 등이 자신의 계좌에서 지급됐다는 점도 명의신탁의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대법원은 장기간 혼인생활을 유지한 부부의 경우 생활비와 재산관리 역시 공동의 경제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따라서 남편 계좌에서 비용이 지출됐다는 사정만으로 실제 소유자가 남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즉, 자금의 출처만으로 명의신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그 돈이 어떤 경위와 약정에 따라 사용됐는지를 함께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③ 이혼이 시작된 뒤 처음 제기된 명의신탁 주장, 그 의도까지 살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남편이 오랜 혼인생활 동안에는 명의신탁을 주장하거나 소유권을 행사한 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혼이 임박한 시점에서 처음 제기되는 명의신탁 주장은 다른 객관적인 증거와 함께 더욱 엄격하게 심리될 수밖에 없으며, 단순한 진술이나 정황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혼 전 명의신탁을 주장하려면 어떤 증거를 준비해야 할까요?
이번 판결이 보여주듯 명의신탁은 단순한 주장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특히 이혼이 임박한 시점에 처음 제기되는 명의신탁 주장은 더욱 엄격한 증명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명의신탁을 주장하려면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할까요?
우선 배우자 명의로 등기하게 된 이유와 당시의 합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명의신탁 약정서가 있다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겠지만, 현실에서는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에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이메일, 녹취 등 당시 명의를 빌려주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추단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매매대금의 실제 부담자와 자금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자신의 계좌에서 돈이 출금됐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므로,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 내역, 금융거래 기록, 차용증, 송금 내역 등을 통해 자금이 어떻게 지급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부동산을 누가 실질적으로 관리해 왔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임대차 계약을 누가 체결했는지, 임대수익을 누가 관리했는지, 재산세와 유지·관리 비용을 누가 어떤 경위로 부담했는지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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