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스토킹 사건에서 가해자 본인이 아니라 이를 지켜보던 제3자, 즉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나 지인이 피해자의 실명과 얼굴, 거주지 등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퍼뜨리면서 새로운 형사 사건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나는 스토킹을 한 게 아니라 그냥 사실을 옮겨 적었을 뿐이다”,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라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피해자 정보를 온라인 게시글이나 단체 대화방에 올린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피해자 측이 문제를 삼으면, “나는 스토킹 가해자가 아니니 나와는 무관하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스토킹범죄가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생활형성의 자유·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는 점을 재확인했고, 국회 역시 같은 취지에서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행위 자체를 스토킹행위자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스토킹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했을 때 가해자가 아닌 제3자도 처벌되는 법적 근거와, 어떤 경우에 공범으로까지 책임이 확대되는지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스토킹 피해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신상정보 공개 행위 자체를 별도의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개정되어 2024년 1월 11일부터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의3은 피해자 등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처벌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제1항은 수사·재판 등 스토킹 사건 업무를 담당하거나 관여한 공무원(또는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이 피해자의 주소·성명·나이·직업·학교·용모·인적사항·사진 등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나 사생활의 비밀을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더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은 제2항입니다. 제2항은 “누구든지” 피해자 등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신문 등 인쇄물,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누구든지’에는 스토킹 가해자는 물론,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온라인 이용자, 지인, 심지어 취재 과정의 언론까지 포함됩니다.
즉 신상정보를 공개한 사람이 스토킹 가해자인지 아닌지는 이 조항의 성립 여부와 무관합니다. 피해자의 동의 없이 특정 가능한 정보를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공개했다는 사실만으로 별도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스토킹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는, 공개한 사람이 스토킹 가해자인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2. 정보통신망에 신상을 옮기기만 해도 처벌 요건은 충족됩니다
명예훼손과 달리 비방 목적이나 결과 발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무에서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명예훼손과의 차이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른 명예훼손죄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할 것을 요구합니다. 즉 비방 목적이 인정되지 않으면 이 조항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스토킹처벌법 제17조의3 제2항은 비방 목적이나 명예훼손의 결과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동의 없이 공개했다는 사실 자체로 구성요건이 충족됩니다. “좋은 의도로 알렸다”거나 “객관적 사실만 적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런 입법 태도는 스토킹범죄 자체의 성격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대법원은 스토킹범죄의 보호법익에 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다(대법원 2025. 10. 30. 선고 2025도36 판결).
신상정보 공개는 피해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가 특정되어 노출되는 것 자체로 이러한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을 직접 침해합니다. 그래서 국회는 스토킹행위의 다른 요건(반복성·지속성 등)을 따지지 않고, 신상 공개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규정한 것입니다.
정보통신망에 피해자의 신상을 옮기는 행위는 비방 목적이나 명예훼손 결과와 무관하게, 동의 없는 공개라는 사실만으로 처벌 요건을 충족합니다.
3. 가해자의 부탁을 받아 대신 유포한 지인도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직접 게시하지 않았더라도 정보를 전달하거나 게시를 부탁했다면 공동정범·방조범이 문제됩니다.
신상정보 유포는 스토킹 가해자가 직접 게시판에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가해자가 피해자의 정보를 정리해 지인에게 전달하고 “대신 올려달라”고 부탁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실제로 게시 버튼을 누른 사람이 가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스토킹처벌법 제17조의3의 처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정보 제공 정도에 그쳤더라도 형법 제32조에 따라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보를 넘겨받아 게시한 지인이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조롱의 의도까지 더했다면,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별개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명예훼손이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사실만 알렸다”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정보를 넘겨 게시를 부탁한 가해자와, 이를 실행한 지인 모두 각자의 가담 정도에 따라 정범 또는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4. 공개 주체와 방식에 따라 형량 산정 기준이 달라집니다
신상 공개죄와 스토킹범죄 본죄는 실체적 경합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0조제1항은 제17조의3 제1항(공무원의 누설)과 제2항(누구든지의 공개)을 위반한 경우 모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개한 사람의 신분이나 공개 방식과 무관하게 법정형이 같다는 점에서, 이 조항이 피해자 보호 자체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토킹 가해자가 스토킹행위(제2조제1호, 제18조)와 신상정보 공개(제17조의3)를 함께 저질렀다면, 두 죄는 서로 다른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별개의 행위로 보아 실체적 경합으로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형법 제38조에 따라 형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개했는지, 반복적으로 여러 차례 게시했는지, 실제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추가 접근·괴롭힘)가 발생했는지는 법정형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구체적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처벌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고 전 유포된 게시물과 경위를 캡처·보존해두는 것이 사건 방향을 좌우합니다.
스토킹 피해자 신상정보 공개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유포 범위가 넓거나 스토킹행위와 함께 반복됐다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을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시물이 삭제되기 전에 게시 화면, 작성자 계정, 게시 일시가 모두 나오도록 캡처해 보존합니다.
게시물이 스토킹 가해자 본인이 올린 것인지, 부탁을 받은 제3자가 올린 것인지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 기록·정황을 정리합니다.
유포된 정보가 실제로 몇 명에게 전파됐는지, 추가 접근이나 괴롭힘으로 이어졌는지를 기록해둡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스토킹 사건과 신상정보 공개 사건을 함께 다뤄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함께 정보 삭제 요청,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신상정보가 갑자기 온라인에 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누가 올렸는지부터 따지기보다 “이미 퍼진 걸 어떻게 하나”라는 무력감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를 유포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게시물을 지우는 것 못지않게, 누가 어떤 경위로 정보를 올렸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게시 화면과 유포 경위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을수록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신상정보를 옮기거나 게시한 쪽에서도 “나는 스토킹을 한 적이 없다”, “사실만 옮겼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동의가 있었는지, 정보를 넘겨받은 경위가 어땠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스토킹 사건에서 피해를 당한 쪽과, 신상정보 유포 등으로 함께 고소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상정보 공개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신상정보가 퍼진 뒤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토킹 가해자가 아니라 그냥 게시물을 본 온라인 이용자가 신상정보를 퍼뜨렸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17조의3 제2항은 ‘누구든지’ 피해자의 동의 없이 특정 가능한 정보를 정보통신망 등으로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므로, 스토킹 가해자와의 관계와 무관하게 성립합니다.
Q. 이미 다른 곳에 알려진 정보를 다시 옮겨 적기만 했는데도 처벌 대상인가요?
A. 그렇습니다. 정보가 일부 알려져 있었는지는 성립 여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며, 피해자의 동의 없이 특정 가능한 정보를 정보통신망 등에 공개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됩니다.
Q. 피해자 본인이 동의했다면 신상정보를 공개해도 괜찮나요?
A. 동의가 있었다면 이 조항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동의의 범위와 시점, 실제 동의 여부는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어 관련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가해자가 지인에게 부탁해서 대신 올리게 한 경우, 가해자도 처벌되나요?
A. 가해자도 처벌 대상입니다. 정보를 직접 게시하지 않았더라도 게시를 부탁하거나 정보를 제공한 정황이 확인되면 형법상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함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신상정보 공개와 명예훼손을 같이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개한 내용에 비방 목적이 더해졌다면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함께 성립할 수 있어, 실무에서는 두 혐의를 함께 고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신상정보가 유포된 걸 알게 되면 바로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게시물이 삭제되기 전에 화면, 계정, 게시 일시가 나오도록 캡처해 보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후 유포 경위를 파악해 고소장을 준비하는 것이 대응 순서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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