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퍼 서비스, 의전 차량, 공항 픽업·샌딩 —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사업 모델입니다. 구조는 대개 비슷합니다. 렌터카 업체가 차를 대고, 다른 업체가 운전기사를 붙이고, 계약 상대는 승객이 아니라 항공사나 호텔 같은 기업이죠.
사업자들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택시가 아니다. 렌터카 대여에 기사 알선을 결합했을 뿐이고, 법에도 외국인에게는 기사를 붙여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최근 한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어디까지가 적법한 '렌터카+기사'이고 어디부터가 무면허 택시인지 경계를 아주 구체적으로 그었습니다.
이상협 변호사의 이력
[학력]
경찰대학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원 건설환경공학부(교통공학 전공) 졸업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경력]
법무법인(유) 광장
법무법인(유) 지평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경위
경찰대학 교무과 경위
법률사무소 신임 대표변호사
경찰청 소송대리인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 법률지원 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법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제34조 제2항 본문 : 누구든지 렌터카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면 안 됨. 다만 제1호 — 외국인, 장애인, 65세 이상인 사람 등 임차인에게 알선하는 경우는 예외
제34조 제3항 : 자동차대여사업자는 사업용자동차로 유상 여객운송 금지, 누구든지 알선도 금지
제4조 제1항 / 제90조 제1호 : 면허·등록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경영 →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제90조 제7호 : 제34조 제3항 위반 →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사건 구조
한 운수업체가 외국 항공사와 '일등석·비즈니스석 승객 대상 서울지역 운송서비스 계약'을 맺고, 렌터카 업체·의전업체와 업무제휴를 했습니다. 항공사가 VIP 고객 정보를 넘기면, 제휴업체들이 렌터카와 기사를 투입해 인천공항과 서울·경기 호텔을 오가며 운송하고 건당 약 10만 원을 받았습니다. 주도 업체가 항공사로부터 받은 운송료만 약 57억 원이었습니다.
쟁점 1 — '외국인 기사 알선' 예외가 되나?
법원은 네 가지로 배척했습니다.
첫째, 승객은 '임차인'이 아닙니다. 예외 규정은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승객들은 운송서비스 이용자일 뿐 차를 빌린 사람이 아니었고, 업체는 항공사와 계약했을 뿐 승객과 대여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으며, 승객은 임대차상 권리·의무를 일절 부담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임차인이 누구인지도 몰랐습니다. 렌터카 업체 대표는 법정에서 "고객정보를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승객에게 차를 대여했다는 대여사업자가 정작 그 승객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사람과 대여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죠. 실제로는 렌터카 업체 → 의전업체에 장기렌트였고, 의전업체는 거리 비례 요금을 받으면서 렌터카 업체엔 월 정액 대여료를 냈습니다. 즉 임차인은 승객이 아니라 제휴업체였습니다.
셋째, 외국인에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이용했고, 업체는 국적 정보를 받지도 확인하지도 않았습니다. 피고인들 스스로 "내국인 10%", "코로나 이후 70:30"이라고 진술했고, 실제 내국인 고객도 확인됐습니다. 법원은 "외국인을 영업 대상으로 삼은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못박았습니다.
넷째, 요금 구조가 '운송'입니다. 운송거리·인원에 비례한 요금은 "대여계약에서는 이례적, 여객운송에서는 매우 일반적"이라는 것입니다.
쟁점 2 — 예약제 공항 픽업도 택시인가?
"1개 항공사와 계약해 특정 고객만, 공항 출도착만 담당했다. 배회영업도 안 했다"는 항변에, 법원은 여섯 가지로 답했습니다.
1. 제2조 제3호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에 그대로 해당합니다.
2. 승용·승합차 + 고용 기사 + 승객 운송 = 일반 택시와 같습니다. 공항이 한쪽 끝으로 고정돼도, 승객이 원하는 호텔을 오간 건 사업구역 내 운행계통 없는 운송 = 택시입니다.
3. '누구나 이용 가능'해야만 무면허 택시인 건 아닙니다. 일등석·비즈니스석 승객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했으니 특정인 한정도 아니고요.
4. 배회영업이 아니어도 택시입니다. "택시는 순항식(배회)으로도, 미리 예약한 손님을 찾아가는 호출식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
5. 요금을 제3자가 내도 택시입니다. "같은 차량으로 같은 방식의 유상 운송이라면, 승객이 직접 지불하지 않고 제3자가 대신 낸다는 사정만으로 택시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6. 핵심 — '면허제도 잠탈'이면 무면허입니다.
"반드시 면허 요건과 적법한 형태를 갖추어 경영하는 경우에만 무면허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형태를 띠고 있고 면허제도를 잠탈하는 것이라면 무면허 여객자동차운송사업으로 보아야 한다."
즉 "우리 모델은 법에 있는 어느 유형에도 안 맞는다"는 항변이 오히려 무의미해집니다. 법원은 여기에 경쟁 관계 잣대를 더했습니다. 이 서비스가 없었다면 승객들은 일반 택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으니, 적법한 택시와 같은 수요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고 곧 잠탈이라는 것입니다.
결과와 양형
주도 업체 대표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나머지는 벌금 1,200만~1,500만 원이었습니다.
양형 이유에 눈여겨볼 문장이 있습니다. 법원은 유리한 정상으로 "여객운송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모델이 등장하면서 위법·탈법·합법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대부분 이용자 편익을 증진하는 측면이 있어, 장래에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면허제도가 개편되거나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법원 스스로 회색지대임을 인정한 것이죠.
다만 불리한 정상도 분명했습니다. 장기간, 각 12억~15억 원대 운송료, 그리고 "법정에서조차 적법한 행위라 주장하며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회색지대라는 인식이 면책 사유는 아니지만 양형 사유는 됩니다.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1심이고 항소가 제기됐습니다. 확정된 판단이 아닙니다.
'렌터카+기사'가 전부 불법인 건 아닙니다. 외국인·장애인·65세 이상 임차인에게는 법이 명시적으로 허용합니다. 관광 목적 승합차 임차 등 다른 예외도 있습니다. 요건을 실질적으로 갖췄는지가 문제입니다.
진짜 외국인 임차인이 직접 렌터카 계약을 하고 그에게 기사를 알선했다면 결론은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렌터카에 기사를 붙이면 무조건 불법인가요? 아닙니다. 외국인·장애인·65세 이상 등 임차인에게는 허용됩니다. 단, 그 사람이 실제로 차를 임차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Q. 항공사·호텔과 계약해 승객을 태우면요? 계약 상대가 기업이고 승객은 임차인이 아니라 이용자라면 예외에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Q. 외국인만 태우면 괜찮나요? 그 외국인이 직접 대여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이어야 하고, 국적 확인 절차도 실제로 있어야 합니다.
Q. 예약만 받는데도 택시인가요? 그렇습니다. 택시는 호출식(예약)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Q. 요금을 회사가 내면 다른가요? 아닙니다. 제3자가 대신 낸다는 사정만으로 택시가 아니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정리하며
메시지는 명료합니다.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서비스의 실질을 본다.
외국인 예외는 "외국인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승객이 차를 빌린 적도 없고, 렌터카 업체는 승객이 누구인지도 모르며, 국적도 확인 안 하고, 요금은 거리에 비례한다면 — 그건 대여+알선이 아니라 여객운송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면허제도 잠탈 법리입니다. "법에 없는 새로운 모델"이라는 게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적법한 택시와 같은 수요를 놓고 경쟁하면서 면허만 안 받았다면, 그게 바로 잠탈이니까요.
모빌리티는 기술과 사업 모델이 법보다 빨리 움직이는 영역이라, "우리 모델은 법에 없는 새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위험합니다. 특히 수년 운영 후 적발되면 누적 매출 규모 자체가 불리한 양형 사유가 됩니다.
제가 계약서·요금 구조·고객 확인 절차·정산 흐름을 검토해 적법성의 경계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운송·의전·플랫폼 사업으로 조사를 받고 계시거나 사업 개시 전 검토가 필요하시다면, 로톡 상담 요청 또는 로톡 기재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판결과 관련 법령에 기초한 일반적 법률정보로, 등장인물·법인·항공사는 익명 처리하였고 사실관계는 추상화하였습니다. 해당 판결은 항소가 제기되어 확정되지 않았으며,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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