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자금을 빼돌리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임원을 업무상배임으로 고소했는데, 정작 회사가 입은 손해는 그대로 남아 있어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처벌은 임원을 처벌해 달라는 절차일 뿐, 빠져나간 돈이 자동으로 회사 금고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수사가 시작되면 임원은 부동산을 팔고 예금을 옮기며 재산을 빼돌리기 시작하는데, 민사소송으로 판결을 받을 때쯤이면 이미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은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피해 회사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임원의 재산을 판결 전에 묶어 두는 가압류입니다. 이 글에서는 업무상배임 피해 회사가 임원의 재산을 가압류해 손해를 실제로 회수하기까지, 어떤 법적 근거로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형사고소와 별개인 민사 손해회수 — 두 갈래로 움직여야 한다
업무상배임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형사절차의 목적은 국가가 범죄를 처벌하는 데 있지 회사에 돈을 돌려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임원이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그 벌금은 국고로 들어갈 뿐, 회사가 입은 손해가 회사 계좌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실제로 손해를 회수하려면 임원을 상대로 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라는 별개의 트랙을 밟아야 합니다. 형사와 민사는 목적도, 증명의 정도도, 담당 기관도 다른 두 개의 절차라는 점을 먼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두 트랙은 별개이지만 실무에서는 서로 맞물려 돌아갑니다. 형사고소로 확보되는 수사기관의 계좌추적 결과와 압수된 회계자료는 민사에서 손해액과 자금 흐름을 입증하는 유력한 자료가 되고,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민사 법원도 그 사실인정을 사실상 존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형사판결을 기다리는 사이 임원의 재산이 사라지면 민사에서 이겨도 받을 것이 없으므로, 회사는 형사고소와 나란히 민사 회수 절차, 그중에서도 재산을 묶는 가압류를 서둘러야 합니다.
형사 유죄판결은 임원을 처벌할 뿐이고, 회사가 빠져나간 손해를 실제로 돌려받으려면 민사 손해배상이라는 별도의 회수 트랙을 반드시 함께 밟아야 한다.
임원의 손해배상책임 근거 — 상법 제399조와 불법행위
임원이 회사에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법적 근거는 그 임원의 지위에 따라 갈립니다. 이사로 등기된 임원이라면 상법 제399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어, 배임행위는 전형적인 임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이 책임은 위임관계에서 나오는 채무불이행 책임으로 보아 소멸시효가 10년으로, 3년의 단기 시효가 적용되는 일반 불법행위보다 회사에 유리합니다.
반면 이사로 등기되지 않은 집행임원·비등기임원이나 일반 직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됩니다. 이때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배임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으로, 안 날부터의 기간이 짧으므로 시효 관리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어느 근거에 의하든 회사는 임원의 배임행위, 그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 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하며, 앞서 본 형사 수사자료가 이 증명의 핵심 재료가 됩니다.
등기이사는 상법 제399조(시효 10년), 비등기임원·직원은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안 날부터 3년)로 나뉘므로, 청구 근거와 시효부터 확정해야 한다.
왜 판결보다 가압류가 먼저인가 — 재산의 사전 동결
민사 손해배상 소송은 1심만 해도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리고, 임원이 다투면 항소심까지 몇 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사이 임원이 부동산을 처분하고 예금을 인출하며 재산을 빼돌린다는 점입니다. 어렵게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도 임원 명의로 남은 재산이 없으면 그 판결문은 강제집행할 대상이 없는 종이에 불과해집니다. 그래서 회사는 소송에서 이기는 것 못지않게, 이길 때까지 임원의 재산이 그대로 남아 있도록 미리 묶어 두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때 쓰는 제도가 가압류입니다. 민사집행법 제276조는 가압류를 금전채권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정하고, 제277조는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집행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때 가압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가압류 결정이 내려지면 임원은 그 재산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처분을 하더라도 회사에 대항할 수 없게 되어, 사실상 재산이 동결됩니다. 배임 임원처럼 재산 은닉 정황이 뚜렷한 상대일수록 보전의 필요성은 비교적 쉽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가압류는 판결을 받기 전에 임원의 재산을 미리 동결해, 오랜 소송 끝에 이겨도 집행할 재산이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장치다.
무엇을 가압류할 수 있나 — 부동산·예금·매출채권
가압류는 임원 명의의 거의 모든 재산을 대상으로 할 수 있고, 대상마다 절차와 효과가 다릅니다. 부동산은 가압류 등기를 통해 묶고, 예금·매출채권·임차보증금 같은 채권은 제3채무자(은행·거래처·임대인)에게 결정문을 송달함으로써 그 지급을 막습니다. 승용차나 사무집기 같은 유체동산, 임원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이나 출자지분도 가압류 대상이 됩니다. 어느 재산을 노릴지는 회수 가능성과 집행 난이도를 함께 따져 정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회수 효과가 확실한 순서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래는 각 대상의 특성과 유의점입니다.
부동산 — 가압류 등기로 처분을 막음. 선순위 담보가 많으면 실익이 줄어드니 등기부상 근저당 규모를 먼저 확인.
예금채권 — 은행에 송달되는 즉시 인출이 막혀 효과가 빠르지만, 잔액이 적거나 계좌를 옮기면 헛치기 쉬움.
매출채권·임차보증금 — 임원이 다른 회사나 거래처에서 받을 돈, 거주지 보증금 등을 묶음. 제3채무자 특정이 관건.
급여채권 — 임원이 다른 곳에서 받는 급여. 다만 민사집행법 제246조에 따라 일정 부분은 압류·가압류가 금지되어 실효성이 제한됨.
유체동산·자동차·주식 — 환가 가치가 있으면 대상이 되나, 보관·감정 등 집행 비용과 실익을 비교해 결정.
가압류 신청 절차와 담보 — 소명자료와 공탁
가압류는 법원에 신청서를 내면서 두 가지, 즉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피보전권리는 회사가 임원에게 가지는 손해배상채권으로, 배임행위를 뒷받침하는 이체내역·회계장부·품의서·형사 고소장과 수사자료 등으로 소명합니다. 보전의 필요성은 지금 묶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집행이 어렵다는 사정으로, 임원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명의를 옮기는 정황을 함께 제시하면 인정받기 쉬워집니다. 소명은 본안처럼 엄격한 증명까지는 아니지만, 자료가 부실하면 기각되므로 처음부터 촘촘히 준비해야 합니다.
법원은 가압류로 인해 임원이 부당하게 손해를 볼 가능성에 대비해, 민사집행법 제280조에 따라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가압류를 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담보는 현금을 공탁하거나 보증보험회사와 지급보증위탁계약을 맺어 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고, 담보 액수는 대상 재산의 종류와 청구금액에 따라 정해집니다. 담보를 제공하고 결정이 나면 부동산은 등기, 채권은 제3채무자 송달로 곧바로 집행되는데, 가압류는 상대가 눈치채기 전에 신속히 이뤄져야 효과가 크므로 결정과 집행 사이의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실무의 요령입니다.
1단계 신청 — 관할 법원에 가압류신청서 제출, 피보전권리·보전 필요성 소명자료 첨부.
2단계 담보제공명령 — 법원이 정한 담보를 현금 공탁 또는 지급보증위탁계약(보증보험)으로 제공.
3단계 결정·집행 — 부동산은 가압류 등기, 채권은 제3채무자 송달, 유체동산은 집행관 집행.
4단계 본안 제기 — 결정 후 지체 없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집행권원 확보로 연결.
임원 재산을 어떻게 찾나 — 형사기록·재산명시·재산조회
가압류를 하려면 묶을 재산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하는데, 임원이 협조할 리 없으므로 재산 파악이 실무의 큰 관문입니다. 판결 전 단계에서는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 열람으로 명의 부동산과 담보 상태를 확인하고, 임원이 관련된 법인의 등기와 재무자료로 지분·거래 관계를 추적하며, 형사고소를 병행한 경우 고소인 자격으로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해 계좌추적 결과와 자금 흐름을 확보하는 방법을 활용합니다. 배임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형사 수사기관의 계좌추적이 가장 강력한 단서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안 소송에서 승소해 확정판결이라는 집행권원을 얻은 뒤에는 훨씬 강력한 재산 파악 수단이 열립니다. 민사집행법 제61조의 재산명시 절차로 임원 스스로 자기 재산 목록을 법원에 제출하고 선서하게 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하면 감치 등의 제재가 따릅니다. 나아가 민사집행법 제74조의 재산조회를 통해 법원이 금융기관·공공기관에 임원의 예금·부동산·자동차 등을 직접 조회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수단들은 집행권원을 전제로 하므로, 그전 단계인 가압류에서는 스스로 확보한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판결 전 가압류 단계에서는 등기·법인자료·형사 수사기록으로 재산을 찾고, 승소 후에는 재산명시·재산조회라는 강제 수단이 열린다.
가압류 후 본안까지 — 손해배상·배상명령과 부당가압류 위험
가압류는 어디까지나 재산을 임시로 묶어 두는 보전처분일 뿐, 그 자체로 돈을 받아 내는 절차가 아닙니다. 회사는 가압류에 이어 반드시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고, 그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삼아 앞서 묶어 둔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환한 뒤 경매·추심 등 강제집행으로 실제 회수를 완결합니다. 가압류만 해 두고 본안을 제때 제기하지 않으면 임원의 신청으로 가압류가 취소될 수 있으므로, 가압류 직후 본안 소송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형사절차를 활용하는 회수 방법도 있습니다. 업무상배임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른 배상명령 대상범죄에 포함되어,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법원에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유죄판결과 함께 손해배상까지 명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별도 민사소송 없이 신속하고 비용도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상책임의 유무나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면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되어 결국 민사소송으로 돌아가야 하므로, 손해액 다툼이 복잡한 사안에서는 처음부터 민사 본안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압류에는 회사가 지는 위험도 따릅니다. 나중에 본안에서 회사가 패소하거나 청구가 과다했던 것으로 드러나면, 부당한 가압류로 임원이 입은 손해를 회사가 배상해야 할 수 있고 그 배상은 앞서 제공한 담보에서 우선 충당됩니다. 따라서 청구금액을 부풀려 무리하게 광범위한 재산을 묶기보다는, 소명 가능한 손해액의 범위 안에서 회수 실익이 큰 재산을 선별해 가압류하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가압류는 반드시 본안 소송과 강제집행으로 이어져야 회수가 완결되며, 청구가 과다하면 부당가압류로 회사가 오히려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고소로 업무상배임 유죄가 나오면 빼돌린 돈은 자동으로 돌려받나요?
A. 아닙니다. 형사판결은 임원을 처벌하는 것이고, 회사가 손해를 회수하려면 손해배상 청구라는 민사절차를 별도로 밟아야 합니다. 다만 형사재판 중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유죄판결과 함께 배상을 명하도록 할 수 있어, 이 경우에는 형사절차 안에서 회수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배임을 저지른 사람이 등기이사가 아니어도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등기이사라면 상법 제399조가, 집행임원·비등기임원이나 일반 직원이라면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이 근거가 됩니다. 다만 불법행위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근거에 따라 시효 관리를 달리해야 합니다.
Q. 가압류를 하려면 먼저 소송에서 이겨야 하나요?
A. 아닙니다. 가압류는 판결 전에 재산을 묶어 두는 보전처분이라, 손해배상채권의 존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하는 정도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압류만으로 돈을 받는 것은 아니므로, 이어서 본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확정판결을 받아야 실제 회수로 이어집니다.
Q. 배임을 저지른 임원이 아직 대표이사 자리에 있으면 누가 회사를 대표해 소송하나요?
A.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때에는 상법 제394조에 따라 감사가 회사를 대표합니다. 감사조차 소 제기를 하지 않으면, 일정 지분을 가진 소수주주가 상법 제403조의 대표소송으로 회사를 대신해 그 임원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Q. 임원이 재산을 미리 배우자나 친척 명의로 돌려놓았다면 회수는 불가능한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손해배상채권을 해할 목적으로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사해행위취소)으로 그 이전을 취소하고 재산을 임원 명의로 되돌린 뒤 집행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요건이 까다로워 개별 사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Q. 가압류를 위해 낸 담보(공탁금)는 나중에 돌려받나요?
A. 본안에서 승소해 확정되면 담보취소 절차를 거쳐 공탁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본안에서 지거나 청구가 과다했던 것으로 드러나면, 부당한 가압류로 임원이 입은 손해를 그 담보에서 배상하게 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청구 범위를 신중히 잡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업무상배임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실제로 회수하는 일은, 임원을 처벌받게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싸움입니다. 형사고소로 처벌과 수사자료를 확보하면서, 그와 나란히 임원의 재산을 가압류로 묶고, 손해배상 본안 소송으로 집행권원을 얻어, 강제집행으로 마무리하는 일련의 흐름을 처음부터 하나의 계획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재산 은닉이 시작되기 전에 가압류를 선점하는 속도가 회수의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근거로 청구할지, 어떤 재산을 어떤 순서로 묶을지, 담보와 부당가압류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사안마다 크게 달라집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 임원의 배임으로 손해를 입은 회사라면, 재산이 흩어지기 전에 서둘러 권리관계와 재산 상황부터 점검해 회수 전략을 세우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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