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벌어진 다툼, 직장 내 갈등, 이혼·재산 분쟁 과정에서 상대방을 형사고소했다가 오히려 무고 혐의로 역으로 조사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는 “확실하진 않지만 의심되니 일단 신고했다”, “100% 거짓이라고 단정하진 못했어도 이 정도면 고소할 만하다”는 생각으로 형사고소나 진정을 넣은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에 대한 수사가 혐의없음으로 끝나면, “나는 허위라고 확신하고 신고한 게 아니다”,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을 뿐이다”라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무고죄의 고의 요건에 대해 신고자가 신고 내용을 허위라고 확신했는지가 아니라, 진실하다는 확신 없이 신고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고죄가 정확히 어떤 요건으로 성립하는지, 그리고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확신이 없었더라도 왜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무고죄는 신고 내용의 핵심이 객관적 진실에 반해야 성립합니다
무고죄의 객관적 요건은 신고사실의 핵심 내용이 실제 사실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이 요구하는 첫 번째 요건은 신고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허위란 신고 내용 전체가 사실과 달라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지는 그 범죄의 구성요건과 관련하여 신고사실의 핵심 또는 중요내용이 허위인가에 따라 판단한다는 입장으로, 세부적인 정황 일부가 실제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고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도1950 판결).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상대방에 대한 수사가 혐의없음으로 끝났으니 곧 내 신고가 허위였다는 뜻이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점은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인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 신고사실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406 판결).
즉 상대방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신고인이 자동으로 무고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며,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신고 내용의 핵심 부분이 실제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사실의 핵심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며, 상대방의 혐의없음 처분만으로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신고 내용이 허위라고 확신하지 않았더라도 고의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무고죄의 고의는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합니다.
무고 사건에서 신고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항변은 “나는 상대방이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신고한 것이지, 거짓말인 줄 알면서 신고한 게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항변은 무고죄의 고의 요건을 오해한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상 고의는 결과 발생을 확실히 인식하고 의욕하는 확정적 고의뿐 아니라,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합니다. 무고죄의 고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며,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확신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무고죄에 있어서 범의는 반드시 확정적 고의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고의로서도 족하다 할 것이므로, 무고죄는 신고자가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확신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324 판결).
즉 “100% 거짓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한 것은 아니다”라는 사정은 무고죄의 고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거짓일 수도 있지만 일단 신고해보자”는 태도로 신고했다면, 그 자체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신고 내용이 허위라고 100% 확신하지 않았더라도, 진실하다는 확신 없이 신고했다는 사정만으로 무고죄의 고의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허위 가능성을 알고도 무시한 채 신고했다면 고의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무시한 채 신고했다면 고의가 인정됩니다.
그렇다면 신고인이 “나는 진실이라고 믿었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고의가 모두 부정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관계에 비추어 신고사실이 허위이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는지를 기준으로 고의 여부를 가립니다.
문제는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애써 무시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까지 고의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관계에 의하여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이를 무시한 채 무조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도1908 판결).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유리한 정황이나 자료를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래도 내 주장이 맞다”는 생각만으로 신고서를 작성해 접수했다면, 이는 단순히 확신이 없었던 정도를 넘어 허위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무시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는 신고 당시 주고받은 문자·통화 내역, 신고서 작성 경위 등이 이 인식 수준을 가리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무시한 채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며 신고했다면, 확신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고의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4. 신고 대상의 중대성에 따라 형량 구간이 달라집니다
같은 무고라도 신고 대상 범죄가 무거울수록 형량 구간이 높아집니다.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양형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무고범죄 양형기준에 따라 신고 대상 범죄의 경중을 기준으로 유형이 나뉩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혐의로 신고한 일반무고는 기본 징역 6개월에서 2년 구간을,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범죄나 무기징역 이상에 해당하는 범죄로 신고한 중대무고는 기본 징역 1년에서 3년 구간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신고로 인해 상대방이 실제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까지 받은 경우, 피고소인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 무고로 인한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큰 경우 등은 형이 무거워지는 가중요소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초범으로서 반성하고 있거나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진 경우는 감경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본 것처럼 “허위라고 확신하지 않았다”는 사정 자체는 유죄 인정 여부를 좌우하지 못하고, 성립이 인정된 이후 양형 단계에서나 제한적으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에 그칩니다.
무고죄의 형량은 신고 대상 범죄가 무겁고 그로 인한 피해가 클수록 높아지며, 확신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 자체를 피할 수 없습니다.
5. 무고 혐의로 조사받게 되면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신고 당시의 인식 수준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무고 혐의는 대개 처음 진행했던 고소·신고 사건이 혐의없음이나 불송치로 종결된 뒤, 상대방이 맞고소하거나 수사기관이 직권으로 인지하면서 시작됩니다.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개시 → ②피의자 신분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신고 대상이 중대한 범죄였던 경우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무고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고소·신고할 당시 근거로 삼았던 자료(문자, 녹취, 대화기록 등)를 다시 모아 그 시점에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정리합니다.
원래 사건의 수사·재판 결과(혐의없음 이유, 무죄 이유)를 확인해 신고 내용 중 어느 부분이 핵심으로 다뤄졌는지 파악합니다.
조사 전 진술 방향을 정리해, 신고 당시 허위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무고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원래 사건과의 관계 속에서 고의 요건을 다투는 전략을 함께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무고 혐의는 “나는 억울해서 신고했을 뿐인데 왜 내가 처벌 대상이 되느냐”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고로 피해를 본 쪽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근거 없이 형사고소를 진행해 억울하게 수사·재판을 받아야 했던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무고죄로 규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무고 혐의로 조사받는 쪽 입장에서도, “확신까지는 없었지만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저는 무고 사건에서 신고인 측과 피신고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고 당시의 인식 수준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에 대한 제 고소가 혐의없음으로 끝났습니다. 그럼 저는 무조건 무고죄로 처벌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무고죄는 신고사실의 핵심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점이 별도로 적극 증명되어야 성립하며, 상대방의 혐의없음 처분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Q. 저는 “100% 거짓말”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한 게 아닙니다. 그래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신고자가 진실하다는 확신 없이 신고한 것만으로도 무고죄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있어, 확정적인 확신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Q. 의심되는 정황이 있어서 신고했는데도 무고가 되나요?
A. 정황에 대한 인식 수준에 따라 다릅니다. 허위일 가능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지만,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무시한 채 신고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신고 내용 중 일부만 사실과 다른데도 무고죄가 성립하나요?
A. 신고사실 전체가 아니라 핵심 또는 중요내용이 허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세부 정황 일부가 실제와 다른 정도라면 그 자체만으로 무고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Q. 무고죄로 조사받는데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신고 대상이 중대한 범죄였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 실제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라면 양형기준상 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신고 당시 어떤 근거로 어느 정도까지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Q. 원래 사건에서 이미 진술한 내용과 무고 조사에서의 진술이 다르면 불리한가요?
A.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진술의 일관성은 신고 당시의 인식 수준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이므로, 원래 사건 기록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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