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빈 변호사입니다.
"계약할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야 전세사기라는 걸 알았습니다." "보증금은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이대로 다 날리는 건가요?" 전세사기 피해를 접한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사기 상황에서도 보증금을 지키고 회수할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다만 대항력을 지키는 조치를 얼마나 빨리 취하느냐, 어떤 절차를 함께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가 재산을 정리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등 상황이 불리해질 수 있고, 계약 당시에는 몰랐던 위험이 뒤늦게 하나둘 드러나면서 판단이 더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전세사기가 어떤 유형으로 벌어지는지, 보증금 반환 문제가 형사 절차와는 어떻게 다른 별개의 트랙인지, 전세사기특별법으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당장 무엇부터 지켜야 하는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네 가지를 각각 따로 두지 말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해야,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
"계약할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전세사기였어요. 보증금은 받을 수 있는 건가요?"
1. 전세사기 유형 — 깡통전세·이중계약 등
전세사기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공통점은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기 전이나 그 직후의 허점을 노린다는 것입니다. 계약할 당시에는 평범한 임대차로 보였던 집이, 알고 보니 아래와 같은 구조였던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깡통전세 — 근저당 등 선순위 채무가 이미 보증금을 초과한 상태로 계약이 이뤄져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순위에서 밀려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중계약 — 동일 주택을 여러 세입자에게 중복으로 계약해서, 먼저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세입자는 보증금을 지킬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 무자본 갭투자 —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만으로 주택을 매집한 뒤 방치해서, 애초에 집주인에게 돌려줄 자금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신탁·근저당 은닉, 바지사장 교체 — 계약 시 밝히지 않은 권리관계로 후순위가 되거나, 계약 이후 집주인 명의가 자력 없는 사람으로 바뀌어 책임 소재가 흐려지기도 합니다
이런 유형은 계약 당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만기 즈음 보증금 반환이 막히면서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기부·선순위 채권 현황을 미리 확인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정확한 권리관계부터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고,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이후 대응 방법도 달라집니다.
혼자 등기부를 보고 안심했다가 실제로는 계약 이후 근저당이 추가로 설정되거나 소유자가 바뀐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 시점의 등기부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권리관계를 다시 확인해야 정확한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민사(반환)와 형사(사기)는 별개 트랙
전세사기를 당하면 흔히 "고소부터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십니다. 그러나 보증금을 돌려받는 문제(민사)와 상대에게 사기죄 책임을 묻는 문제(형사)는 완전히 별개의 트랙이고, 어느 한쪽 결과가 다른 쪽 결과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 민사 트랙 — 임차권등기·가압류·보증금반환청구소송 등으로 실제 돈을 회수하는 절차로,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이 트랙입니다
- 형사 트랙 — 상대의 책임을 묻는 별도의 절차로, 이 절차의 진행 여부와 결과가 보증금 회수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 형사 절차만 기다리다 민사 시기 놓치면 손해 — 그 사이 상대가 재산을 처분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나중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어집니다
- 두 트랙 동시·독립 진행 가능 — 하나를 먼저 끝내야 다른 하나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함께 준비하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높입니다
형사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든, 보증금을 실제로 회수하려면 민사 절차를 별도로, 그것도 서둘러 진행해야 합니다. 형사 절차만 믿고 기다리는 태도로 시간을 흘려보내면, 그 사이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지킬 기회를 놓칠 수 있고, 회수 가능성 자체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문제를 형사 절차의 진행 상황에 맞춰 판단하려다, 정작 민사 절차에서 챙겨야 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두 절차는 목적과 판단 기준이 전혀 달라서, 처음부터 별도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3. 전세사기특별법 피해자 지원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적으로 문제 되면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되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피해자에게 별도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전세사기피해자' 인정 절차 존재 — 요건을 충족하면 이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 인정 여부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지원의 폭이 달라집니다
- 경·공매 절차 관련 지원, 금융 지원 등 활용 — 인정받으면 살고 있는 집이 경매·공매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 피해자 인정과 보증금 회수는 별도 병행 필요 — 인정을 받았다고 보증금이 자동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어서, 민사 절차는 그대로 별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 인정 요건·절차는 사안마다 확인 필요 — 계약 형태와 피해 규모에 따라 충족 여부가 달라지므로, 스스로 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다만 특별법상 지원은 보증금을 즉시 대신 돌려주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피해자 인정을 받는 동시에, 앞서 살펴본 민사 절차(임차권등기·가압류·소송)를 함께 준비해야 실제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인정 여부만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면 그 사이 회수 가능한 재산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피해자 인정 절차에만 집중하다가 정작 대항력 유지나 가압류처럼 시간이 생명인 조치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정 여부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보증금을 지키기 위한 절차는 별도로, 지금 바로 진행해야 합니다.
4. 대항력 보전·빠른 법적 대응
전세사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보증금이 매매가에 육박하는 집이거나 선순위 근저당이 이미 잡혀 있는 집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상대가 재산을 정리하기 전에, 지킬 수 있는 권리부터 확정해 두어야 합니다.
- 대항력·우선변제권 유지 여부 즉시 점검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지금 내가 어떤 순위로 보호받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 임차권등기명령으로 권리 보전 후 이사 —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 이사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이 절차를 거치면 대항력을 잃지 않고 옮길 수 있습니다
- 상대 재산 파악 후 가압류로 회수 가능성 확보 — 소송에서 이겨도 상대에게 재산이 없으면 실제로 받을 방법이 없어서, 재산부터 묶어두는 조치가 함께 필요합니다
- 피해자 인정 절차와 민사 절차 동시 진행 — 어느 한쪽만 붙들고 있으면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므로, 처음부터 두 절차를 나란히 준비해야 합니다
전세사기는 사안마다 계약 구조와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초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회수 가능성을 가르는 핵심입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확인하지 않으면 지킬 수 있었던 권리마저 놓칠 수 있습니다. 시간은 언제나 임차인 편이 아닙니다.
등기부를 스스로 확인하고 괜찮다고 판단했다가, 실제로는 순위나 권리관계를 잘못 읽어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 내 권리가 정확히 어느 순위에 있는지부터 짚어보지 않으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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