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알면서도 함께 살면 나중에 위자료 못 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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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알면서도 함께 살면 나중에 위자료 못 받나요? 

유지은 변호사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면 곧바로 집을 나와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어린 자녀 때문에, 당장 갈 곳이 없어서, 생활비 문제 때문에, 혹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믿어보기 위해 같은 집에서 생활을 이어가는 부부도 적지 않죠.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이혼을 결심하면 이런 걱정이 생깁니다.

외도를 알고도 함께 살았으니 법원에서 이미 용서한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닐까. 위자료를 청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외도 이후에도 혼인생활을 계속한 사실은 이혼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위자료 청구가 모두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외도 사실을 알고도 혼인생활을 계속한 경우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외도를 알고도 함께 살면 위자료 청구 못하나요?

우리 민법 제841조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외도)를 원인으로 한 이혼 청구권에 대해 매우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바로 "배우자의 외도를 사전에 동의(유서)했거나 사후에 용서(유서)한 때에는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규정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참으며 동거를 지속했다는 사실만으로 법원이 '완전한 사후 용서'를 인정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법원이 인정하는 '사후 용서(유서)'란, 단순히 같은 집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잔 수준을 넘어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한 혼인 파탄의 책임을 더 이상 묻지 않고, 이혼 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자발적이고 명확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외도를 전부 용서하며, 향후 이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써주었거나, 상대방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가정을 완전히 회복하기로 합의한 합의서 등이 존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억지로 참고 살았다고 해서 무조건 위자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럼에도 시간을 끌면 불리한 이유

비록 외도 사실을 알고도 함께 생활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배우자를 용서한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소송을 지나치게 늦게 제기하면 실무적으로 두 가지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소멸시효입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무기한 유지되는 권리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외도 사실과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부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도를 알고도 오랜 기간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권리 행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혼인 파탄과 외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외도 직후 이혼소송을 제기하면 외도가 혼인 파탄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점을 설명하기 비교적 쉽습니다. 그러나 외도 사실을 안 뒤에도 수년간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이어간 경우에는 법원도 이후의 혼인생활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외도를 안 이후에도 특별한 갈등 없이 생활하다가 몇 년이 지나 이혼소송을 제기했다면, 법원은 혼인 파탄의 원인이 과거의 외도인지, 아니면 이후 새롭게 발생한 다른 갈등인지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외도와 혼인 파탄의 연결고리를 입증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이러한 사정은 위자료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외도 사실을 알고 시간이 지난 뒤 소송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외도 사실을 안 뒤 곧바로 이혼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위자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간이 지난 뒤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왜 그동안 혼인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미성년 자녀의 양육 때문에 별거를 미뤘는지, 경제적인 이유로 당장 독립하기 어려웠는지, 배우자가 재발 방지를 약속해 혼인관계 회복을 시도했는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제시하면 법원이 당시의 사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도 증거만 보관할 것이 아니라, 외도 이후에도 갈등이 계속되었다는 정황도 함께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자의 사과 문자나 재발을 인정하는 대화, 부부 상담 기록, 별거를 논의한 메시지 등은 외도를 이미 용서하고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이어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뒤늦게 제기하는 이혼소송에서는 외도가 있었다는 사실보다 왜 지금까지 이혼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혼인 파탄의 원인이 여전히 그 외도에 있었다는 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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