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운영기관 대표의 배임 혐의, 지자체 감사 후 어떻게 대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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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운영기관 대표의 배임 혐의, 지자체 감사 후 어떻게 대응할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시설, 체육시설, 복지시설 등 위탁운영 사업장에 대한 정기감사와 특정감사를 강화하면서, 예산 집행 내역에서 문제가 발견돼 위탁운영기관 대표가 배임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위탁운영기관 대표분들 중에는 “위탁계약대로 시설을 운영했을 뿐인데 무슨 문제냐”, “지자체 예산이지 내 개인 돈을 쓴 것도 아닌데 배임이 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감사에서 인건비 부풀리기, 특정 업체와의 반복적인 수의계약, 예산 항목 간 임의 전용 같은 지적이 나오면, 시정요구에 그치지 않고 수사의뢰로 이어지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위탁운영기관의 대표자 역시 지자체와의 위수탁계약에 따른 신임관계에 근거해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공예산을 다룬다는 이유로 형사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 자료가 그대로 수사 자료로 이어져 혐의 입증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위탁운영기관 대표가 지자체 감사 이후 배임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는 경우 어떤 기준으로 책임이 판단되는지, 그리고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위탁운영기관 대표도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합니다

위수탁계약으로 시설을 운영한다고 해서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자체가 소유한 시설을 민간 법인·단체·개인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구조에서는, 대표자가 직접 소유하는 자금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설 운영에 쓰이는 예산은 지자체 출연금·보조금, 이용료 수입 등으로 구성되며, 위수탁계약과 정산 지침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만 집행할 수 있습니다.

대표자는 이 예산을 정해진 목적과 절차에 맞게 집행할 신임관계에 있는 지위이고, 이는 법령상 별도 근거가 없더라도 계약과 신의칙만으로 충분히 인정됩니다. 대법원은 배임죄의 주체를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

즉 위탁운영기관 대표는 지자체 소속 공무원이 아니고 시설 소유권도 없지만, 위수탁계약에 따라 예산을 관리·집행하는 지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자체 예산이니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항변은 그 자체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위탁운영기관 대표는 지자체와의 위수탁계약에 따른 신임관계만으로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2.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이라고 해서 곧바로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감사의 부적정 판단과 형사상 배임죄의 성립 기준은 별개입니다.

지자체 감사는 자체감사, 종합감사, 특정감사 등의 형태로 위탁운영기관의 예산 집행이 위수탁계약과 조례, 정산 지침에 맞게 이뤄졌는지를 살피는 행정적 절차입니다. 감사 결과 “부적정”, “시정요구”, “주의” 등으로 지적됐다고 해서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임무위배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행위로 대표자 본인이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얻고 위탁기관 또는 지자체에 손해를 가했다는 결과, 그리고 불법이득의사라는 고의까지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감사보고서는 대체로 지출의 절차적 적정성만 다룰 뿐, 고의나 손해액을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감사 과정에서 정리된 지출결의서, 계약서, 거래내역, 관계자 진술은 이후 수사기관이 배임 혐의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로 그대로 넘어갑니다. 감사 단계에서 소명자료를 어떻게 정리해두느냐가, 사건이 수사의뢰로 넘어간 이후의 방향을 사실상 결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의 부적정 판단과 배임죄의 성립은 별개이지만, 감사 자료는 그대로 수사 자료로 이어집니다.


3. 예산 목적 외 사용과 수의계약 몰아주기가 대표적인 배임 유형으로 지적됩니다

예산 항목을 바꿔 쓰거나 특정 업체에 계약을 몰아주는 관행이 배임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위탁운영기관에 대한 감사·수사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유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인건비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을 시설 개보수비나 행사비 등 다른 항목으로 임의 전용하는 경우, 특정 업체와 반복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해 사실상 이익을 몰아주는 경우, 실제 근무하지 않는 가족이나 지인을 허위로 등재해 인건비를 지급하는 경우입니다.

이 중 수의계약 몰아주기는 계약 자체가 위법이 아니더라도, 이사회나 운영위원회 등 내부 결재 절차 없이 대표자 단독으로 반복 체결했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배임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유사한 법리는 회사 자금을 절차 없이 임의로 처분한 사건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위탁운영기관에서도 마찬가지로, 정관이나 내부 규정이 정한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표자가 단독으로 예산 집행을 결정했다면, 그 자체가 통상 용인되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예산 목적 외 전용과 수의계약 몰아주기는 내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도 배임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4. 이득액과 보조금 목적 외 사용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유용 금액과 보조금 포함 여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 구간이 크게 벌어집니다.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위탁운영기관 대표처럼 업무상 임무로서 예산을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위탁운영기관이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이나 출연금을 지급받아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면, 배임·횡령과는 별도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문제됩니다. 거짓 신청 등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급받았다면 제4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정해진 용도 외로 사용했다면 제4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감사에서 드러나는 유용 금액은 대개 한 회계연도가 아니라 위탁 계약 기간 전체에 걸쳐 반복된 것이어서, 포괄일죄로 합산되면 소액이 누적돼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5. 감사 이후 수사의뢰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소명자료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위탁운영기관에 대한 배임 사건은 통상 ①지자체 자체감사 또는 특정감사에서 부적정 사항이 확인되고 시정요구·재정조치가 내려지는 단계 → ②감사 결과가 지방의회 의결이나 지자체장 판단을 거쳐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되는 단계(관할 시설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③경찰 조사 이후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감사 결과 통보를 받았거나 수사의뢰 사실을 알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위수탁계약서와 정산 지침을 확인해 문제가 된 지출이 계약과 지침이 정한 절차·항목 범위 안이었는지부터 대조합니다.

  2. 감사에서 지적된 지출 건별로 지출결의서·견적서·계약서·완료보고서를 모아 목적과 절차상 정당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3. 보조금이 포함돼 있다면 교부결정통지서와 실제 집행 내역을 비교해 목적 외 사용 여부를 별도로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탁운영기관 예산 문제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감사 단계의 소명과 형사 대응 전략을 함께 검토해 불필요한 확대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위탁운영기관 대표는 감사 지적을 받아도 “행정절차니까 소명하면 끝날 것”이라 생각하다가, 시정요구를 넘어 수사의뢰까지 이어지고 나서야 대응에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산을 집행한 위탁운영기관 대표 입장에서는 감사 지적 하나하나에 대해 계약과 지침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면 예산 오남용을 의심하는 지자체나 이용 주민 입장에서도, 단순한 행정적 미비와 배임에 해당하는 임무위배행위는 구분해서 접근해야 실제 책임 소재가 명확해집니다.

저는 위탁운영기관의 예산 집행을 방어하는 쪽과, 반대로 지자체를 대리해 문제를 제기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감사 지적사항이 어떻게 형사사건으로 확대되는지, 또 어떤 소명이 실제로 받아들여지는지를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감사 결과 통보서를 받은 지금이, 형사책임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감사에서 ‘부적정’ 통보만 받았는데, 이것만으로 형사처벌을 받나요?

A. 아닙니다. 감사의 부적정 판단은 계약·지침 위반 여부를 다루는 행정적 판단이고, 배임죄는 임무위배행위·손해·고의가 별도로 입증돼야 성립합니다. 다만 감사 자료가 수사 자료로 그대로 이어지므로 소명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Q. 위탁계약이 이미 종료됐는데도 배임 책임을 질 수 있나요?

A. 질 수 있습니다. 배임죄는 계약 존속 여부가 아니라 문제된 행위 당시 사무처리자 지위에 있었는지로 판단하므로, 위탁계약이 끝난 뒤에도 계약 기간 중 행위에 대해 수사·기소될 수 있습니다.

Q. 특정 업체와 계속 거래했는데, 그것만으로 배임이 되나요?

A. 거래 자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만 이사회·운영위원회 등 내부 결재 절차 없이 대표자 단독으로 반복 체결했고, 시세보다 불리한 조건이었다는 사정이 더해지면 배임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Q. 목적 외로 쓴 예산을 나중에 전액 반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대법원은 사후 반환·변상 의사가 있었더라도 불법이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반환 여부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형사 절차와 별개로 위탁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절차와 위탁계약 해지·재위탁 심사는 별개 절차로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 형사 대응과 함께 계약 관계 대응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Q. 감사 결과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부터 선임해야 하나요?

A. 통보를 받은 즉시가 가장 좋습니다. 소명 단계에서 준비한 자료가 이후 수사·기소 여부를 좌우하며,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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