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의 '혼인파탄' 항변, 파탄 시점 증명으로 위자료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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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자의 '혼인파탄' 항변, 파탄 시점 증명으로 위자료 지키기 

김강희 변호사


상간자의 '혼인파탄' 항변, 파탄 시점 증명으로 위자료 지키기


사건 개요


결혼 12년 차인 의뢰인은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어 상간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남편과 상간녀가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 내역, 함께 다녀온 숙박업소 결제 내역까지 부정행위의 증거는 뚜렷했습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상간녀 측이 답변서에서 "두 사람이 만나기 훨씬 전부터 이 부부는 이미 남남이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의뢰인 부부의 잦은 말다툼, 의뢰인이 개인 SNS에 남긴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 섞인 글, 한동안 잠자리를 함께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는 점을 늘어놓은 것입니다.

의뢰인은 당혹스러워했습니다. "부부싸움 안 하는 집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지만, 상간녀 측 주장이 법정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위자료 청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상간자 측 대리인이 즐겨 쓰는 방어 전략이 바로 이것입니다. 부정행위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우면, 대신 "그 부정행위가 있기 전에 혼인관계는 이미 끝나 있었다"는 쪽으로 전선을 옮기는 것입니다. 통하기만 하면 상간자는 이미 파탄된 관계를 조금 더 확인시켜 준 것에 불과해져, 책임에서 빠져나갈 길이 열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부싸움이나 일시적인 불화, 개인적인 불만 표출만으로는 '혼인관계의 파탄'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파탄이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무너진 상태를 뜻하며, 그 시점이 언제였는지는 상간자 측이 증명해야 할 몫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승패는 누구 말이 더 그럴듯한가가 아니라, 상간행위가 시작된 이후에도 이 부부의 공동생활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인 증거로 채워 넣는가에서 갈렸습니다.


핵심 쟁점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면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만, 그 부정행위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면 그 이후의 부정행위는 이미 파탄된 상태를 심화시킨 것에 불과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간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리를 정리했습니다. 상간자의 '혼인파탄 항변'은 바로 이 법리에 근거를 둡니다.

이 항변이 실제로 다툼이 되는 지점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파탄의 '정도'입니다. 부부싸움, 일시적인 냉각기, SNS에 남긴 넋두리 정도는 혼인생활에서 흔히 있는 갈등이지, 공동생활의 실체가 무너진 파탄으로 보지 않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둘째, 파탄의 '시점'입니다. 설령 관계가 흔들린 시기가 있었더라도, 그것이 상간행위 개시 이전인지 이후인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증명책임의 소재입니다. 파탄은 상간자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 내세우는 항변사실이므로, 이를 증명할 책임은 원고가 아니라 상간자 측에 있습니다. 원고인 배우자가 처음부터 "우리 부부는 문제없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상간자 측이 단편적인 정황을 늘어놓으며 파탄을 기정사실처럼 몰아가는 경우가 많아, 원고 쪽에서도 그 시점 이후 공동생활이 실제로 이어졌다는 반대 증거를 갖추어 두어야 법정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아직 살아있던 혼인관계'를 시점별 증거로 재구성하기


상간녀 측이 늘어놓은 정황을 하나하나 반박하는 데 매달리기보다, 김강희 변호사는 먼저 상간행위가 시작된 시점을 기준선으로 놓고, 그 전후의 부부생활을 시간 순으로 재구성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1) '일상적 갈등'과 '파탄'을 시점별 타임라인으로 구분합니다.

상간녀 측이 제시한 부부싸움이나 SNS 글은 대부분 특정 사건 이후 며칠 안에 가라앉은 일시적 갈등이었습니다. 이런 정황을 언제, 어떤 계기로 있었고 그 뒤 관계가 어떻게 회복되었는지까지 시간 순으로 정리하면, "다투었다"는 사실만 떼어내 파탄으로 포장하려는 시도의 설득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법원은 갈등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갈등이 공동생활의 실체를 무너뜨렸는지를 보기 때문에, 갈등 이후 관계가 지속된 정황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상간행위 개시 시점 '이후'까지 이어진 공동생활의 객관적 증거를 채웁니다.

가족여행 예약 내역과 사진, 부부 공동명의로 이루어진 재산 형성이나 대출 상환 내역, 생일·기념일을 함께 챙긴 문자와 선물 구매 내역, 자녀 학교 행사에 부부가 함께 참석한 기록, 양가 경조사에 부부 동반으로 다녀온 정황 등을 상간행위 개시 시점 이후 날짜로 특정해 모았습니다. 이런 자료는 하나하나는 사소해 보여도, 날짜가 찍혀 있다는 점에서 "그 무렵 이미 남남이었다"는 상간녀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힘을 갖습니다.

3) 상대측이 내세우는 '파탄 정황'의 증명력을 개별적으로 무너뜨립니다.

잠자리를 한동안 갖지 않았다는 사정 역시 육아나 업무 스트레스, 건강 문제 등 파탄과 무관한 이유로 설명 가능한 부분을 정리해 제시했습니다. 파탄 항변이 성립하려면 개별 정황이 아니라 부부공동생활의 실체 자체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졌다는 종합적 증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어, 상간녀 측이 나열한 정황들이 그 문턱에 이르지 못했음을 하나씩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손해배상 청구 구조를 파탄 시점 다툼에 맞게 설계하기


파탄 시점 다툼에서 유리한 증거를 갖추었다고 해도, 소송 구조를 잘못 짜면 애써 모은 증거가 힘을 못 씁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세 가지를 함께 관리합니다.

1) 증명책임의 소재를 소송상 분명히 못박습니다.

파탄은 상간자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 내세우는 항변사실이므로, 그 증명책임은 상간자 측에 있습니다. 답변서나 준비서면 단계에서부터 이 점을 명확히 짚어, 상간녀 측이 제시한 정황이 파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충분한지 법원이 엄격하게 살피도록 유도합니다. 단편적인 정황 나열만으로 파탄 시점을 앞당기려는 시도가 법정에서 쉽게 통과되지 않도록 하는 절차적 방어입니다.

2)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파탄 시점 다툼과 분리해서 관리합니다.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766조). 파탄 시점을 두고 다투는 사이 협상이나 조정에 시간을 쓰다가 이 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행위를 확실히 알게 된 날짜를 처음부터 특정해 두고, 시효가 임박하면 조정에 매달리기보다 소 제기로 시효를 중단시키는 시점을 별도로 관리합니다.

3) '파탄의 시점'과 '파탄의 책임'을 분리해서 주장합니다.

상간녀 측은 시점 다툼에서 밀리면, 종종 "혼인관계가 불안정했던 데에는 배우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위자료 감액을 노리는 쪽으로 전선을 옮깁니다. 이를 막기 위해 관계가 일시적으로 흔들렸던 시기가 있었더라도 그 원인이 의뢰인의 귀책사유가 아니었다는 점을 함께 정리해, 파탄 시점 다툼에서 이긴 뒤에도 책임 비율을 이유로 위자료가 깎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두 쟁점을 나누어 대응합니다.


결론


상간자 측이 꺼내는 '혼인파탄 항변'은 부정행위 자체를 다투기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카드입니다. 부부싸움 몇 번, 넋두리 섞인 SNS 글 몇 줄만으로도 이미 끝난 관계였다는 식의 주장이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파탄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공동생활의 실체가 무너진 상태를 뜻하고, 그 시점을 증명할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간자 측에 있습니다. 상간행위가 시작된 이후에도 부부의 일상이 구체적으로 이어졌다는 증거를 시점별로 갖추어 둘수록, 이런 항변은 힘을 잃습니다. 지금 상간자 측으로부터 비슷한 주장을 마주하고 있다면, 어떤 시점의 증거를 어떻게 모아야 할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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