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종교단체에 유증한 부모, 유류분 청구 가능할까
전 재산 종교단체에 유증한 부모, 유류분 청구 가능할까
법률가이드
상속

전 재산 종교단체에 유증한 부모, 유류분 청구 가능할까 

김강희 변호사


전 재산 종교단체에 유증한 부모, 유류분 청구 가능할까


사건 개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 유언장을 열어보니, 전 재산이 평소 다니시던 교회나 사찰 같은 종교단체 앞으로 넘어가 있었다는 상담이 최근 부쩍 늘고 있습니다. 자녀들은 장례를 치르며 슬퍼할 겨를도 없이, "내 몫은 정말 하나도 없는 것이냐"는 물음과 마주합니다. 부모님이 말년에 종교단체에 깊이 의지하셨던 사정은 이해하지만, 자녀로서 평생 함께한 시간과 부양의 노력이 유언장 한 장으로 모두 부정당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해 보면, 유언공정증서 형태로 "전 재산을 ○○교회(또는 ○○사찰, 재단)에 유증한다"는 문구가 명확히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식만 보면 흠잡을 데 없는 유언이라, 자녀들은 "유언이 유효하면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못 받느냐"고 낙담한 채 상담을 청해 옵니다.

그러나 유언이 유효하다는 것과, 그 유언이 자녀의 몫을 전부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민법은 피상속인의 재산처분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일정 범위의 상속인에게는 최소한의 몫을 법으로 보장합니다. 그것이 유류분이며, 유증이 아무리 명확해도 이 최소한의 몫까지 빼앗지는 못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의 범위를 얼마로 볼 것인가입니다. 유증재산과 생전에 종교단체에 낸 헌금·기부금은 산입되는 기준이 서로 다릅니다. 둘째, 청구의 상대방인 종교단체를 소송상 누구로, 어떻게 특정할 것인가입니다. 재단법인인지 비법인사단인지에 따라 당사자능력과 대표자 확정 방식이 달라집니다. 셋째, 반환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낼 것인가입니다. 2026년 3월 개정 민법 시행으로 반환 방식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이 세 지점을 처음부터 정확히 짚어 두어야, 청구액이 과소 산정되거나 소송 상대방을 잘못 잡아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유증재산과 생전 기부를 구분해 유류분 부족액을 정확히 세우기


유류분 청구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 "얼마를 청구할 수 있는가"입니다. 유증재산과 생전 증여는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구분을 놓치면 처음부터 부족액이 잘못 계산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기초재산을 재구성합니다.

1) 유증재산은 전액, 기간 제한 없이 산입합니다.

유증은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순간 비로소 효력이 발생합니다. 즉 사망 당시까지는 그 재산이 여전히 피상속인 명의로 남아 있었다는 뜻이므로, 민법 제1113조가 정한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가진 재산"에 당연히 포함됩니다. 생전 증여처럼 몇 년 전에 이루어졌는지를 따질 필요가 없고, 전 재산을 유증했다면 그 전액이 그대로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들어갑니다.

2) 생전에 낸 헌금·기부금은 시점과 의도를 따져 산입 여부를 가립니다.

상속인이 아닌 종교단체에 대한 생전 증여(헌금 포함)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 이내에 이루어진 것만 기초재산에 더해집니다(민법 제1114조). 다만 피상속인과 종교단체 쌍방이 그 증여로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이 침해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면, 1년이 지난 것이라도 산입됩니다. 그래서 통장 거래내역과 종교단체의 기부금 영수증 발급 이력을 시기별로 정리해 1년 이내분과 그 이전분을 나누고, 이전분에 대해서는 당시 피상속인의 재산 상태·기부 규모의 이례성 등 정황으로 '알고 한 증여'였음을 뒷받침합니다.

3) 법정상속분과 유류분 비율을 적용해 청구 가능액을 구체적 숫자로 제시합니다.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입니다(민법 제1112조).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10억 원이고 상속인이 자녀 2명뿐이라면, 각자의 법정상속분은 5억 원, 유류분은 그 절반인 2억5천만 원입니다. 전 재산이 종교단체에 유증되었다면 각 자녀는 이 금액을 기준으로 부족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구체적 숫자로 청구액을 제시해야 협상과 소송 모두에서 근거 있는 주장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종교단체를 상대로 실제로 받아내는 방식 설계


부족액을 정확히 산정했다 해도, 상대방을 잘못 특정하거나 반환받을 방법을 잘못 설계하면 승소해도 집행에서 막힙니다. 종교단체는 개인을 상대하는 소송과는 다른 고려가 필요합니다.

1) 종교단체의 법적 형태를 먼저 확인합니다.

재단법인·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종교법인인지, 아니면 등록 없이 활동하는 비법인사단(개별 교회·사찰)인지에 따라 소송의 당사자를 잡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법인이면 법인 자체를 피고로, 비법인사단이면 대표자 또는 관리인을 특정해 그 사단을 상대로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등기사항증명서와 종교법인 등록 현황을 먼저 확인해 대표자를 정확히 특정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상대방을 잘못 잡아 소장이 각하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개정된 가액반환 원칙에 맞추어 청구를 금전채권으로 구성합니다.

2026년 3월 17일 시행된 개정 민법 제1115조에 따라 유류분 부족액은 이제 원칙적으로 금전(가액)으로 반환받습니다. 예전처럼 종교단체 명의로 넘어간 부동산에 지분등기를 거는 복잡한 절차 없이, 처음부터 부족액 상당의 금전지급을 구하는 소송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유증받은 재산을 종교단체가 이미 처분했거나 다른 용도로 썼더라도 금전반환 청구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 이번 개정의 실익입니다.

3) 상실사유 항변에 대비해 평소 부양 정황을 미리 확보합니다.

종교단체 측이 "청구하는 자녀가 부모를 유기하거나 부양하지 않았다"며 상속권 상실 사유(민법 제1004조의2)를 들어 유류분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상속권이 상실되면 이를 전제로 하는 유류분권도 함께 사라지므로,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청구 자체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생활비 지원 내역, 병원 동행 기록, 정기적 연락 내역 등 평소 부양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소송 제기 전에 미리 정리해 둡니다.


결론


전 재산이 종교단체에 넘어갔다는 소식은 자녀에게 유언의 효력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지만, 실제로 다투어야 할 지점은 유언의 효력이 아니라 유류분입니다. 유증이 아무리 명확하고 유효해도,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몫까지 빼앗지는 못합니다.

다만 그 몫을 실제로 받아내려면 유증재산과 생전 기부를 구분해 부족액을 정확히 세우고, 종교단체의 법적 형태에 맞추어 상대방을 특정하며, 달라진 가액반환 원칙과 상실사유 항변까지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유언장에 종교단체 앞으로 전 재산이 넘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셨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확보하고 어떻게 청구를 구성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