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 위자료 청구, 인정 요건부터 시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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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자 위자료 청구, 인정 요건부터 시효까지 

남천우 변호사

1. 상간자 소송, 배우자의 상대방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뒤 상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늘 비슷합니다. "배우자와 이혼까지 갈지는 모르겠는데, 상대방에게 따로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상간자가 유부남·유부녀인 걸 몰랐다고 하면 그냥 넘어가나요?" "증거는 어디까지 모아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배우자와의 이혼 여부와 별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혼하지 않고 혼인을 유지하면서 상간자만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상대방이 상간 사실 자체를 다투거나, 기혼인 줄 몰랐다고 하거나, 이미 부부 사이가 파탄나 있었다고 반박하는 경우가 많아, 무엇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2. 어떤 근거로 책임을 지나

상간자의 책임은 불법행위 손해배상입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나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의 배상 책임을, 제751조는 그중 정신적 고통 같은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 곧 위자료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상간자 소송은 이 법리에 기대어, 부부공동생활의 평온을 깨뜨린 데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직접 묻는 절차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정행위는 성관계가 있었던 경우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판례는 부정행위를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폭넓은 행위로 이해하므로, 육체관계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부부공동생활의 평온을 깨뜨릴 정도의 부적절한 관계가 인정되면 책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한 연락이나 몇 차례의 만남에 그치는 정도라면 부정행위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관계의 성격과 정도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3. 상간자가 책임을 면하는 경우

상간자 측에서 흔히 드는 방어 논리는 크게 둘입니다.

첫째는 상대가 기혼자임을 몰랐고 알 수도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불법행위 책임은 고의나 과실을 전제로 하므로, 상간자가 배우자 있는 사람인 줄 전혀 알 수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면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기혼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 이를 뒷받침하는 대화나 정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는 이미 부부 관계가 파탄나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앞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정행위가 있기 전에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각자 독립적인 생활관계가 형성되어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남아 있지 않다면, 그 뒤의 관계만으로는 보호할 부부공동생활이 없다는 이유로 상간자의 책임을 부정했습니다. 다만 이 문턱은 낮지 않습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거나 잠시 떨어져 지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혼인의 실체가 회복 불가능할 만큼 소멸했다고 볼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장기 별거 등으로 사실상 혼인이 깨져 있었는지, 아니면 겉으로만 소원했을 뿐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되고 있었는지가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4. 위자료 액수는 무엇으로 정해지나

상담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 "그래서 얼마나 받느냐"입니다. 정해진 금액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재량으로 정합니다. 대체로 부정행위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어졌는지, 그로 인해 혼인이 실제로 파탄에 이르렀는지, 미성년 자녀가 있는지, 상간자가 관계를 주도했는지 같은 사정이 크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같은 "외도"라도 결과는 갈립니다. 오래 별거해 이미 형해화된 혼인에서 생긴 관계와, 평온하던 가정을 무너뜨린 관계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보통 얼마쯤 나온다"는 이야기를 그대로 자기 사건에 대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액수를 먼저 기대하기보다, 지속 기간과 파탄 기여를 뒷받침할 자료가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5. 배우자에 대한 청구와 어떻게 이어지나

상간자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 역시 같은 부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준 것이므로, 두 사람은 공동불법행위자의 관계에 섭니다. 그래서 배우자와 상간자를 함께 피고로 삼아 한 소송에서 청구할 수도 있고, 상간자만 따로 상대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둘의 위자료는 별개로 무한정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부정행위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두 사람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여서, 한쪽에게서 위자료를 받으면 그 범위에서 다른 쪽의 책임도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이혼 과정에서 배우자로부터 위자료를 받았다면, 상간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몫은 그만큼 조정됩니다. 그래서 배우자에 대한 청구와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처음부터 어떻게 배치할지 함께 설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소송에 앞서 상간자 측과 합의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금액이 적정한지뿐 아니라, 합의서에 다시 문제 삼지 않겠다는 부제소 조항이나 향후 청구 포기 조항이 어떻게 들어가는지가 중요합니다. 성급하게 낮은 금액에 서명하거나 포기 범위를 넓게 잡으면 나중에 다투기 어려워지므로, 합의서의 문구를 미리 살펴 두어야 합니다.

6. 증거는 어떻게 모으나 - 위법수집에 주의

상간자 소송의 승패는 부정행위와 상간자의 인식을 얼마나 분명히 드러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대화 내용, 사진, 카드 사용·동선 자료 등이 흔히 활용됩니다.

다만 증거를 모으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문제를 낳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확보 방법에 따라 걸리는 법이 다릅니다. 배우자의 휴대전화 잠금을 몰래 풀어 저장된 대화를 들여다보거나 내보내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미 수신이 끝나 저장된 메시지를 보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이지만, 그렇다고 적법한 것은 아니어서 정보통신망법 쪽에서 책임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자신이 대화 당사자가 아닌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되고,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주거침입이 됩니다. 어떤 자료를 어떤 방법으로 확보하느냐는 사건 초기에 방향을 잡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7.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불법행위 손해배상이므로 민법 제766조의 소멸시효를 따릅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부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외도 사실과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 시점이 기준이 되므로, 이를 확인했다면 시효를 넘기지 않도록 시점을 챙겨 두어야 합니다.

8. 맞대응을 미리 염두에 둔다

상간자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앞서면, 상대에게 사실을 알리거나 주변에 폭로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오히려 무고나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맞대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청구 자체를 준비하는 것과 별개로, 대응 과정에서 새로운 책임을 지지 않도록 처음부터 절차를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간자 소송은 배우자와의 이혼 여부와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상대의 인식과 혼인 파탄 여부를 둘러싼 다툼, 증거 확보의 적법성, 시효 관리까지 함께 챙겨야 하는 사건입니다. 배우자의 외도 문제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지금 가진 자료로 어디까지 다툴 수 있는지 기록을 바탕으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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