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을 빌려줬다가 형사 사건이 다 끝난 뒤에야 법원에서 소장을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소유예로 마무리됐거나 벌금으로 끝났으니 이제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얼굴도 모르는 피해자가 수천만 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걸어온 것입니다. 형사처벌과 민사배상은 요건도 판단 기준도 다른 별개의 절차여서, 형사에서 가볍게 끝났다는 사실이 곧 민사에서 책임이 없다는 뜻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명의인이 피해액 전부를 무조건 떠안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통장 명의인이 어떤 법적 근거로 얼마를 배상하게 되는지, 그 범위를 줄이려면 무엇을 다퉈야 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형사는 끝났는데 민사가 시작된다 — 두 절차가 따로 가는 이유
통장·체크카드·보안카드·공동인증서처럼 전자금융거래에 쓰이는 수단을 남에게 넘기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49조 제4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그 계좌가 실제 사기 범행에 쓰였다면 형법상 사기방조까지 함께 문제 됩니다. 그런데 이 절차는 국가가 개인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절차일 뿐, 돈을 잃은 피해자에게 그 손해를 돌려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명의인을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청구는 전혀 다른 뿌리에서 나옵니다. 근거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과 민법 제760조 제3항의 공동불법행위 규정이고,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발생한 손해를 누가 얼마나 메울 것인가입니다.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도 다릅니다. 형법상 사기방조가 인정되려면 정범의 범행에 대한 최소한 미필적 고의가 필요하지만, 민사에서는 과실만 있어도 방조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흔히 보이는 조합이 있습니다. 형사에서는 "범행에 쓰일 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이나 기소유예로 정리됐는데,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민사 법원은 "조금만 주의했으면 알 수 있었다"며 일부 배상을 명하는 경우입니다. 형사에서 받은 불기소이유통지서나 무죄 판결문이 민사에서 유리한 정황자료가 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민사 책임이 자동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형사에서 고의가 부정된 것은 민사 책임의 면제가 아니다. 민사는 과실만으로도 방조가 성립할 수 있는, 기준이 다른 별개의 판단 구조다.
과실에 의한 방조 — 민법 제760조 제3항이 명의인을 붙잡는 방식
민법 제760조 제3항은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32999 판결은 여기서 말하는 방조를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라고 넓게 정의하면서, 작위에 의한 경우뿐 아니라 작위의무 있는 사람이 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까지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불법행위의 방조는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의 해석으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가 통장 사건에 얹히면 구조가 분명해집니다. 명의인이 피해자를 직접 속인 사실이 없어도, 접근매체를 넘겨준 행위가 사기 조직의 편취와 자금 세탁을 쉽게 만들었다면 그 자체로 방조 행위가 됩니다. 사기 조직이 피해금을 곧바로 자기 명의 계좌로 받을 수 없어 타인 명의 계좌를 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명의인이 제공한 계좌는 범행의 필수 도구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법원이 묻는 것은 "알았느냐"가 아니라 "주의를 다했다면 알 수 있었느냐"입니다.
다만 과실에 의한 방조가 무한정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과실 방조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방조자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 위반이 있어야 하고, 그 방조행위와 피해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접근매체 양도 사건에서 이 상당인과관계는 결국 "넘겨줄 당시의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그 매체가 불법행위에 쓰이고 그로 인해 손해가 생길 것을 예견할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으로 좁혀집니다. 방어의 핵심 전장도 바로 이 예견가능성입니다.
예견가능성 — 법원이 실제로 들여다보는 사정들
예견가능성은 "통장을 남에게 주면 위험하다"는 일반적 인식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면 모든 명의인이 예외 없이 책임을 지게 되어 상당인과관계라는 요건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접근매체를 건넨 그 시점의 구체적 정황을 하나씩 뜯어봅니다.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가의 유무와 액수 — 아무런 노무 제공 없이 계좌 하나에 수십만 원을 준다는 제안은 정상적인 거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교부 경위와 명목 — 대출 심사, 거래실적 쌓기, 환전, 세금 처리, 재택 알바 등 내세운 명목이 금융 상식에 얼마나 어긋나는지를 봅니다.
함께 넘긴 범위 — 통장 사본만인지, 체크카드 실물과 비밀번호·OTP·공동인증서까지 넘겼는지에 따라 위험 인식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상대방의 특정 가능성 — 대면한 적 없이 메신저 아이디만 아는 상대에게 퀵서비스나 택배로 카드를 보냈다면 정상 거래로 믿었다는 설명이 약해집니다.
계좌 개수와 기간 — 여러 은행 계좌를 한꺼번에, 또는 상당 기간에 걸쳐 계속 넘겼다면 단발성 실수로 보기 어렵습니다.
회수·차단 노력 — 이상을 느낀 뒤 곧바로 지급정지나 분실신고, 경찰 신고를 했는지는 주의의무 이행의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구체적으로 대비해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신용도가 낮아 대출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거래 실적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상대에게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퀵서비스로 보낸 사안이라면, 금융기관이 카드 실물과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일은 없다는 점에서 예견가능성이 넓게 인정되는 쪽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반면 정식 근로계약을 맺은 회사가 급여계좌를 만들어 준다며 신분증 사본과 통장 사본만 받아갔고 비밀번호나 카드는 넘긴 적이 없는데 뒤에 명의도용으로 카드가 재발급된 사안이라면, 같은 결과가 생겼더라도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견가능성은 통장을 넘기면 위험하다는 막연한 상식이 아니라, 건네주던 그 순간의 구체적 정황을 기준으로 따진다.
배상 범위 — 조직 전체 피해액이 아니라 내 계좌를 지나간 돈
소장을 받은 명의인이 가장 놀라는 지점은 청구 금액입니다. 그러나 배상책임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발생하므로, 자신이 넘긴 접근매체를 통해 발생한 손해에 한정됩니다. 여러 명의자의 계좌를 단계적으로 거치며 자금을 세탁한 조직 사건에서, 명의인 한 사람이 그 조직이 일으킨 총 피해액 전부를 떠안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무의 기준선은 자신의 계좌로 실제 입금된 피해금의 액수와 그 입금 시각입니다. 통장을 넘기기 전에 이미 이뤄진 편취분, 그리고 지급정지가 걸리거나 계좌를 해지한 뒤에 발생한 편취분은 그 계좌와 연결되지 않으므로 인과관계가 끊깁니다. 피해자가 여러 사건의 피해금을 뭉뚱그려 청구했다면, 금융거래내역과 사실조회 회신으로 자신의 계좌를 지나간 구간을 특정해 나머지를 걷어내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공범들과의 관계는 부진정연대채무로 정리됩니다. 피해자는 편취 실행자, 인출책, 명의인 중 누구에게든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그중 한 사람이 변제하면 그 범위에서 다른 사람의 채무도 함께 소멸합니다. 문제는 실제 편취자가 검거되지 않거나 자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유일하게 신원과 재산이 확인되는 명의인에게 청구가 집중된다는 점입니다. 명의인이 먼저 물어낸 뒤 실행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회수 가능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어서, 처음부터 자신의 책임 범위 자체를 다투는 쪽이 실익이 큽니다.
부당이득반환 — 돈을 인출했는지가 결과를 가른다
피해자는 불법행위 손해배상과 별개로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함께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판례가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계좌명의인이 송금의뢰인과 아무런 법률관계 없이 계좌이체로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 그 금액 상당의 돈을 반환해야 하므로 송금의뢰인을 위해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았고,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이 명의인 계좌로 들어온 경우에도 명의인은 피해자에게 그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어 위탁관계가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명의인이 영득의사로 이를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형사 판결이지만 민사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명의인이 피해금을 반환할 의무를 지는 지위에 있다는 전제가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출해 써버렸다면 부당이득의 성립은 다투기 어려워지고, 사정을 알고도 인출한 악의의 수익자로 평가되면 민법 제748조 제2항에 따라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까지 해야 합니다. 사정을 몰랐던 선의의 수익자라면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현존이익 한도로 반환 범위가 줄어들지만, 인출해 생활비나 채무 변제에 쓴 사안에서 현존이익이 없다고 인정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인출하지 않은 채 계좌에 남아 지급정지된 돈은 다른 경로로 처리됩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채권소멸절차와 피해환급금 지급 절차입니다.
피해자 신고로 해당 계좌에 지급정지가 걸리고, 금융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채권소멸절차 개시를 요청합니다.
금융감독원의 개시 공고 뒤 명의인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이의가 없으면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난 시점에 그 예금채권이 소멸합니다.
채권 소멸 후 금융감독원이 14일 이내에 피해환급금 지급대상자와 금액을 결정해 통지하고, 통지받은 금융회사가 지체 없이 지급합니다.
남은 잔액이 피해액에 못 미치면 그 차액이 민사소송의 청구 대상이 되므로, 환급 내역은 이중 청구를 걸러내는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소송을 준비할 때는 자신의 계좌에서 얼마가 환급 절차로 피해자에게 돌아갔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 부분은 이미 손해가 전보된 금액이어서 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하는데, 피해자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전액을 청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책임제한과 과실상계 — 배상액을 줄이는 두 갈래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청구액 전부를 물어내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법원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명의인의 책임을 일정 비율로 제한하는데, 이때 반영되는 사정은 명의인이 실제로 얻은 이익의 크기, 범행에 관여한 정도, 넘긴 매체의 종류와 개수, 피해 확산에 기여한 정도, 이상을 인지한 뒤의 회수 노력 등입니다. 대가를 전혀 받지 않았거나 소액에 그쳤고 곧바로 지급정지를 요청한 사안과, 계좌 여러 개를 반복해서 대여하고 대가를 계속 받은 사안이 같은 비율로 다뤄지지는 않습니다.
과실상계는 여기에 하나의 축을 더합니다. 원칙적으로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48561 판결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아닌 다른 불법행위자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통장 명의인은 편취를 직접 실행한 고의 가해자가 아니라 과실로 방조한 지위에 있으므로, 실행자가 쓸 수 없는 이 주장을 원용할 여지가 남습니다.
실제로 다퉈지는 피해자 측 사정으로는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한 전화에 응해 원격제어 앱을 직접 설치했는지, 비정상적인 고수익 보장에 응해 송금했는지, 은행 창구나 자동화기기에서 표시된 사기 경고를 무시했는지 등이 있습니다. 다만 공동불법행위에서 피해자의 과실은 가해자 각자에 대해 개별적으로 나누지 않고 공동불법행위자 전체에 대한 과실로 전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므로(위 2005다32999 판결), 과실상계는 손해 총액을 깎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명의인 개인의 사정은 그 뒤 책임제한 단계에서 반영되는 구조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명의인은 편취를 실행한 고의 가해자가 아니라 과실로 방조한 지위에 있다 — 고의 가해자에게는 막혀 있는 과실상계 주장이 명의인에게는 열려 있을 수 있다.
소장을 받았다면 — 시효·증거·형사절차와의 관계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소멸시효입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은 수사를 통해 명의인의 신원이 드러난 뒤에야 피해자가 상대를 특정할 수 있어 기산점이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지만, 형사판결이 확정되고 여러 해가 지나 소장이 접수된 사안이라면 피해자가 언제 명의인을 알게 되었는지를 짚어볼 실익이 있습니다.
증거는 형사기록에서 상당 부분 나옵니다. 답변서를 쓰기 전에 아래 자료부터 모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불기소이유통지서 또는 형사판결문 — 수사기관과 법원이 명의인의 인식 수준을 어떻게 평가했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접근매체를 넘기게 된 경위를 보여주는 메신저 대화, 문자, 통화 녹음, 구인 공고 화면.
계좌 거래내역과 지급정지·분실신고·해지 시각 자료 — 인과관계가 미치는 구간을 특정하는 핵심입니다.
피해환급금 지급 내역과 이미 변제·합의한 금액이 있다면 그 자료.
배상 청구가 민사소송이 아니라 형사절차 안에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 배상명령 제도로, 사기와 공갈의 죄, 횡령과 배임의 죄 등이 대상에 포함되어 피해자가 형사 공판의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은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나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배상명령을 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통장 사건은 과실 방조의 성립 여부와 책임제한 비율 자체가 다퉈지는 유형이어서, 배상신청이 각하되고 민사 본안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형사 단계에서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이뤄지면 양형과 뒤이은 민사 책임 범위 모두에 영향을 주므로, 두 절차를 따로 떼어 놓고 대응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에서 기소유예를 받았는데도 민사 배상을 해야 하나요?
A. 형사와 민사는 요건과 판단 기준이 달라, 형사에서 고의가 인정되지 않았더라도 민사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로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60조 제3항의 방조는 과실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불기소이유통지서에 담긴 판단은 예견가능성을 다투는 유력한 자료가 되므로 반드시 확보해 답변서에 반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통장만 넘겼고 돈은 한 푼도 만지지 않았는데 왜 제가 물어내나요?
A. 배상책임의 근거는 이익을 얻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접근매체를 제공해 타인의 불법행위를 쉽게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돈을 인출하지 않았어도 과실에 의한 방조가 인정되면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출해 사용한 경우와 달리 부당이득반환 부분은 문제 되지 않고, 책임제한 단계에서도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될 여지가 있습니다.
Q. 피해자가 청구한 금액 전부를 물어내야 하나요?
A. 책임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즉 자신의 계좌를 실제로 지나간 피해금에 한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장을 넘기기 전이나 지급정지 이후에 발생한 편취분은 인과관계가 끊기므로 거래내역으로 구간을 특정해 걷어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법원의 책임제한과 과실상계로 인정 금액이 다시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제 계좌에 남아 있던 돈이 이미 피해자에게 환급됐는데 또 배상해야 하나요?
A.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피해환급금으로 지급된 금액은 그 범위에서 이미 손해가 전보된 것이므로, 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환급받은 사실을 반영하지 않고 전액을 청구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의 환급 내역을 확보해 중복 청구 부분을 명확히 지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명의를 도용당해 개설된 계좌인데도 책임을 지나요?
A. 스스로 접근매체를 넘긴 사실이 없고 명의가 도용된 것이라면 방조행위 자체가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만 신분증 사본이나 개인정보를 별다른 확인 없이 넘겨준 사정이 있다면 그 행위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가 별도로 다퉈질 수 있습니다. 명의도용 경위에 관한 수사기관 자료와 계좌 개설 당시의 본인확인 기록을 함께 확보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사건이 몇 년 전인데 지금 소장이 왔습니다. 시효로 막을 수 있나요?
A.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 시효 항변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피해자가 명의인의 신원을 언제 알게 되었는지인데, 통상 수사 결과나 형사 사건 진행을 통지받은 시점이 기준으로 다뤄집니다. 형사기록 열람으로 피해자가 통지받은 시기를 확인해 기산점을 특정하는 것이 실무상 출발점입니다.
맺음말
통장을 빌려준 사람의 민사 책임은 "빌려줬으니 다 물어낸다"와 "돈을 안 만졌으니 책임 없다" 사이 어딘가에서 결정됩니다. 그 위치를 정하는 것은 넘겨줄 당시 불법행위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 자신의 계좌를 실제로 지나간 피해금이 얼마인지, 인출해 이득을 취했는지, 그리고 피해자 측에 참작할 부주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사실관계로 승부가 나는 쟁점이어서, 소장을 받은 뒤 막연히 "형사에서 끝난 일"이라고 답변하는 것과 거래내역·형사기록·환급내역으로 구간을 특정해 다투는 것 사이에는 결과의 차이가 큽니다.
특히 답변서 제출 기한을 넘겨 자백간주로 판결이 나면, 다툴 여지가 충분했던 사안도 청구액 전부가 확정되어 급여와 예금 압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기한부터 확인하고, 형사 사건 기록과 계좌 자료를 먼저 모으는 순서로 대응하시길 권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에서도 형사 처분이 끝난 뒤 뒤늦게 손해배상 소장을 받고 상담을 청하는 경우가 꾸준히 있으니, 판단이 어렵다면 자료를 갖춘 상태에서 검토를 받아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