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돈 받아 코인 선물했다 날렸다면 — 사기 고소 대응
사건 개요
친척 사이에는 "너 요즘 코인 좀 안다며, 나도 좀 넣어줘"라는 말 한마디로 돈이 오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계약서도, 수수료 약정도, 손실 시 책임 소재에 대한 합의도 없이 그저 계좌로 돈이 들어오고, 받은 사람은 그 돈을 코인 선물 포지션에 태웁니다. 문제는 시장이 급락하거나 급등해 반대 방향으로 튀었을 때 벌어집니다. 증거금이 부족해지는 순간 거래소가 강제로 포지션을 정리하는 청산이 발생하고, 맡긴 돈은 짧으면 몇 시간, 길어도 며칠 안에 그대로 사라집니다.
돈을 건넨 친척은 그제야 상황을 알게 되고, "내 돈으로 그런 위험한 걸 할 줄 몰랐다", "투자라고만 했지 선물이라고는 안 했다"며 반발합니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관계가 틀어지면 민사로 갚으라는 요구를 넘어 사기 고소로 이어지는 일이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돈을 받아 운용한 쪽은 억울함을 느낍니다. 자신도 손실을 봤고, 처음부터 속일 생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돈을 받을 당시 정상적으로 투자·운용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이후의 손실은 원칙적으로 형사상 사기가 아니라 민사상 손실 분담의 문제입니다. 다만 가족 사이의 금전 거래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형법에 따라 친족 간 재산범죄라도 더 이상 자동으로 형이 면제되지 않기 때문에, 편취 고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기록으로 남겨 두었는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돈을 받을 당시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형법 제347조 사기죄). 대법원은 편취의 고의를 범행 전후의 재력·환경·범행 경위·거래의 이행 과정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받을 때 갚거나 정산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이후 시장 급변으로 손실이 났더라도 그 자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머무를 뿐 사기죄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둘째, 돈의 성격이 운용 재량을 부여받은 투자위임이었는지, 아니면 특정 용도로만 쓰기로 한 금전이었는지입니다. 전자라면 선물거래로 운용한 것 자체가 약정 위반이 아니지만, 후자라면 임의로 고위험 상품에 넣은 행위가 별도로 문제될 여지가 생깁니다. 이 구분은 돈을 건넬 때 오간 말과 문자, 그리고 실제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로 판가름 납니다.
셋째, 친족상도례가 이 사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입니다. 헌법재판소가 2024년 6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형법 제328조 제1항(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간 재산범죄 형 면제 조항)에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며 적용을 중지시켰고, 국회가 개선입법 시한(2025년 12월 31일)에 맞춰 개정한 결과 2026년 1월 1일부터는 형 면제 조항이 삭제되고 친족 간 재산범죄는 일괄적으로 친고죄로 바뀌었습니다(형법 제354조가 사기죄에 제328조를 준용). 더 이상 "가족이니 처벌받지 않는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절차 요건이 새로 생겼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투자위임 정황을 증거로 세워 편취의 고의를 부정하기
사기 고소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할 것은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었다"는 전제입니다. 이 전제를 깨는 일은 감정적인 해명이 아니라 당시 정황을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방어선을 세웁니다.
1) 자금 수수 당시의 대화를 증거로 남깁니다.
"투자해 달라"는 말이 오간 문자·카카오톡·통화녹음이 있다면 그 안에서 코인 선물이라는 상품의 성격과 손실 가능성이 실제로 언급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위험을 알리고 동의를 받은 정황이 남아 있다면 이는 기망이 아니라 통상적인 투자위임에 해당한다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그런 언급이 없었다면, 받는 사람이 통상적인 투자 관행에 따라 행동했다는 점을 다른 정황—예컨대 본인 자금도 같은 방식으로 운용해 온 이력—으로 보강합니다.
2) 실제 거래 이행 과정을 그대로 증명합니다.
편취 고의를 부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돈이 실제로 약속한 곳에 쓰였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거래소 입출금 내역, 포지션 진입·청산 로그, 체결 내역을 확보해 받은 돈이 곧바로 코인 선물 계좌로 이체되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었고, 정상적인 청산 절차(마진콜·강제청산)를 거쳐 손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이는 돈을 빼돌리거나 다른 용도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보여주는 핵심 작업입니다.
3) 편취 고의를 시사할 수 있는 정황을 미리 차단합니다.
고소인 측은 대개 "애초에 갚을 능력이 없었다", "손실을 숨기고 계속 돈을 더 받았다", "청산 이후 연락을 끊었다"는 식으로 고의를 뒷받침하려 합니다. 그래서 자금 수수 당시의 소득·자산 상황, 손실 발생 직후 이를 알린 시점과 방식, 이후에도 연락을 유지하며 정산 방안을 협의한 정황을 미리 정리해 둡니다. 이런 사후 대응이 남아 있으면 고의를 뒷받침하려는 정황증거를 하나씩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개정 친족상도례를 정확히 적용해 절차적 방어선을 세우기
편취 고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이 사건이 친족 간 재산범죄라는 점에서 나오는 절차적 쟁점도 놓치면 안 됩니다. 개정법 시행 이후 상담이 부쩍 늘었지만, 정작 그 내용을 정확히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점검합니다.
1)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 법리를 확인합니다.
2025년 12월 31일 개정, 2026년 1월 1일 시행된 형법 제328조는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간에 적용되던 필요적 형 면제 조항을 삭제하고, 친족 간 재산범죄 전체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전환했습니다. 자금이 오가고 청산이 일어난 시점이 이 개정법 시행 전인지 후인지, 그리고 수사·기소가 실제로 언제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가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점을 정확히 특정해 두는 작업부터 시작합니다.
2) 고소가 적법한 요건을 갖췄는지 검토합니다.
친고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만큼, 그 고소가 형사소송법이 정한 요건—고소권자가 맞는지, 그리고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라는 고소기간(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을 지켰는지—을 갖추었는지부터 따집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고소라면 그 자체로 공소제기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절차적 방어점이 됩니다.
3) 고소 취소와 합의의 실익을 함께 설계합니다.
친고죄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고소를 취소할 수 있고, 취소한 사람은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하지 못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가족 관계라는 사정을 고려하면 끝까지 다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손실 분담이나 정산 방안을 조율해 고소인이 고소를 취소하도록 하는 합의가 형사절차를 조기에 종결시키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방어 논리를 세우는 동시에 합의 가능성도 함께 열어 둡니다.
결론
친척 사이의 돈 거래는 "가족이니까"라는 이유로 아무 준비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손실이 나고 고소로 번지는 순간부터는 가족 관계가 아니라 기망행위와 고의의 존부, 그리고 자금의 실제 흐름이라는 형사법의 언어로 평가받게 됩니다. 더구나 2026년부터는 친족상도례의 형 면제가 사라져, 관계만 믿고 손을 놓고 있을 수 있는 시기도 지났습니다.
지금 돈을 받아 투자를 대신하다 손실이 난 상황이거나, 이미 가족으로부터 고소 이야기가 나온 상황이라면 편취 고의를 부정할 정황과 절차적 방어점을 어떻게 갖추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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