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같은 방향으로 갔을 뿐인데 스토킹이라고 합니다" | 차량 추종과 태워준 사람의 방조 책임
스토킹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항변이 있습니다. "연락한 적도 없다", "우연히 같은 길로 갔을 뿐이다"라는 말입니다. 도로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일은 얼마든지 생기니, 억울하다는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스토킹처벌법이 금지하는 건 연락만이 아닙니다. 따라다니기, 진로 막기, 기다리기, 지켜보기도 모두 포함됩니다. 게다가 직접 따라가지 않고 태워다 주기만 한 사람까지 방조로 처벌된 판결이 있습니다. 어디서 선이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처벌 수위부터
스토킹범죄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흉기 등 휴대·이용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모욕죄 :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
공동상해(폭력행위처벌법) :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상해를 가하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꼭 기억하실 점이 있습니다. 2023년 개정으로 스토킹범죄의 반의사불벌 규정이 폐지됐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기소가 가능합니다. "합의하면 끝난다"는 말은 이제 맞지 않습니다.
'우연'은 반복 앞에서 무너집니다
한 사건에서 행위자는 운전 중 우연히 피해자 차량을 발견하고 약 9분간 3km를 뒤따라갔습니다. 한 번이었다면 '우연'이라는 해명이 통했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그가 두 달 반 동안 같은 방식으로 13번 반복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묶어서 하나의 스토킹범죄로 인정했습니다. 즉, 판단의 무게중심은 개별 행위의 우연성이 아니라 반복의 패턴에 있습니다. 한 번은 우연이어도, 열 번은 우연이 아닙니다.
태워다 주기만 해도 방조가 됩니다
이 판결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동승자의 책임입니다. 그는 피해자를 직접 따라다니지 않았습니다. 행위자를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하다가, 피해자 차를 발견하자 근처까지 데려다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그 행위가 스토킹을 쉽게 만들어 주었다며 방조범으로 인정했습니다. 방조는 직접 실행이 아니어도 성립합니다. 운전, 동행, 정보 제공, 망보기처럼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도움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방조범의 형은 정범보다 반드시 감경됩니다(형법 제32조 제2항). 이 사건에서도 동승자에게 방조감경이 적용돼 더 가벼운 형이 나왔습니다.
가게 앞 욕설은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행위자는 피해자의 가게 앞에서 직원과 손님이 듣는 가운데 극심한 성적 욕설을 퍼부었습니다(표현 자체가 심각한 인격 침해라 옮기지 않겠습니다).
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경멸적 표현을 하면 성립합니다. 가게 앞 노상에서 제3자가 듣고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둘만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셈입니다.
둘이 함께 때리면 형이 1.5배가 됩니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피해자를 붙잡고 밀쳐 약 2주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단순 상해가 아니라 공동상해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여기서 '공동하여'란 같은 장소·같은 기회에 서로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용한 경우를 뜻합니다.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성립하는 건 아니지만, 서로 알고 가담하면 가중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결과는 두 사람 모두 실형이었습니다
법원은 징역 1년과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결정적 이유는 양형 대목에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선행 스토킹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 또 범행했고, 그전에도 잠정조치, 벌금형의 집행유예, 벌금형, 징역형의 집행유예 등 여러 차례 선처를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반성 없이 수년간 괴롭힘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스토킹 사건에서 잠정조치나 집행유예는 끝이 아니라 마지막 경고입니다. 그 뒤의 재범은 실형으로 직결됩니다.
다만, 다툴 지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균형 있게 말씀드립니다.
모든 뒤따라감이 스토킹은 아닙니다. 생활권이 겹치면 경로가 겹치는 일은 흔합니다. 상대방 의사에 반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으며, 불안·공포를 일으킬 정도여야 하고, 범죄가 되려면 지속·반복성이 필요합니다.
동승이 곧 방조는 아닙니다. 정범의 범행을 알고 도왔다는 방조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모르고 태워줬다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함께 있었다고 공동상해가 자동 성립하지도 않습니다. 서로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용했다는 관계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차로 따라가기만 해도 스토킹인가요?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따라다니는 행위는 스토킹행위가 될 수 있고, 지속·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됩니다.
Q. 태워다 주기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면 방조범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은 정범보다 반드시 감경됩니다.
Q. 합의하면 끝나나요? 아닙니다. 2023년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이 폐지되어,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양형 사유일 뿐입니다.
Q. 가게 앞에서 한 욕설도 모욕인가요? 직원·손님 등 제3자가 인식할 수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되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집행유예 중에 또 걸리면요?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실제 이 사건도 재판 중 재범이 실형의 결정적 이유였습니다.
정리하며
스토킹은 '연락'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차로 뒤따라가는 것도 반복되면 범죄가 되고, 태워다 준 사람도 방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방어의 관점에서는 반복성, 정당한 이유, 방조의 고의, 공동가담의 인식이 핵심 쟁점입니다.
제가 블랙박스·CCTV·통화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를 함께 검토해 다툴 지점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스토킹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거나 피해로 힘드시다면, 로톡 상담 요청 또는 아래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판결과 관련 법령에 기초한 일반적 법률정보로, 등장인물·장소는 익명 처리하였고 사실관계는 추상화하였으며, 판결에 적시된 모욕적 표현은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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