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안에서 성추행으로 신고를 당했다는 통보를 받으면, 대부분의 간부는 형사처벌만 걱정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형사수사와 군 징계라는 두 절차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동시에 진행됩니다. 한쪽에서 한 말이 다른 쪽을 흔들기 때문에 따로 대응하면 둘 다 그르치기 쉽습니다. 2022년 관할 변경으로 수사 주체까지 바뀐 지금,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고 어디서부터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왜 '이중 대응'이 필요한가 — 수사와 징계는 따로 굴러갑니다
부대 안에서 성추행으로 신고를 당한 간부가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자신을 향한 절차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점입니다. 하나는 강제추행 등 범죄로 처벌 여부를 가리는 형사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군인 신분에 대한 불이익을 정하는 징계절차입니다. 두 절차는 근거 법령도, 판단 기준도, 진행 속도도 서로 다릅니다.
대법원은 형사절차와 징계(행정)절차를 원칙적으로 별개의 절차로 봅니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형사절차는 국가 형벌권의 행사이고, 징계는 조직 내부 질서 유지를 위한 처분입니다. 그래서 형사에서 무혐의나 무죄가 나와도 징계는 그대로 진행될 수 있고, 반대로 징계가 먼저 확정된 뒤 형사 결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한쪽에서 한 말과 행동이 다른 쪽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는 데 있습니다. 형사 조사에서 한 진술은 징계위원회 자료로 쓰이고, 징계 소명 과정에서 무심코 인정한 사실은 형사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를 따로 놓고 각각 대응하면 진술이 어긋나 양쪽 모두를 그르치기 쉽습니다. '이중 대응'은 두 절차를 하나의 방어선으로 묶어 관리한다는 뜻입니다.
형사와 징계는 별개로 진행되지만, 한쪽에서 한 진술이 다른 쪽을 흔듭니다. 두 절차를 하나로 묶어 보는 시각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성추행 신고, 이제 민간 검경이 수사합니다 — 2022년 관할 변경
과거에는 군인의 성범죄도 군검사가 수사하고 군사법원이 재판했습니다. 그러나 개정 군사법원법(법률 제18465호)이 2022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크게 바뀌었습니다. 군인이 저지른 성폭력범죄, 사망사건, 입대 전 저지른 범죄는 군이 아니라 민간 수사기관(경찰·검찰)이 수사하고 민간법원이 재판합니다.
이에 따라 부대 내 성추행 사건도 군 수사기관이 아니라 일반 경찰서·지방검찰청에서 조사받게 됩니다. 1심은 지방법원이 맡고, 항소심은 종전의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어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합니다. 신고를 당한 간부 입장에서는 조사 장소, 담당 수사관, 절차의 감각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반면 징계는 여전히 군 내부에서 이뤄집니다. 즉 형사는 민간으로 나갔지만 징계는 부대에 남아 있어, 신고당한 간부는 부대 밖의 검경과 부대 안의 징계권자를 동시에 상대하게 됩니다. 예컨대 검찰 조사를 받으러 지방검찰청에 출석하는 한편, 소속 부대에서는 별도로 징계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이 흔합니다. 이 이원적 구조를 놓치면 한쪽 대응에만 매달리다 다른 쪽을 방치하게 됩니다.
어떤 죄로 처벌되나 — 군형법 제92조의3과 성폭력처벌법
동의 없는 신체 접촉으로 신고된 경우, 적용되는 대표적 죄명은 군형법 제92조의3의 군인등강제추행죄입니다. 이는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을 군인 사이의 사건에 대해 가중해 규율하는 조문으로, 군형법 제15장 '강간과 추행의 죄'에 속합니다. 판례와 실무는 이 죄를 성폭력처벌법상 성폭력범죄에도 해당하는 것으로 봅니다. 형법 강제추행과 본질적 차이가 없어 성폭력범죄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성폭력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은 단순한 분류 문제가 아닙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재범 시 가중 등 부수처분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벌 수위만 볼 것이 아니라, 유죄에 딸려 오는 이런 후속 불이익까지 함께 따져야 대응 방향이 잡힙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할 것이 있습니다. 상대의 동의가 없는 추행은 위 강제추행죄로 다뤄지지만, 동의 여부가 쟁점이 아닌 군인 사이의 추행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추행)은 이와 별개의 조문입니다. 신고 내용이 '강제성'을 다투는 사건인지, 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 사건인지에 따라 방어의 축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어떤 조문으로 의율되는지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신고 접수부터 분리까지 — 부대에서 벌어지는 초기 절차
부대 내 성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정해진 처리 흐름이 작동합니다. 신고를 받은 사람은 지체 없이 양성평등담당관에게 사건을 이송하고, 담당관은 각 군 본부의 양성평등센터와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에 보고합니다. 이 과정은 신고당한 간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규정에 따라 진행됩니다.
가장 즉각적인 조치는 피해자와 가해 지목자의 즉시 분리입니다. 보직 조정, 근무지 분리, 접촉 차단 같은 조치가 형사·징계 결론이 나기 전에 먼저 이뤄집니다. 무죄추정을 받는 단계인데도 사실상 불이익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잠정 조치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초기 단계에서 신고당한 간부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신고인이나 목격자에게 직접 연락해 해명·설득을 시도하는 것으로, 이는 2차 가해나 증거인멸·회유로 비쳐 상황을 훨씬 악화시킵니다. 다른 하나는 초기 조사에서 아무 준비 없이 진술해 버리는 것입니다. 초기 진술은 이후 형사와 징계 양쪽에서 기준점이 되므로, 접촉을 삼가고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첫 대응의 핵심입니다.
신고 접수 → 양성평등담당관 이송 → 양성평등센터·국방부 보고의 순으로 절차가 자동 진행됩니다.
피해자와의 즉시 분리·보직 조정은 형사·징계 결론 전에도 이뤄지는 잠정 보호조치입니다.
신고인·목격자에 대한 직접 접촉은 회유·2차 가해로 평가될 위험이 크므로 삼가야 합니다.
형사 결과가 나기 전에 징계가 먼저 올 수 있습니다 — 병행의 함정
많은 간부가 '형사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 징계는 미뤄지겠지'라고 기대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징계권자는 형사 확정을 기다릴 수도 있지만, 사안에 따라 형사절차와 나란히 또는 먼저 징계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성 관련 비위에 대해서는 징계 대응이 특히 엄정해지는 흐름이라, 형사보다 징계가 먼저 손에 닿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에 따르면 성범죄·성희롱·성매매·불법촬영 등의 비위에 대해서는 징계권자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성 관련 신고는 '조용히 넘어가는' 선택지가 제도적으로 막혀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형사 대응만 준비하다 징계 통보를 뒤늦게 받고 소명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깁니다.
실무적으로는 수사개시 통보와 함께 보직해임 등 인사조치가 먼저 오고, 이어 징계위원회 회부가 진행되는 흐름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검찰 처분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위원회 출석 통지를 받는 상황이라면, 형사에서의 방어 논리와 어긋나지 않게 징계 소명서를 짜야 합니다. 두 절차의 시간표를 나란히 놓고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 엇박자를 놓치게 됩니다.
무혐의·무죄여도 징계는 별개 — 감경도 제한됩니다
가장 오해가 많은 지점입니다. 형사에서 무혐의·무죄를 받으면 징계도 자동으로 없던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앞서 본 것처럼 두 절차는 별개입니다. 형사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과 징계의 '징계사유의 인정'은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형사에서 증거가 부족해 처벌을 면하더라도,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더 주의할 점은 감경의 제한입니다. 징계업무처리 훈령은 비위가 성폭력범죄, 군형법 제15장의 강간과 추행의 죄, 성매매, 성희롱 등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표창 경력이나 평소 근무 성적 같은 통상적 감경 사유가 성 관련 비위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군 등을 대상으로 한 경우 가중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시효도 다릅니다. 일반 비위의 징계시효는 3년이지만, 성폭력범죄·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성희롱·성매매 등 성 관련 비위는 10년으로 훨씬 깁니다. 몇 해 전 일이라 이미 시효가 지났다고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런 제도적 특성 때문에 성 관련 사건의 징계는 형사 못지않게, 때로는 형사보다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형사 무혐의가 곧 징계 종결은 아닙니다. 성 관련 비위는 감경이 제한되고 징계시효도 10년으로 길어, 징계를 형사만큼 무겁게 준비해야 합니다.
두 절차를 함께 관리하는 실무 포인트
이중 대응의 핵심은 진술의 일관성입니다. 형사 조사, 징계 소명, 인사조치에 대한 이의 등 여러 창구에서 사실관계를 진술하게 되는데, 각 창구에서의 말이 엇갈리면 어느 쪽에서든 신빙성을 잃습니다. 따라서 사실관계와 다툴 쟁점을 처음부터 한 장의 기준으로 정리해 두고, 모든 절차에서 같은 뼈대로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으로는 양쪽 시간표의 동기화입니다. 형사에서 언제 어떤 처분이 예상되는지, 징계위원회가 언제 열리는지를 함께 놓고, 형사에서 유리한 자료(불기소 취지의 의견, 합의 정황 등)를 징계 소명에 활용할 시점을 조율해야 합니다. 반대로 징계에서 서둘러 사실을 인정하면 형사에 그대로 불리하게 돌아오므로, 무엇을 언제 인정하고 다툴지의 순서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록의 확보와 절차적 권리의 행사입니다. 징계 과정에서는 출석·진술·증거제출·의견진술의 기회가 보장되며, 신뢰관계 있는 사람이나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참여가 인정되기도 합니다. 이런 절차적 권리를 빠짐없이 행사하고,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처분에 대해서는 항고 등 불복 절차의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대 내 성추행 사건도 이제 군사법원이 아니라 민간법원에서 재판받나요?
A. 그렇습니다. 2022년 7월 1일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인의 성폭력범죄는 민간 경찰·검찰이 수사하고 민간법원이 재판합니다. 1심은 지방법원,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하며, 고등군사법원은 폐지되었습니다. 다만 징계는 여전히 군 내부에서 이뤄집니다.
Q. 형사에서 무혐의가 나오면 징계도 없던 일이 되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형사절차와 징계절차는 별개이고,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도 달라 형사에서 처벌을 면해도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무혐의 결과는 징계 소명에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되, 징계는 별도로 대응해야 합니다.
Q. 표창을 받은 경력이 있으면 징계가 감경되지 않나요?
A. 성 관련 비위에서는 감경이 제한됩니다.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은 성폭력범죄, 군형법 제15장 강간과 추행의 죄, 성매매, 성희롱 등에 해당하면 원칙적으로 감경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어, 일반적인 감경 사유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Q. 오래전 일인데 지금 신고됐습니다. 시효가 지난 것 아닌가요?
A. 성 관련 비위의 징계시효는 일반 비위(3년)보다 긴 10년입니다. 성폭력범죄·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성희롱·성매매 등이 이에 해당하므로, 몇 해 전 일이라도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형사 공소시효와는 별개로 따져야 합니다.
Q. 억울해서 신고인에게 직접 연락해 오해를 풀어도 될까요?
A. 권하지 않습니다. 신고인이나 목격자에 대한 직접 접촉은 회유·증거인멸이나 2차 가해로 평가될 위험이 커, 오히려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해명은 정식 절차 안에서, 정리된 진술로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형사 조사에서 한 말이 징계에도 쓰이나요?
A.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형사 조사 진술은 징계 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반대로 징계 소명에서 인정한 사실이 형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절차의 진술을 하나의 기준으로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이 이중 대응의 핵심입니다.
맺음말
부대 내 성추행으로 신고를 당했다면, 지금 눈앞의 형사 조사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받아들여야 합니다. 민간 검경의 형사절차와 부대 안의 징계절차가 서로 다른 기준과 속도로 동시에 굴러가고, 한쪽에서의 말과 선택이 다른 쪽을 흔듭니다. 형사에서 무혐의가 나와도 징계는 남을 수 있고, 성 관련 비위는 감경이 제한되며 시효도 10년으로 깁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두 절차를 하나의 방어선으로 묶는 이중 대응입니다. 사실관계와 다툴 쟁점을 처음부터 한 기준으로 정리하고, 진술의 일관성을 지키며, 형사와 징계의 시간표를 나란히 놓고 무엇을 언제 인정하고 다툴지 순서를 설계해야 합니다. 신고 초기의 대응이 이후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만큼, 접촉을 삼가고 절차적 권리를 빠짐없이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서 두 절차의 엇박자를 관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군 관련 형사·징계 사건 대응이 필요하시다면, 절차 초기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방향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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