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사회복지법인이나 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받은 후원금 관리 문제로 대표이사나 시설장이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후원자·이사·감사 중 누군가가 자금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대표이사·시설장분들 중에는 “복지관 운영에 필요해서 쓴 돈인데 무슨 문제냐”, “이사장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돈이다”라는 생각으로 후원금 계좌를 운용해온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소를 당하고 나서 “목적사업에 다 썼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방식이다”라고 항변해도, 지출 근거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그 항변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불법영득의사가 실제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그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가 갖춰졌는지를 엄격히 구분해 판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이라는 공익적 성격이 있다고 해서 형사처벌의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회계상의 흠결이나 절차 미비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사회복지법인의 후원금 유용으로 업무상횡령 고소를 당했을 때 어떤 법리를 기준으로 방어를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실무 절차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사회복지법인의 후원금은 대표자 개인의 돈이 아니라 법인에 귀속되는 재산입니다
후원금을 관리하는 대표이사·시설장은 법인을 위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45조는 사회복지법인의 대표이사와 시설의 장이 대가 없이 받은 후원금품의 수입·지출 내용을 공개하고 그 관리에 명확성을 확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후원금이 대표자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법인에 귀속되는 재산이라는 전제에서 나온 규정입니다.
실무에서는 “후원금 통장을 내가 관리하니 내 돈이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으로 개인 생활비, 다른 사업 투자금, 친인척 인건비 명목 등으로 후원금을 전용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후원금 관리 업무를 맡은 사람은 형법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고, 그 지위에서 벗어난 처분은 형사 문제로 이어집니다.
정관과 사업계획서로 정해진 목적사업 범위를 벗어나 후원금을 사용했다면, 그 사용행위 자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법리는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는 다른 기관 자금 사건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사립학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을 적법한 교비회계의 세출에 포함되는 용도, 즉 당해 학교의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것이 되어 그로 인한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도6482 판결).
후원금 역시 사회복지사업법과 정관으로 목적이 엄격히 제한되는 자금이라는 점에서, 목적 외 사용에 관한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산이나 사전 승인 없이 후원금을 개인 용도로 쓰면, 법인 재산을 보관하는 지위를 벗어난 처분이 됩니다.
2. 절차상 흠결과 형사상 횡령은 서로 다른 문제이고, 이 구분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영수증 미비나 보고 지연은 과태료 사안이지, 그 자체로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58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은 제45조에 따른 후원금 영수증 발급, 수입·사용결과 보고 등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후원금 관리 절차를 다소 소홀히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칙적으로 행정적 제재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반면 형법 제355조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자금 관리 업무를 맡은 자가 그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횡령했다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한 업무상횡령이 적용됩니다.
이 둘을 가르는 핵심은 불법영득의사, 즉 법인 재산을 마치 자기 소유물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불법영득의사에 관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다시 말해 지출 절차가 다소 미흡했더라도, 실제로 그 자금이 법인의 목적사업을 위해 쓰였다면 애초에 자기 소유물처럼 처분하려는 의사 자체가 없었다는 방어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절차를 다 갖췄더라도 실제 사용처가 목적사업과 무관하다면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절차 흠결은 과태료로 다스려질 문제이고, 형사처벌 여부는 실제 사용처와 불법영득의사로 갈립니다.
3. 실제로 목적사업에 사용됐다면 애초에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것이 핵심 방어 논리입니다
회계 처리가 다소 부정확했다는 사정만으로 유죄가 추단되지는 않습니다.
검찰이 업무상횡령 혐의를 입증하려면 후원금이 법인의 목적사업이 아닌 다른 용도로 흘러갔다는 점, 그리고 그 사용에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이는 사회복지법인 사건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노동조합의 조합원 복지 예산 집행이 문제 된 사건에서, 회계장부상 금액이 실제 지출 내역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1심에서 업무상횡령 유죄가 선고됐지만, 2심은 그 조합의 회계장부가 애초부터 실제 잔액과 계속 맞지 않았던 사정에 주목해 특정 시점의 장부상 차액만으로는 횡령을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도18330 판결). 회계가 다소 부실했다는 사정과 실제로 돈을 빼돌렸다는 사정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사회복지법인 후원금 사건에서도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후원금이 시설 운영비, 이용자 지원, 행사비 등 정관상 목적사업에 실제로 쓰였다는 사실을 지출증빙·거래내역·수혜자 확인 등으로 소명할 수 있다면, 회계 처리상의 미비점만으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회계가 다소 부정확했다는 사정과, 실제로 후원금을 빼돌렸다는 사정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4. 유용 금액과 반복 여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소액이라도 반복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으로 인정되는 경우,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 규모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무거워지며,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은 매달 일정한 후원금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구조인 만큼, 소액이라도 여러 달에 걸쳐 유용됐다면 포괄일죄로 묶여 합산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까지 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수십만원 단위였더라도 수년간 누적되면 형량 구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유용 경위, 실제 목적사업 사용 비율, 반환·정산 여부는 성립 자체보다는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목적사업에 쓴 부분과 사적으로 유용된 부분을 구분해 소명하는 것이 형량을 낮추는 데도 중요합니다.
5. 고소장 접수부터 수사·기소까지, 초기에 확보하는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정관·이사회 회의록·집행품의서를 먼저 정리해야 방어의 뼈대가 만들어집니다.
사회복지법인 후원금 유용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법인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후원금 유용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관, 사업계획서, 이사회 회의록에서 해당 지출이 목적사업 범위와 승인 절차에 부합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후원금 계좌의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지출 시점·금액·명목을 정리하고, 지출품의서·세금계산서·영수증 등 증빙을 대조합니다.
지출된 자금이 실제로 시설 운영·이용자 지원 등 목적사업에 쓰였는지를 수혜자 확인서, 계약서, 사진 자료 등으로 뒷받침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회복지법인 자금 문제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회복지법인 후원금 문제는 “공익적인 일을 하다 생긴 일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원금 유용을 의심하는 이사·후원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문제 제기보다, 어떤 자료가 실제 유용을 뒷받침하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통장 내역과 지출 증빙이 목적사업과 어긋나는 지점이 분명할수록 고소 이후 절차도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후원금 사용을 의심받는 대표이사·시설장 입장에서도 “법인을 위해 썼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지출 목적, 승인 절차, 수혜 내역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뒷받침되는지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후원금·법인 자금을 관리해온 쪽과 그 사용을 문제 삼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회계 자료도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후원금을 시설 운영비 등 법인 목적사업에 썼는데도 업무상횡령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정관과 이사회 결의에 따라 목적사업 범위 안에서 지출됐다는 사실을 소명할 수 있다면 처벌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다만 지출 근거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개인 유용으로 의심받을 수 있어 증빙 확보가 중요합니다.
Q. 후원금 사용보고를 늦게 했거나 영수증을 못 챙겼다면 그것만으로 형사처벌을 받나요?
A. 아닙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45조 관련 의무 위반은 원칙적으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고, 형사처벌은 별도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돼야 성립합니다.
Q. 이사회 승인 없이 후원금을 지출했다면 그 자체로 횡령이 되나요?
A. 이사회 승인 절차 누락은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지출 목적과 사용처가 정당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Q. 얼마 이상 유용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나요?
A. 합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소액이라도 반복되면 포괄일죄로 합산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Q. 후원금 유용 의혹을 받았을 때 돈을 반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반환 자체가 불법영득의사를 지우지는 못합니다. 다만 애초에 유용 사실 자체가 없었음을 밝히는 것과, 사후 반환·정산은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Q. 경찰 조사를 통보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부터 필요한가요?
A. 첫 조사 전부터 필요합니다. 초기 진술에서 지출 경위를 정확히 소명하지 못하면 이후 뒤집기가 어렵고, 이득액이 큰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도 있어 사전 준비가 중요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