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없이 상간자에게만 책임 묻는 법 — 혼인 유지형 위자료
사건 개요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누구나 먼저 이혼을 떠올리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거나, 오랜 결혼생활을 한순간에 정리하고 싶지 않거나, 배우자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관계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가정은 지키되 그 관계를 만든 상대방에게만은 분명히 책임을 묻고 싶다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 상당수가 "이혼도 하지 않는데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느냐", "이혼소송을 걸지 않으면 상간자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갖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혼 여부와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별개입니다.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나아가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어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상대방(상간자)만을 단독 피고로 삼아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오히려 혼인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뒤에서 살펴보듯 상간자 측의 특정 항변을 막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혼을 전제하지 않고 상간자만 상대로 진행하는 소송은 통상적인 이혼 부수 소송과 쟁점의 무게중심이 다릅니다. 가정을 지키면서도 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결과를 얻으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처음부터 정확히 설계해 두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혼인 유지형 상간자 소송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상간자에게 상대방이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고의·과실이 인정되는지입니다(민법 제750조). 둘째,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청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여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한 경우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되, 부부가 이미 장기간 별거하는 등으로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상태였다면 예외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이 예외는 혼인이 이미 깨져 있던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부부가 여전히 함께 살며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혼인 유지형 사안에서는 상간자 측이 이 예외를 끌어와 항변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셋째, 배우자를 공동피고로 세우지 않고 상간자만을 단독 피고로 하는 소송을 어떻게 설계하는지입니다. 상간자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지만, 반드시 함께 피고로 삼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넷째, 위자료의 액수 산정과 소멸시효입니다.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정은 실무상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참작 요소가 되므로, 이를 미리 고려해 청구액을 현실적으로 설계해야 하고,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민법 제766조)이라는 시효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 네 지점을 처음부터 짚어 두지 않으면, 가정은 지키려 했는데 정작 상간자에 대한 책임 추궁마저 흐지부지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상간자의 불법행위 성립을 흔들리지 않게 구성하기
혼인 유지형 소송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지점은 "상대방이 유부남·유부녀임을 알고도 만났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이 부분이 무너지면 뒤의 쟁점은 아예 다툴 기회조차 오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세웁니다.
1) 상간자의 고의·과실을 '증거'로 남깁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막연한 짐작이 아니라, 상간자가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부부가 함께 찍힌 사진이나 청첩장, SNS의 가족 관련 게시물을 상간자가 보았거나 접할 수 있었던 정황, 대화 중 상대방이 스스로 "결혼했다", "아내가", "남편이" 등으로 언급한 카카오톡·문자 내용을 날짜와 함께 남는 형태로 확보합니다. 상대방이 결혼 사실을 숨겼다고 상간자가 주장하더라도, 위와 같은 정황 증거가 쌓이면 '몰랐다'는 항변은 힘을 잃습니다.
2)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청구의 토대로 세웁니다.
상간자 측은 흔히 "혼인관계가 멀쩡히 유지되고 있으니 손해가 없다"는 취지로 다투려 합니다. 그러나 판례가 불법행위 성립을 부정하는 예외는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 불가능하게 파탄된 경우에 한정됩니다. 그래서 주민등록등본상 동거 사실, 부부 공동명의 재산·생활비 관리 내역, 자녀 양육을 함께해 온 정황, 부정행위 발각 이후에도 혼인생활을 지속해 온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면, "혼인이 파탄됐으니 배상할 손해가 없다"는 상간자 측 항변을 구조적으로 봉쇄할 수 있습니다.
3) 배우자를 공동피고로 세우지 않는 소송을 설계합니다.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을 행사할 뜻이 없다는 점을 소장 단계에서 명확히 하여, 상간자만을 단독 피고로 삼아 소송의 성격을 이혼 관련 소송이 아닌 순수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로 분명히 합니다. 배우자의 진술이 필요한 부분은 증인신문 대신 사실확인서·진술서로 갈음하는 방식을 우선 검토해, 배우자가 법정에 서거나 소환장을 받는 상황을 최소화하면서도 입증에 필요한 사실관계는 빠짐없이 갖춥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위자료 액수를 현실적으로 세우고, 시효 안에서 안전하게 청구하기
불법행위가 인정되어도 액수를 지나치게 높게 잡거나 청구 시점을 놓치면 결과가 흔들립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액수 산정 요소를 현실적으로 정리합니다.
위자료 액수는 부정행위의 기간·횟수·태양, 혼인 기간, 자녀 유무, 상간자의 인식 정도, 그리고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지 파탄에 이르렀는지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실무상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사안은 파탄에 이른 사안보다 인정 액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처음부터 고려해 승소 가능성이 높은 액수로 청구액을 설계합니다. 무리하게 높은 금액을 청구했다가 일부 기각되어 소송비용 부담만 커지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입니다.
2) 증거를 적법한 방법으로 수집합니다.
카카오톡 대화, 통화내역, 사진, 숙박·차량 이용 기록 등을 폭넓게 확보하되, 상대방 휴대전화를 몰래 열람하거나 도청기를 설치하는 등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오히려 원고 자신이 형사·민사 책임을 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 본인이 직접 목격하거나 자발적으로 확보한 자료, 공개된 SNS 게시물, 정상적인 절차로 발급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증거능력이 흔들리지 않는 형태로 구성합니다.
3) 소멸시효를 역산해 관리합니다.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가정을 지키는 데 몰두하느라, 또는 상간자와의 협상·사과를 기다리다 시효를 넘기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행위를 안 날을 처음부터 특정해 두고, 협상이 길어질 조짐이 보이면 내용증명 발송이나 조정신청 등으로 시효 중단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 둡니다.
결론
가정을 지키기로 한 선택과, 그 가정을 흔든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이혼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별개로 존재하며, 오히려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상간자 측의 '파탄 항변'을 막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결과는 고의·과실의 증거, 혼인 유지 사실의 증명, 현실적인 액수 설계, 시효 관리를 처음부터 얼마나 촘촘히 갖추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가정은 지키되 상간자에게는 분명한 책임을 묻고 싶으신 상황이라면, 지금 어떤 증거를 남기고 어떤 순서로 절차를 밟아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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