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하자로 잔금 거부 — 동시이행 항변의 범위와 입주지정기간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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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하자로 잔금 거부 — 동시이행 항변의 범위와 입주지정기간 불이익 

강대현 변호사

사전점검에서 누수와 균열, 마감 불량을 무더기로 발견했는데 시공사는 일단 잔금을 내고 입주하면 고쳐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자가 이렇게 심한데 잔금을 전부 내야 하는지, 버티면 연체료가 쌓이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수분양자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자를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법원이 인정하는 범위는 하자에 상응하는 금액까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동시이행 항변권이 잔금 거부를 어디까지 정당화하는지, 입주지정기간이 지나면 어떤 불이익이 생기는지, 실무에서는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아파트 하자와 잔금 거부 — 무엇이 쟁점인가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하자를 전부 고쳐줄 때까지 잔금을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하자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잔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근거 없이 전액을 버티면 오히려 연체료가 붙고, 장기화되면 분양자 측에서 계약해제를 주장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춰 거절하면 그 범위에서는 연체 책임 없이 잔금을 유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잔금 거부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당한 권리 행사가 되기도 하고, 채무불이행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잔금을 멈추기 전에 다음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분양자가 하자에 대해 지는 책임의 근거 — 집합건물법 제9조와 그에 따라 준용되는 민법 제667조의 담보책임입니다.

  • 잔금 거절을 정당화하는 장치 —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 항변권이며,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습니다.

  • 버티는 동안의 비용 — 입주지정기간이 지나면 연체료와 관리비 등 불이익이 쌓이므로, 이를 차단할 방법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하자를 이유로 한 잔금 거부는 전액이 아니라 하자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분양자의 하자담보책임 — 집합건물법 제9조와 민법 제667조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을 건축해 분양한 자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구분소유자에게 담보책임을 집니다. 이 조항은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해 민법 제667조부터 제671조까지의 수급인 담보책임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견고한 건물을 짓도록 유도하고 부실하게 지어진 집합건물의 소유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입니다. 즉 수분양자는 시공 하자에 대해 매매계약서에 별도 문구가 없어도 법률상 당연히 보호받는 지위에 있습니다.

준용되는 민법 제667조에 따라 수분양자는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분양자가 보수를 미루거나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하자보수비용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방식이 널리 쓰입니다. 예를 들어 욕실 방수 불량으로 아래층 누수가 발생했다면, 방수층 재시공 비용과 마감 복구 비용 상당액을 금전으로 청구하는 식입니다. 이 손해배상채권이 뒤에서 볼 동시이행 항변의 기초가 됩니다.

주의할 점은 이 담보책임 규정이 강행규정이라는 것입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는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해 민법에 규정된 것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특약은 효력이 없다고 명시합니다. 따라서 분양계약서에 담보책임을 축소하거나 배제하는 조항이 있어도 그대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계약서 문구만 보고 지레 포기할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집합건물 분양자의 담보책임은 강행규정이어서, 매수인에게 불리한 특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동시이행 항변권 — 민법 제536조가 잔금 거부를 정당화하는 구조

민법 제536조 제1항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분양계약은 분양자가 완전한 아파트를 공급할 의무와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서로 대가관계에 있는 쌍무계약입니다. 그래서 분양자가 하자 있는 아파트를 내놓은 상태라면, 수분양자의 하자보수청구권 내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과 잔금지급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놓일 수 있습니다.

동시이행 항변권의 가장 큰 실익은 지체책임의 차단입니다. 정당한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는 동안에는 그 범위에서 이행지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연체료나 지연손해금이 붙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하자보수비 상당액만큼 잔금을 유보한 것이 정당한 항변으로 인정되면, 그 금액에 대해서는 입주지정기간이 지났더라도 연체요율에 따른 연체료를 물릴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항변이 인정되는 범위를 넘어 유보한 부분에는 지체책임이 그대로 발생합니다.

다만 이 항변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판례는 목적물에 하자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고, 하자의 보수나 그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실무적으로는 하자를 특정해 보수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때까지 상응하는 잔금을 유보한다는 뜻을 내용증명 등으로 분명히 밝혀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무 통지 없이 잔금만 미루면 단순 연체로 취급될 위험이 큽니다.

정당한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는 동안에는 그 범위에서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아 연체료가 붙지 않습니다.

대법원 91다33056 — 잔금 전액 거부가 안 되는 이유

거절 범위의 기준을 제시한 대표 판결이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하자보수청구권 또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의 대금채권과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목적물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대금 부분에 한정되고, 나머지 대금은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도급 사안에서 정립된 법리지만, 하자담보책임과 대금 지급이 맞서는 국면에서 거절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널리 원용됩니다.

숫자로 바꿔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잔금이 2억 원 남아 있고 감정 결과 하자보수비가 3,000만 원으로 산정됐다면, 수분양자가 정당하게 유보할 수 있는 금액은 3,000만 원 상당에 그칩니다. 나머지 1억 7,000만 원은 지급해야 하고, 이 부분까지 버티면 그 금액에 대해서는 연체료와 지체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하자가 심하다는 체감만 믿고 전액을 거부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대법원 91다33056 판결에 따르면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대금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부분까지입니다.

하자의 정도와 보수비 산정 — 법원이 무엇을 보나

결국 실무의 승부처는 하자의 존재와 보수비 액수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입증하느냐입니다. 법원은 하자의 내용과 정도, 보수에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유보가 정당한 범위를 판단하며, 하자 가액에 비해 과도한 유보는 공평과 신의칙에 비추어 배척될 수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문제되는 하자는 대체로 다음 유형으로 나뉩니다.

  • 골조·구조 하자 — 내력벽 균열, 침하 등으로 보수비가 크고 집합건물법 제9조의2상 담보책임 기간도 깁니다.

  • 방수·누수 하자 — 옥상·욕실·창호 누수처럼 생활 피해가 직접적이어서 보수비 외에 2차 손해가 붙기 쉽습니다.

  • 설비 하자 — 난방·급배수·환기 설비의 작동 불량으로, 교체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 마감·미시공 하자 — 도배, 타일, 붙박이 가구의 흠집이나 시공 누락으로, 건수는 많지만 개별 금액은 작은 편입니다.

같은 하자라도 유보할 수 있는 금액은 크게 달라집니다. 벽지 들뜸과 문틀 흠집 수십 건이 지적됐어도 보수비 합계가 수백만 원 수준이라면, 그 금액을 넘는 잔금 유보는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반면 지하주차장 침수나 세대 전반의 누수처럼 보수비가 잔금에 육박하는 사안이라면 유보 범위도 그만큼 넓어집니다. 실무에서는 시공사 견적이나 하자진단업체 조사서로 1차 근거를 만들고, 소송 단계에서는 법원 감정으로 보수비를 확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전점검 때부터 사진과 영상, 하자 목록을 체계적으로 남겨 두면 이후 감정과 협상에서 그대로 자산이 됩니다.

입주지정기간이 지나면 — 연체료·관리비·해제 위험

입주지정기간은 분양자가 정한 잔금 납부와 입주의 기한입니다. 통상 분양계약서는 입주지정기간 안에 잔금을 내지 않으면 미납 잔금에 연체요율을 적용한 연체료를 물리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하자 분쟁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조항의 적용이 멈추지는 않으므로, 유보가 정당한 범위를 넘는 순간부터 초과분에는 연체료가 쌓입니다. 연체가 장기화되면 분양자가 최고 절차를 거쳐 분양계약 해제를 주장하고 나올 위험도 있습니다.

관리비도 놓치기 쉬운 비용입니다. 실무상 입주지정기간 종료일까지는 사업주체가 공용 관리비를 부담하지만, 종료일이 지나면 실제로 입주하지 않았더라도 수분양자가 관리비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인 처리입니다. 하자보수를 요구하며 입주를 미루는 동안에도 관리비 고지서는 계속 나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다툼이 없는 잔금 부분은 기한 내에 지급해 연체료와 해제 위험을 차단하고, 하자보수비에 상응하는 부분만 근거를 갖춰 유보하는 것이 손익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입주가 급하다면 잔금을 모두 내고 입주한 뒤 담보책임 기간 안에 보수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로도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다툼 없는 잔금은 기한 내 지급하고, 하자보수비에 상응하는 부분만 근거를 갖춰 유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 대응 순서 — 잔금을 멈추기 전에 갖춰야 할 것

하자를 이유로 잔금을 유보하기로 했다면, 다음 순서로 근거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하자 증거 확보 — 사전점검과 입주 전 방문 때 하자 부위를 사진·영상으로 남기고, 위치와 내용을 정리한 하자 목록을 작성합니다.

  • 내용증명 발송 — 하자를 특정해 보수 또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행될 때까지 상응하는 잔금을 유보한다는 뜻을 명시합니다.

  • 보수비 산정 — 시공 견적서나 하자진단 조사서로 유보 금액의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고, 분쟁이 깊어지면 법원 감정을 활용합니다.

  • 다툼 없는 부분 지급 — 보수비를 넘는 잔금은 기한 내 지급해 연체료·계약해제 리스크를 끊습니다. 수령을 거절당하면 공탁을 검토합니다.

  • 협의와 기록 — 분양자와 잔금 일부 유보나 보수 일정에 합의했다면 반드시 서면으로 남깁니다.

잔금을 모두 낸 뒤에도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는 건물의 주요구조부와 지반공사의 하자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하자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5년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담보책임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산점은 전유부분은 구분소유자에게 인도한 날,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 또는 사용승인일입니다. 다만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해석되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므로, 하자 유형별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자가 심하면 잔금을 전부 안 내도 되나요?

A.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대법원 91다33056 판결은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고,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부분만 거절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보수비가 3,000만 원이면 그 상당액만 유보할 수 있고 나머지 잔금은 지급해야 합니다. 전액을 버티면 초과분에 연체료와 지체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잔금을 유보하는 동안 연체료가 붙나요?

A. 정당한 동시이행 항변권이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이행지체가 성립하지 않아 연체료가 붙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자보수비에 상응하는 범위를 넘어 유보한 부분에는 분양계약상 연체요율에 따른 연체료가 그대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유보 금액의 근거를 견적이나 감정으로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입주지정기간이 지나면 관리비는 누가 내나요?

A. 실무상 입주지정기간 종료일까지는 사업주체가 부담하고, 종료일 이후에는 실제 입주하지 않았더라도 수분양자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자 분쟁으로 입주를 미루는 동안에도 관리비는 계속 발생하므로, 버티는 기간의 비용까지 계산에 넣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Q. 계약서에 하자를 이유로 잔금을 거절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집합건물법 제9조의 분양자 담보책임은 강행규정이어서, 민법에 규정된 것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특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담보책임을 사실상 배제하거나 축소하는 조항이라면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조항의 문언과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하자보수비는 어떻게 입증하나요?

A. 협상 단계에서는 시공업체 견적서나 하자진단업체의 조사보고서가 1차 근거가 되고, 소송에서는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사실상 기준이 됩니다. 사전점검 때 확보한 사진·영상과 하자 목록은 감정의 출발점이 되므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수 전에 임의로 고쳐버리면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어 순서에 유의해야 합니다.

Q. 잔금을 다 내고 입주한 뒤에도 하자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에 따라 주요구조부·지반공사 하자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유형별로 대통령령이 정한 기간 동안 하자보수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유부분은 인도받은 날부터 기간을 계산하며, 제척기간이므로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는 점만 주의하면 됩니다.

맺음말

아파트 하자를 이유로 한 잔금 거부는 법이 인정하는 권리이지만, 그 범위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부분까지입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민법 제667조가 담보책임의 근거를 만들고,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 항변권이 그 범위에서 연체 책임을 막아 줍니다. 전액을 버티는 순간 초과분에는 연체료와 계약해제 위험이 되살아난다는 점이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하자 증거와 보수비 근거를 먼저 갖추고, 내용증명으로 청구 의사를 밝힌 뒤, 다툼 없는 잔금은 기한 내에 지급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유보 금액의 산정과 통지 문구, 입주지정기간 경과에 따른 비용 계산은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분양 하자 분쟁을 겪고 계시다면 부동산 분쟁을 다루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초기 대응 전략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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