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정리하며 못 받은 투자금, 반환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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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 정리하며 못 받은 투자금, 반환받을 수 있을까 

김강희 변호사


동업 정리하며 못 받은 투자금, 반환받을 수 있을까


사건 개요


지인이 시작한 사업에 몇천만 원, 많게는 억대의 돈을 건넨 뒤 "같이 하는 셈 치자"는 말만 믿고 별다른 계약서 없이 지내온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처음엔 동업이든 투자든 사이가 좋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업이 기울거나 사람 사이가 틀어지고 나서야 터집니다. 돈을 건넨 쪽은 "내 돈을 돌려달라"고 하고, 받은 쪽은 "그건 사업에 넣은 투자금이었고 지금 회사가 적자이니 돌려줄 게 없다"고 버팁니다.

실제로 이런 상담을 해 보면, 처음에 오간 대화는 대부분 말뿐이었고 남은 것은 계좌이체 내역 몇 줄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돈을 "빌려준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과 "같이 투자한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의 기억이 서로 다르게 굳어 있는 것도 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돈이 법적으로 대여금인지 조합의 출자금인지를 먼저 가리지 않고서는 반환청구의 승패를 논할 수 없습니다. 이름을 무엇으로 불렀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원금 손실의 위험을 누가 부담하기로 했는지가 성격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오간 돈이 소비대차(대여금)인지 조합의 출자금인지의 법적 성격입니다. 둘째, 출자금으로 판단될 경우 동업관계 자체가 민법상 조합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관계를 정리할 탈퇴·해산의 사유가 인정되는지입니다. 셋째, 정산 시점에 조합재산이 흑자인지 적자인지입니다. 넷째, 지분을 얼마로 계산할지, 즉 지분비율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맞물려 있습니다. 첫 단계에서 대여금으로 인정되면 원금과 약정 이자를 그대로 청구할 수 있는 반면, 조합 출자금으로 굳어지면 사업이 적자인 이상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법정에서의 논리보다, 거래 초기부터 어떤 자료를 남겨 두었는가에서 사실상 승패가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오간 돈을 '대여금'으로 구성해 원금 회수의 길을 여는 방법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그 돈에 원본 손실위험에 관한 약정이 있었는가입니다. 대법원은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는 쪽에 그 성격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으므로(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42538 판결), 막연히 "빌려준 돈"이라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원본 손실위험을 누가 부담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원금 반환이 약속되어 있었고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정해진 수익을 지급받았다면 대여금 쪽으로 기울고, 사업이 잘 안되면 원금도 못 받을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다면 투자(출자)금 쪽으로 기웁니다. 변제기와 이자율을 정한 문자·카카오톡, 차용증 유사 메모 등 원금 반환을 전제로 한 대화 기록을 최우선으로 확보합니다.

2) 지급받은 돈의 성격이 '확정 수익'이었는지를 증거로 남깁니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사업 실적과 무관하게 규칙적으로 받아 왔다면 이는 이자에 가깝고, 반대로 매출에 따라 들쭉날쭉했다면 손익분배에 가깝습니다. 계좌 입출금 내역을 시기별로 정리해 수익금의 규칙성·고정성을 드러내고, 여기에 더해 돈을 건넨 경위와 동기, 상대방과 주고받은 대화의 전체 맥락까지 함께 정리해 대여의 의사가 있었음을 뒷받침합니다.

3)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조합원 지위를 배제합니다.

돈을 준 사람이 사업자등록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사업용 계좌에 접근 권한이 없었으며, 인력 채용이나 거래처 결정 같은 경영 사항에 관여한 적이 없다면, 공동사업을 경영할 의사(조합의 본질적 요소)가 없었다는 정황이 됩니다. 이런 사실관계를 갖추어 두면 상대방이 "동업이었다"고 항변하더라도 그 주장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조합관계로 인정되는 경우 — 탈퇴와 정산의 절차를 밟는 방법


반대로 공동사업 경영의 의사와 손익분배 약정이 뚜렷해 민법상 조합관계로 굳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는 원금 반환이 아니라 탈퇴로 인한 지분 계산이라는 전혀 다른 틀로 접근해야 합니다.

1) 임의탈퇴 또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해산청구로 관계를 정리합니다.

조합계약에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언제든 임의탈퇴가 가능하고(민법 제716조), 상대방에 의해 동업관계에서 사실상 배제되었거나 신뢰관계가 깨져 공동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면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탈퇴·해산청구도 가능합니다(민법 제716조 제2항, 제720조). 다만 대법원은 2인으로 구성된 조합에서 한 명이 탈퇴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이 해산·청산되는 것이 아니라 잔존자의 단독사업으로 유지되고, 탈퇴자는 탈퇴로 인한 계산만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9다207851 판결). 관계 정리의 형식부터 정확히 짚어야 다음 단계가 헛수고가 되지 않습니다.

2) 지분은 실제 출자액이 아니라 손익분배 비율로 계산됨을 전제로 청구액을 설계합니다.

탈퇴 조합원의 지분은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를 금전으로 평가해 계산합니다(민법 제719조 제1항, 제2항). 이때 지분비율은 실제로 누가 얼마를 더 냈는지가 아니라 조합 내부에서 약정한 손익분배 비율이 기준이 됩니다. 대법원은 한쪽이 추가로 현금을 출자하거나 운영을 더 많이 담당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애초 약정한 손익분배 비율과 달리 지분비율을 정할 '특별한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습니다(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2다285523, 2022다285530 판결). 따라서 처음 약정한 손익분배 비율을 문자·정산합의서 등으로 미리 확보해 두어야, 상대방이 "내가 더 많이 넣었다"는 주장으로 지분을 깎으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습니다.

3) 조합재산 상태를 직접 증명해 정산금을 확보합니다.

지분환급을 주장하는 쪽이 조합재산의 상태, 즉 탈퇴 당시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이 흑자라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을 집니다(위 2019다207851 판결). 사업용 통장 거래내역, 재고·설비 등 자산 목록, 미수금과 미지급금 현황을 직접 수집하고, 임의로 확인이 안 되면 장부열람·등사청구나 문서제출명령 등 법적 절차로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반대로 재산상태가 실제로 적자라면 지분은커녕 출자금 자체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점검해, 무리한 청구로 시간과 비용만 소모하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결론


동업이 틀어지고 나면 사람들은 흔히 "돈을 돌려달라"는 결론부터 앞세웁니다. 그러나 그 돈이 대여금인지 조합의 출자금인지에 따라 청구의 근거와 성패, 심지어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까지 완전히 달라집니다. 관계가 좋을 때는 사소해 보였던 문자 한 통, 계좌이체 메모 한 줄이 정작 갈라서는 순간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지금 동업이나 투자 관계를 정리하려는 상황이라면, 그 돈의 성격을 어느 쪽으로 구성할 수 있는지, 어떤 자료가 이미 남아 있고 무엇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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