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 상대가 이성이 아니라 동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배신감과 함께 "이것도 법적으로 외도가 맞나"라는 의문이 먼저 듭니다. 흔히 상간 위자료는 남녀 사이의 육체관계, 즉 간통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민법이 이혼과 위자료의 근거로 삼는 것은 좁은 의미의 간통이 아니라 훨씬 넓은 개념의 '부정한 행위'입니다. 이 글에서는 배우자의 동성 상대방에게도 상간자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성립하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고 실제로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부정한 행위'는 간통보다 넓다 — 동성 관계도 들어올 수 있다
상간 위자료 문제의 출발점은 민법 제840조 제1호가 정한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라는 재판상 이혼사유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는 형법상 간통처럼 이성과의 성관계로 좁혀지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부정한 행위란 간통을 포함하되 그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성적 성실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뜻하는 넓은 개념이라고 반복해 밝혀 왔습니다.
이 법리의 핵심은 '성관계가 있었는가'가 아니라 '혼인의 순결과 신뢰를 저버렸는가'에 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므4095 판결은 부정한 행위인지 여부는 각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하여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행위의 형식이 아니라 부부관계에 미친 실질적 침해가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이 기준을 동성 관계에 대입하면 결론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배우자가 동성인 제3자와 연인관계를 맺고 애정을 나누었다면, 성관계의 유무나 상대의 성별과 무관하게 정조의무를 위반한 부정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동성이라는 사정 하나로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부정한 행위의 기준은 '이성과의 성관계'가 아니라 '부부의 정조의무 위반'이다. 동성 상대와의 애정관계도 이 기준에 걸리면 부정행위가 된다.
동성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법적 구조
배우자의 동성 상대방, 즉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근거는 이혼사유 조항이 아니라 불법행위 책임(민법 제750조)과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민법 제751조)입니다. 제3자가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하여 혼인공동생활을 침해했다면 그 자체가 피해 배우자에 대한 독립된 불법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구조를 명확히 했습니다.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인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정신적 고통을 가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이 판단에는 상대방의 성별을 구분하는 어떤 제한도 없습니다.
또한 배우자와 상간자가 지는 책임은 하나의 손해를 함께 발생시킨 공동불법행위로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 배우자는 부정행위를 한 자기 배우자와 동성 상간자 양쪽 모두에게, 혹은 어느 한쪽에게 손해 전부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간자만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무방합니다.
성립의 세 가지 핵심 요건
동성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각 요건은 실제 소송에서 상간자 측이 다투는 방어 지점이기도 하므로, 청구하는 쪽에서는 미리 점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부정한 행위의 존재 — 배우자와 동성 상대 사이에 정조의무를 저버린 애정관계나 성적 접촉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친분이나 우정을 넘어선 관계라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상간자의 고의 또는 과실 — 상대가 상대방이 기혼자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합니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관계를 맺은 경우에는 책임을 면할 여지가 있습니다.
혼인공동생활의 침해 — 청구 당시 부부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어야 합니다. 이미 파탄된 혼인에는 침해할 공동생활이 남아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배우자가 동성 지인과 오랜 기간 연인처럼 지내며 함께 여행을 다니고 애정 표현을 주고받았다면, 성관계 여부를 직접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첫 번째 요건인 부정한 행위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배우자를 미혼으로 알고 만났다면 두 번째 요건에서 다툼이 생깁니다.
어디까지가 '부정한 행위'인가 — 동성 관계에서의 판단
동성 관계는 이성 간 외도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정황만으로는 단순한 친밀한 우정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정이 부정행위 판단에 무게를 더하는지 미리 이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관계의 지속성, 애정 표현의 정도, 접촉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애정을 전제로 한 표현 — 연인 사이에서 쓰는 애칭, 사랑을 고백하는 메시지, 미래를 약속하는 대화 등은 우정의 범위를 넘는 정황으로 평가됩니다.
신체적 밀착과 숙박 — 함께 밤을 보내거나 한 방에서 지낸 사실은 성관계 입증이 없더라도 정조의무 위반의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관계의 은밀성 — 배우자에게 숨기고 만난 정황, 연락을 삭제하거나 감춘 정황은 통상적 교우관계와 구별되는 요소입니다.
지속 기간과 빈도 — 일회적 접촉보다 반복적·지속적 만남일수록 부정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판단 기준은 '동성이냐 이성이냐'가 아니라 '이 관계가 배우자로서 지켜야 할 성실의무를 깨뜨렸는가'입니다. 이 점에서 동성 상간 사안은 성관계 입증에 매달릴 필요 없이 관계의 실질을 보여주는 정황을 두텁게 쌓는 전략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미 파탄된 부부라면 — 상간자의 면책 흐름
상간자 책임이 언제나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본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중요한 예외를 함께 제시했습니다.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 이후 제3자가 배우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더라도 침해할 공동생활 자체가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법리는 동성 상간 사안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미 별거가 장기화되었거나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혼인관계가 형해화된 뒤에 시작된 관계라면, 상간자 측은 파탄을 이유로 책임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부부싸움이나 일시적 별거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파탄'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파탄의 시점과 정도는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따라서 청구하는 입장에서는 관계가 시작된 시점에 혼인이 여전히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정을,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그 시점에 이미 부부관계가 깨져 있었다는 사정을 각각 부각하게 됩니다.
입증과 증거 — 동성 관계 특유의 어려움
동성 상간 사안의 실무적 난점은 증거 수집에 있습니다. 이성 간 외도라면 모텔 출입이나 임신 등 정형화된 정황이 있지만, 동성 관계는 겉으로 친구 사이와 구별되지 않아 관계의 성격을 보여주는 자료를 폭넓게 모아야 합니다. 메시지 대화, 사진, 함께 찍힌 영상, 선물·송금 내역, 여행 기록 등이 핵심 자료가 됩니다.
다만 증거는 적법하게 수집해야 합니다. 배우자 본인의 휴대전화나 공유된 계정에서 확인한 자료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지만, 제3자의 기기를 몰래 열어보거나 대화를 무단 녹음·해킹하는 방식은 위법수집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되거나 별도의 법적 책임을 부를 수 있습니다. 확보가 어려운 통신·숙박 기록은 소송 과정에서 사실조회 신청을 통해 법원을 거쳐 받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성관계라는 결정적 한 장면을 좇기보다 애정관계의 지속성과 은밀성을 보여주는 정황을 겹겹이 쌓는 편이 동성 상간 사안에서는 더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소멸시효와 청구 절차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이므로 민법 제766조의 소멸시효 적용을 받습니다. 피해 배우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 즉 부정행위 사실과 상간자가 누구인지를 안 날부터 3년, 그리고 부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경우라면 '안 날'을 기준으로 3년이 남아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는 상간자의 주소지 등을 관할하는 법원에 위자료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배우자와의 이혼을 함께 원한다면 이혼·위자료 청구와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나누어 진행하거나 사안에 따라 병합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인정되는 위자료 액수는 관계의 기간과 정도, 혼인 파탄에 미친 영향, 상간자의 고의성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우자와 동성 상대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어도 위자료 청구가 되나요?
A. 가능할 수 있습니다. 부정한 행위는 간통에 이르지 않아도 정조의무를 저버린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므로, 연인관계를 보여주는 애정 표현·지속적 만남·숙박 등 정황이 충분하면 성관계 입증 없이도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정황이 우정의 범위에 그친다면 다툼이 커집니다.
Q. 상대방이 제 배우자가 결혼한 사실을 몰랐다고 하면 책임이 없나요?
A. 상간자 책임은 상대가 기혼자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을 전제로 합니다. 정말로 미혼으로 알고 만난 경우라면 고의·과실이 없어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 사실을 짐작할 정황이 있었다면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Q. 이미 이혼을 결심하고 별거 중인데, 그 뒤 배우자가 동성 상대를 만났다면 청구할 수 있나요?
A. 관계가 시작된 시점에 혼인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침해할 부부공동생활이 없어 상간자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한 갈등·일시적 별거 수준이었다면 여전히 청구가 가능합니다. 파탄 여부는 별거 기간과 정황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Q.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받았는데 동성 상간자에게 또 청구하면 이중이 아닌가요?
A. 배우자와 상간자는 하나의 손해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자로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습니다. 전체 손해액 한도 안에서 청구가 가능하며, 이미 배우자에게 배상받은 부분만큼은 공제됩니다. 따라서 남은 손해 범위에서는 상간자에게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배우자를 용서하고 이혼은 하지 않으려는데 상간자에게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이혼 여부와 별개의 불법행위 책임이므로, 혼인을 유지하면서 상간자만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배우자와의 관계 회복을 택하면서 제3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Q. 위자료는 대략 얼마나 인정되나요?
A. 사안마다 편차가 크지만, 관계의 지속 기간과 정도, 혼인 파탄에 미친 영향, 상간자의 고의성, 자녀 유무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동성 상간이라는 이유로 액수가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관계가 혼인에 끼친 실질적 침해의 크기가 산정의 중심이 됩니다.
맺음말
정리하면, 상간 위자료의 성립 여부는 상대방이 이성인지 동성인지가 아니라 배우자가 부부의 정조의무를 저버렸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부정한 행위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이고, 제3자가 혼인공동생활을 침해한 이상 그 상대가 동성이라도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 법리의 흐름입니다.
다만 실제 소송에서는 부정행위의 정황을 어떻게 적법하게 입증할지, 상간자의 고의를 어떻게 드러낼지, 혼인 파탄 시점을 둘러싼 다툼에 어떻게 대비할지가 승패를 가릅니다. 감정이 앞서 성급하게 증거를 수집하다 오히려 위법수집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초기 대응 단계에서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수원·경기 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안의 구조를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관계의 성격과 남은 시효, 확보 가능한 증거를 함께 짚어보면 실효성 있는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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