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법원에서 '구상금 지급명령'이나 '지급명령서'가 도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그때서야 다른 가족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지급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상속포기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시점에 상속인이 되었는지, 지금 어떤 절차를 밟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지급명령을 받은 뒤에도 상속포기가 가능한지, 그리고 실무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지급명령 받은 후에도 상속포기 가능한가요?
많은 분들이 법원에서 지급명령서를 받으면 이미 채무를 확정받은 것이므로 더 이상 상속포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급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상속포기가 당연히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후순위 상속인인 형제자매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배우자나 자녀 등 선순위 상속인이 모두 상속을 포기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법원에서 지급명령이나 승계집행문을 송달받으면서 처음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망인이 사망한 날'이 아니라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이 상속포기 기간의 기준이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다만 지급명령을 받았다고 안심해서도 안 됩니다.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과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신청 기간은 각각 별도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이미 집행 절차가 시작된 경우에는 민사절차와 가정법원 절차를 함께 대응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급명령을 받았다면 단순히 상속포기가 되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현재 내게 남아 있는 법적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부터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인의 형제자매는 언제부터 상속포기 기간이 시작되나요?
상속포기는 원칙적으로 상속이 개시된 사실과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후순위 상속인인 형제자매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사실만으로 곧바로 상속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선순위 상속인 전원이 상속을 포기해야 비로소 상속인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직계가족의 상속포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급명령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도 후순위 상속인의 숙려기간은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이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언제 상속인이 되었는지에 대한 입증이 매우 중요합니다.

법원에서 보정명령을 받았다면 무엇을 제출해야 하나요?
보통 지급명령을 받은 후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바로 강제집행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급명령을 받으면 이의신청을 통해 금전 지급과 관련해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게 됩니다.
그런데 지급명령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더라도, 법원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실제로 신청했는지 자료를 제출하라'는 보정명령을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가장 흔한 실수는 '곧 신청할 예정'이라는 의견서만 제출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관할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심판청구를 접수한 뒤, 접수증이나 사건번호, 진행 상황을 보정서와 함께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정기간은 보통 매우 짧기 때문에, 지급명령 사건과 가정법원 절차를 함께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속포기와 특별한정승인은 언제 선택이 달라질까요?
상담 현장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일부에서는 승계집행문이 나왔으니 무조건 특별한정승인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다른 견해에서는 일반 상속포기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두 제도는 적용되는 상황이 다릅니다.
일반 상속포기는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숙려기간 내에 신청하는 제도이고, 특별한정승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뒤늦게 알게 된 경우 문제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지급명령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어느 절차가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후순위 상속인이 된 경위, 지급명령이 송달된 시점, 이미 진행된 집행 절차, 법원이 요구하는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가장 적절한 대응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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