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범 처벌규정과 불능미수의 한계
미수범 처벌규정과 불능미수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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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범 처벌규정과 불능미수의 한계 

이상협 변호사

형사재판에서 이런 논리를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실제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그러려는 고의가 있었고 위험했으니 미수로 처벌해야 한다." 언뜻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형법은 여기에 분명한 제동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미수범은 '처벌한다는 규정이 있을 때만' 처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고의가 있고 위험했어도, 입법자가 그 죄의 미수는 처벌하지 않기로 정했다면 처벌할 수 없습니다. 최근 대법원이 마약 사건에서 이 원칙을 관철했습니다.


근거가 되는 세 조문

  • 형법 제8조 : 형법 총칙은 다른 법령의 죄에도 적용됩니다(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예외).

  • 형법 제29조 : 미수범을 처벌할 죄는 각칙의 해당 죄에서 정한다. → 처벌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 형법 제27조(불능범) : 수단·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해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되, 형을 감경·면제할 수 있습니다.

이어 붙이면 이렇습니다. 불능미수 법리는 특별형법에도 적용되지만, 그 죄에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어야 비로소 처벌이 가능합니다.


불능미수란 무엇인가

대법원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범죄의사가 있고 실행의 착수로 볼 행위도 있지만,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결과 발생·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없는데, 다만 그 행위가 위험하기 때문에 미수범으로 처벌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하다'는 건, 그 범죄행위의 성질상 어떤 경우에도 구성요건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번에 어쩌다 실패한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예를 들자면, 설탕을 마약인 줄 알고 투약한 경우가 여기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도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을 때 이야기입니다.


마약류관리법은 '사용'의 미수를 처벌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조문이 나옵니다.

  • 제59조 제1항 제5호 : 합성대마·LSD 같은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소유·사용·관리하면 1년 이상 유기징역

  • 제59조 제3항 : "제1항**(제5호 및 제13호는 제외한다)** 및 제2항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보시면, 입법자가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면서 제5호는 콕 집어 빼놓았습니다. 실수나 공백이 아니라 명시적인 결단입니다.

그러니 결론은 하나입니다. 제5호 위반이 미수에 그쳤다면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불능미수도 결국 '미수범'이니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이 예외는 현행법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제59조 제3항은 2018년 개정 이후 그대로).


실제 사건은 이렇게 뒤집혔습니다

합성대마 사용으로 기소된 사건이었습니다.

원심은 실제로 합성대마를 썼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넘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그 부분을 이유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사용의 고의로 실행에 착수했고 위험성이 있다"불능미수는 유죄로 인정한 1심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우회로를 막았습니다. 애초에 미수를 처벌하지 않기로 한 죄에서는, '불능미수'라는 이름을 붙여도 처벌할 수 없다파기·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11062 판결). 상고이유 판단을 생략하고 직권으로 지적했을 만큼 근본적인 법령 적용의 문제였습니다.


오해는 금물입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이지 무죄 확정이 아닙니다.

  • 합성대마 사용이 실제로 증명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형으로 처벌됩니다. 이 사건은 사용의 증명이 부족했던 특수한 상황이었습니다.

  • 미수를 처벌하는 조항은 많습니다. 제58조·제60조 등에는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고, 어느 조문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마약은 미수면 무죄"라는 일반화는 명백히 틀렸습니다.

  • 마약류 범죄는 중대범죄이며, 이 판결은 처벌을 완화한 게 아니라 법률에 근거해서만 처벌하라는 원칙을 확인한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수는 항상 처벌되나요? 아닙니다.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는 죄만 처벌됩니다. 규정이 없으면 아무리 위험해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Q. 불능미수가 뭔가요? 범죄의사로 실행에 착수했으나 수단·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결과 발생이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되 형을 감경·면제할 수 있습니다.

Q. 합성대마 사용은 처벌 안 되나요? 실제 사용이 증명되면 1년 이상 유기징역입니다. 이 판결은 사용이 미수에 그친 경우 미수범 처벌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Q. 무죄가 확정된 건가요? 아닙니다. 파기·환송이라 환송심에서 다시 심리합니다.

Q. 지금도 유효한 법리인가요? 네. 제59조 제3항의 제5호 제외 구조는 현행법에도 유지됩니다. 다만 개별 사안엔 행위 시 법률이 적용되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며

이 판결의 무게는 마약 사건이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처벌의 근거는 오직 법률에서 나온다는 원칙에 있습니다. 수사·재판에서 "본범 증명이 부족하니 미수로라도"라는 접근이 나올 수 있지만, 미수범 처벌규정의 존부는 해석으로 메울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방어의 관점에서 이건 매우 실용적인 무기입니다. 특별형법 사건이라면 ① 적용 조문이 무엇인지 ② 미수범 처벌규정이 있는지 ③ 괄호 안에 예외가 걸려 있지 않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공소장의 적용 법조와 감정서를 하나하나 대조해 다툴 지점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마약류 혐의로 수사·재판을 앞두고 계시다면, 로톡 상담 요청 또는 아래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대법원 판결과 관련 법령에 기초한 일반적 법률정보로, 등장인물은 익명 처리하였으며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마약류 범죄는 중대한 범죄이며, 개별 사안은 행위 시의 법률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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