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늘어난 만큼 다 배임 이득액일까?
계약금 늘어난 만큼 다 배임 이득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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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늘어난 만큼 다 배임 이득액일까? 

이상협 변호사

배임 사건에서 이득액 1원 차이로 형량이 완전히 뒤바뀌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5억 원입니다.

  • 50억 원 이상 →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1호: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 같은 항 제2호: 3년 이상 유기징역

  • 5억 원 미만 → 형법 제356조 업무상배임: 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차이가 보이시죠. 특경법이 걸리면 하한이 3년입니다. 반면 형법 업무상배임은 하한이 없어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게다가 특경법은 이득액 이하의 벌금까지 병과할 수 있습니다.

이득액을 5억 위로 보느냐 아래로 보느냐 — 여기서 실형과 집행유예가 갈립니다.

이상협 변호사의 이력

[학력]

경찰대학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원 건설환경공학부(교통공학 전공) 졸업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경력]

법무법인(유) 광장

법무법인(유) 지평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경위

경찰대학 교무과 경위

법률사무소 신임 대표변호사

경찰청 소송대리인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 법률지원 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대법원: 이득액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형법상 배임죄는 이익이 얼마인지가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특경법 제3조는 이득액 5억/50억이 구성요건의 일부이고 형도 크게 가중됩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이렇게 요구합니다.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해서, 죄형균형 원칙(범죄와 형벌의 적정한 균형)과 책임주의 원칙(형벌은 책임에 비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라.

여기서 중요한 결론이 나옵니다.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특경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익은 있는데 얼마인지 모르겠다"면 형법상 배임죄로만 처벌됩니다.


손해도, 이익도 '전체적 재산가치'로 봅니다

두 번째 법리입니다.

배임죄에서 '손해를 가한다'는 것은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뜻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여기에 결정적인 한 문장을 붙입니다.

이 법리는 행위자나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손해를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로 보듯, 이익도 '전체적 재산가치의 증가'로 보라는 겁니다. 들어온 돈(매출)이 곧 이익이 아닙니다. 그 돈을 벌려고 나간 비용을 빼야 진짜 증가분이 나오죠. 이 대칭성이 다음 결론의 뿌리입니다.


핵심 — 계약금액 증가분이 곧 이득액은 아닙니다

지자체 물품 제조·구매계약에서 규격이나 사양을 바꾸면 제조단가나 수량이 달라져 소요비용도 변하는 게 통상적입니다. 그래서 지자체도 그에 상응해 달라진 금액으로 계약하죠.

그래서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했습니다.

공무원이 임무에 위배해 규격·사양을 부당하게 변경해 증가된 가격으로 제3자와 계약했더라도, 계약금액 증가분 전부가 제3자의 이익은 아니고, 증가분에서 그 변경으로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만 이득액이다.

공식으로 쓰면 이렇습니다.

이득액 = (정당한 계약금액보다 증가된 금액) − (규격 변경으로 통상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


실제 사건은 이랬습니다

지자체가 발주한 가동보 납품계약이었습니다. 단체장이 담당 공무원들에게 하천설계기준에 어긋나게 가동보 높이를 높이라고 지시했고, 규격이 상향되며 계약금액이 약 6억 1,000만 원 늘었습니다.

원심은 그 6억 1,000만 원 전부를 이득액으로 보고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했습니다.

대법원은 뒤집었습니다. 견적서에 높이가 올라가면 부품 수량이 늘고 단가가 오른다고 기재되어 있었으니, 계약금액 증가에 상응해 상대방 소요비용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통상적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만 이득액이라며 파기·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6356 판결).

주목할 건 배임죄 성립 자체는 그대로 인정됐다는 점입니다. 임무 위배도, 고의도, 지자체 손해도 유지됐습니다. 오직 '이득액을 어떻게 계산하느냐' 하나가 판결 전부를 파기시켰습니다.


"비용 자료를 안 냈으니 공제 못 한다"는 논리가 깨졌습니다

가장 실무적으로 중요한 대목입니다.

원심 논리는 이랬습니다. "상대방이 추가 비용을 지출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이상, 비용 증가분을 공제할 근거가 없다."

언뜻 타당해 보이죠. 그런데 대법원은 배척했습니다. 견적서에 수량 증가·단가 상승이 적혀 있었던 이상,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 자체는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미가 큽니다. 이득액은 검사가 증명해야 할 구성요건입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자료를 안 냈으니 증가분 전부를 이득액으로 본다"는 건 사실상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떠넘기는 것이죠. 대법원이 요구한 건 통상 예상되는 비용을 심리해서 공제하라는 것이지, 피고인이 입증 못 하면 불리하게 보라는 게 아닙니다.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 파기환송이지 무죄가 아닙니다. 뇌물과 직권남용은 상고 기각되어 유죄가 유지됐고, 배임죄 성립도 인정됐습니다. 파기된 건 이득액 산정 하나입니다.

  • 비용을 빼도 5억을 넘으면 특경법은 그대로입니다. "특경법을 피할 수 있다"가 아니라 "제대로 계산하라"는 취지입니다.

  • 설계기준을 어겨 예산을 낭비시킨 책임이 가벼워진 게 아닙니다.

  • 환송심에서 공제액이 크지 않다면 결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금 늘어난 만큼이 다 이득액인가요? 아닙니다. 증가분에서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을 공제한 나머지만 이득액입니다.

Q. 왜 비용을 빼나요? '손해'가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이듯 '이익'도 전체적 재산가치의 증가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출이 곧 이익은 아닙니다.

Q. 실제 지출을 입증해야 공제되나요?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비용 증가분이면 됩니다. 견적서상 수량 증가·단가 상승만으로도 인정됐습니다.

Q. 이득액을 계산할 수 없으면요? 특경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형법상 배임·업무상배임죄로만 처벌됩니다.

Q. 5억 문턱이 왜 중요한가요? 5억 이상이면 하한 3년 이상 유기징역, 미만이면 10년 이하 징역이라 하한이 없어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정리하며

이 판결은 형벌의 크기는 책임의 크기에 정확히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을, 이득액 산정이라는 장면에서 관철한 것입니다. 계약금이 6억 늘었다고 상대방이 6억을 벌었다고 단정하는 건 매출과 이익을 혼동하는 것이자 책임을 부풀리는 것이니까요.

배임 사건에서 많은 분들이 행위의 부당성을 다투는 데 힘을 쏟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형량을 가르는 건 종종 이득액이라는 숫자 하나입니다. "했느냐 안 했느냐"만큼이나 "얼마냐"가 중요하고, 때로는 그것이 전부입니다.

저는 배임·횡령 사건에서 이득액 산정의 적정성, 통상 비용의 공제, 산정 불가능성을 중심으로 다투어 왔습니다. 견적서·원가계산서·계약서·정산자료를 대조해 이득액의 구조를 재구성하고, 특경법 적용 자체를 다툴 지점을 찾아 드립니다. 배임 혐의로 수사나 재판을 앞두고 계시다면, 로톡 상담 요청 또는 아래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대법원 판결과 관련 법령·대법원 판례에 기초한 일반적 법률정보로, 등장인물·법인·지방자치단체는 익명 처리하였고 사실관계는 추상화하였으며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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