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 가득한 오피스텔 전세, 공인중개사 책임 있을까
근저당 가득한 오피스텔 전세, 공인중개사 책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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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손해배상

근저당 가득한 오피스텔 전세, 공인중개사 책임 있을까 

김강희 변호사


근저당 가득한 오피스텔 전세, 공인중개사 책임 있을까


사건 개요


오피스텔 전세를 알아보던 분들이 자주 겪는 상황이 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보여준 매물이 위치도 좋고 시세보다 보증금도 낮아 마음에 들어 계약을 서두르는데, 나중에 등기부를 다시 들여다보니 이미 근저당권이 여러 건 설정돼 있고 그 채권최고액을 다 합치면 오피스텔 시세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경우입니다. 계약 당시 중개사는 "근저당이 있긴 하지만 통상 있는 것"이라는 식으로 가볍게 넘겼을 뿐, 채권최고액이 얼마인지, 그것이 시세 대비 얼마나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연으로 상담을 청해 오는 임차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전세 기간이 끝나기 전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고, 배당을 받아도 근저당권자들이 먼저 가져가고 나면 임차인 몫은 보증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임차인은 "중개사가 근저당이 이렇게 많다는 걸 제대로 알려줬다면 애초에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해하지만, 그 억울함만으로 손해를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인중개사가 근저당권 등 권리관계를 성실히 확인·설명하지 않아 임차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면 그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유형의 사건은 "설명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좀처럼 이기기 어렵고, 설명의무의 구체적 범위와 손해액을 얼마나 촘촘하게 증명해 내는가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라 중개사가 설명해야 할 권리관계의 범위에 채권최고액과 그것이 시세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포함되는지입니다. 둘째, 중개사가 실제로 이를 확인·설명했는지, 아니면 형식적으로 확인설명서 서식만 채워 넣고 정작 구두 설명은 생략했는지입니다. 셋째, 설명의무 위반과 임차인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 제대로 설명 들었어도 어차피 계약했을 것이라는 항변이 종종 나옵니다. 넷째, 임차인 스스로도 등기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과실상계가 얼마나 적용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중개업자와 의뢰인의 관계를 민법상 위임관계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조사·확인하여 설명할 의무를 진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최근에는 다세대주택에 여러 세대에 걸쳐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안에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중개사가 성실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임차인 패소 원심을 파기환송한 대법원 판결도 나왔습니다. 오피스텔이라 해서 이 법리가 달라질 이유는 없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설명의무 위반을 증명 가능한 형태로 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이 "설명을 안 해줬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중개사는 대개 확인설명서에 근저당권 자체는 기재해 두었다며 "서류에 다 나와 있다"고 항변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확인설명서와 등기부를 대조해 '기재 부실'을 특정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뿐 아니라 그 근거자료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근저당권의 존재만 한 줄 적어 두고 채권최고액, 그것이 여러 건일 경우의 합산액, 시세 대비 비율은 공란으로 남겨 두었다면 형식적 기재에 불과합니다. 계약 당시 교부받은 확인설명서 원본과 등기부등본을 나란히 대조해, 실제로 누락되거나 축소 기재된 항목을 항목별로 특정해 둡니다.

2) 구두 설명이 없었다는 정황을 남깁니다.

서면에 없더라도 중개사가 구두로 위험을 알렸다고 주장할 수 있으므로, 계약 전후 오간 문자·카카오톡·통화 녹음 등에서 근저당이나 채권최고액에 관한 언급이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오히려 "이 정도 근저당은 흔한 것"이라거나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남아 있다면, 이는 설명의무를 형식적으로 이행했을 뿐 실질적 위험 고지는 없었다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3) 채권최고액 대비 시세를 객관적 수치로 제시합니다.

단순히 "근저당이 많았다"는 진술만으로는 위험성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계약 당시 시점의 채권최고액 합계와 선순위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오피스텔 시세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산출해, 그 수치가 통상 위험 판단의 기준선으로 쓰이는 수준을 이미 넘어서고 있었다는 점을 감정평가나 인근 실거래가 자료로 뒷받침합니다. 이 수치화 작업이 설명의무 위반의 '중대성'을 재판부에 설득하는 핵심 도구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손해액을 확정하고 과실상계를 방어하기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돼도, 손해액 산정과 과실상계 방어에서 실제 배상받는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경매 배당표로 실제 미회수액을 확정합니다.

손해액은 막연히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경매 절차의 배당표를 통해 실제로 돌려받지 못한 금액으로 확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직 경매가 진행 중이거나 배당표가 나오지 않은 단계라면, 현재 등기부상 선순위 채권액과 예상 낙찰가를 근거로 예상 미회수액을 산정해 청구액의 근거로 삼습니다. 배당표가 확정되면 그 결과에 맞추어 청구취지를 조정합니다.

2) 손해배상책임 보장 제도를 함께 활용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업무 개시 전 보증보험 가입이나 공제 가입, 공탁을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중개사 개인의 자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이 보증·공제를 통해 배상받을 길이 열려 있으므로, 소속 협회나 보증보험사를 상대로 한 공제금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제 회수 가능성을 높입니다.

3) 임차인 측의 통상적 주의는 이행했음을 보여 과실상계를 최소화합니다.

중개사는 대개 "임차인도 등기부를 열람할 수 있었다"며 과실상계를 주장합니다. 다만 판례는 중개사가 조사·확인해 설명할 의무를 임차인의 일반적 확인 가능성으로 쉽게 대체하지 않습니다. 임차인이 계약 전 등기부를 실제로 열람했는지, 중개사에게 근저당 관련 질문을 했는지 등 본인이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였다는 사정을 정리해 두면, 과실상계 비율을 낮추는 데 유리한 자료가 됩니다.


결론


근저당이 가득한 오피스텔에 전세로 들어갔다가 보증금 일부를 떼일 위기에 놓였다면, "중개사도 서류에 근저당이 있다고 적어 놓긴 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단정할 일이 아닙니다. 채권최고액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그것이 시세에서 어느 정도 비중인지까지 성실하게 설명받았는지가 핵심이며, 이를 소홀히 했다면 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미 경매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이 예상된다면, 확인설명서와 등기부, 계약 전후 주고받은 메시지부터 먼저 확보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그 자료가 이후 손해배상 청구의 성패를 가르는 출발점이 됩니다. 지금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면, 설명의무 위반 여부와 예상 손해액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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