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을 작성한 뒤에도 사람의 재산은 계속 변합니다. 집을 팔기도 하고, 토지를 처분하기도 하며, 다른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렇다 보니 상속이 시작된 후 유족들 사이에서는 이런 다툼이 자주 발생합니다. 유언장에는 분명 특정 토지를 장남에게 남긴다고 적혀 있는데, 알고 보니 고인이 생전에 그 땅을 이미 처분한 것입니다. 이를 본 다른 상속인들은 재산을 팔았다는 것은 유언을 철회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최근 대법원도 바로 이러한 쟁점을 다룬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과연 유언장 작성 후 재산을 처분하면 그 유언은 자동으로 효력을 잃게 되는 것일까요?
오늘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유언의 대상이 된 재산을 생전에 처분하면 유언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 유언을 변경하거나 철회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유언장에 적힌 재산을 팔았다고 해서 유언도 자동으로 취소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유언장 작성 후 유언의 대상이 된 토지를 처분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언을 철회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많은 분들은 유언으로 주기로 한 재산을 팔았다면 당연히 마음이 바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법원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았습니다.
유언을 철회하려면 유언자가 실제로 유언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며, 단순히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러한 의사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이번 판결은 '재산 처분'과 '유언 철회'는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왜 유언이 철회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을까?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이 주목한 것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였습니다.
유언자는 생전에 다양한 이유로 재산을 처분할 수 있습니다. 급하게 자금이 필요했을 수도 있고, 다른 부동산으로 교체하기 위해 매도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전 유언을 모두 취소하겠다'는 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결국 유언의 효력을 판단할 때에는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했는지, 기존 유언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유언의 효력을 쉽게 부정하지 않고, 유언자의 최종적인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언으로 남기기로 한 재산을 팔면 상속인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나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재산을 처분했다고 해서 유언이 자동으로 철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미 팔아버린 부동산을 상속인이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유언장에 특정 토지를 장남에게 남긴다고 적어두었는데, 고인이 생전에 그 토지를 제3자에게 매도했다면 상속이 시작될 당시에는 이미 그 토지가 상속재산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장남은 그 토지의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토지를 처분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언을 철회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번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즉, 유언의 효력과 유언의 목적물이 실제 남아 있는지는 구별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언을 바꾸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을까요?
유언장을 작성한 뒤 재산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면 기존 유언을 그대로 두는 것은 오히려 상속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을 처분했거나 상속인에게 남길 재산 구성이 달라졌다면, 기존 유언이 현재의 재산 상황과 맞는지 다시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에서는 오래전에 작성한 유언장만 믿고 있다가 상속이 개시된 뒤 상속인들이 유언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면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언 내용을 변경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단순히 재산을 처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새로운 유언을 작성하거나 기존 유언을 명확하게 철회하는 절차까지 함께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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