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공무원이라면, 이혼할 때 연금은 어떻게 나누나
배우자가 공무원이라면, 이혼할 때 연금은 어떻게 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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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공무원이라면, 이혼할 때 연금은 어떻게 나누나 

남천우 변호사

1. 배우자가 공무원이라면, 이혼할 때 연금은 어떻게 나누나

이혼을 준비하면서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은 나눌 생각을 해도, 연금은 “내 것이 아니니까”라고 여겨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공무원이면, 재산은 대부분 상대방 명의로 되어 있고 연금은 아직 나오지도 않아, 무엇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감을 잡기 어렵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무원연금은 이혼할 때 나눌 수 있는 대상이 맞습니다. 다만 그 방법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갈래로 나뉘고, 각각 요건과 시점이 달라서, 자기 상황에 맞는 길을 골라야 합니다. 아래에서 그 구조를 정리합니다.

2. 나누는 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배우자의 연금을 나누는 방법은 성격이 다른 두 제도로 나뉩니다. 하나는 이혼할 때 진행하는 재산분할입니다. 혼인 기간에 부부가 함께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절차인데, 여기에 배우자의 퇴직급여를 포함시켜 나누는 방식입니다. 근거는 민법 제839조의2(재판상 이혼에는 제843조로 준용)이고, 이때는 이혼 상대방 개인을 상대로 청구합니다.

다른 하나는 각 연금법에 따로 마련된 분할연금 제도입니다. 공무원연금법은 이혼한 배우자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대방의 연금 일부를 나눠 받을 수 있도록 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때는 이혼 상대방이 아니라 연금을 관리하는 공무원연금공단에 신청합니다.

두 제도는 별개이지만 같은 연금을 두 번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 재산분할 과정에서 그 연금을 이미 나눠 정리했다면, 같은 부분을 나중에 분할연금으로 다시 받을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재산분할에서 연금을 다루지 않았다면 분할연금으로 확보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방식으로 연금을 나눌지는 이혼 단계에서 처음부터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아직 퇴직 전이어도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배우자가 아직 퇴직하지 않았고 연금도 안 나오니 나눌 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아직 재직 중이더라도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에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여 경제적 가치를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퇴직급여 채권은, 상대방 배우자의 협력이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원칙은 2014년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처음 세워졌고, 이후 판결에서 거듭 확인되었습니다. 나눌 금액은 그 변론종결 시점에 퇴직한다고 가정했을 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 원칙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전에도 장래의 퇴직급여를 아예 무시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급여는 분할 대상 재산에 직접 넣지 않고, “앞으로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을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참작 사유로만 반영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법원은 종전의 이런 태도를 넘어서, 장래 퇴직급여를 참작 사유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분할 대상 재산 자체에 포함시켜 직접 나눌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배우자가 이미 퇴직해 연금을 받고 있는 경우에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대법원은 이미 수령 중인 퇴직연금에 대해, 매월 받는 연금액 중 일정 비율을 상대방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정기금 방식의 분할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즉 배우자가 연금 수급을 시작했든 아니든, 그 시점에 맞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4. 재산분할로 나눌지, 분할연금 제도에 맡길지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갈림길이 있습니다. 연금을 재산분할 대상에 넣어 이혼과 함께 지금 나눌 수도 있고, 나중에 각자 분할연금 제도로 받도록 남겨 둘 수도 있습니다. 이는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협의로 정하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정합니다. 대법원도 법원이 예상 퇴직급여 채권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켜 그 액수와 방법을 정할 수도 있고,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채 이혼 당사자들이 공무원연금법에서 정한 분할연금 청구권이나 퇴직연금일시금 분할 청구권에 따르도록 할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 9. 25. 선고 2017므11917 판결). 이때 법원은 혼인 생활의 과정과 기간, 퇴직급여의 형성·유지에 대한 양 당사자의 기여 정도, 함께 취득한 다른 재산의 규모, 당사자의 의사와 나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결정합니다.

실제로 재판에서는 당사자가 연금을 나누는 방식에 합의하지 못했거나, 연금의 수령 범위가 소송 기록만으로는 명확히 산정되지 않는 경우, 법원이 연금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빼고 “각자 공무원연금법 등이 정한 분할연금 제도에 따라 받으라”고 넘기는 예가 있습니다. 한쪽이 나중에 분할연금 수급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지금 재산분할에서 연금을 따로 떼어 정산하지 않아도 되는 사정으로 참작되기도 합니다.

두 방식은 계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간단한 예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혼 당시 재산이 상대방 명의 아파트 6억 원뿐이고 상대방의 장래 퇴직급여를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2억 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연금을 재산분할에 포함시키면 6억 원에 2억 원을 더한 8억 원을 나눌 재산으로 보고 여기에 기여도를 적용해, 상대방은 연금을 그대로 갖는 대신 그 몫만큼을 지금 있는 아파트에서 더 정산해 줍니다. 이혼과 함께 한 번에 끝나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연금을 포함시키지 않으면 아파트 6억 원만 기여도대로 나누고 연금은 재산분할에서 빼며, 연금은 나중에 요건이 갖춰졌을 때 분할연금으로 따로 신청해 받게 됩니다. 앞의 방식은 지금 정산해 줄 다른 재산이 넉넉할 때, 뒤의 방식은 지금 나눌 재산이 마땅치 않을 때 주로 쓰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당사자가 “연금 분할 비율을 몇 퍼센트로 정해 달라”고 구하더라도 법원이 반드시 그 비율을 특정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율을 정하지 않고 연금 제도에 넘기면, 연금 제도가 정한 균등 분할 원칙에 따라 처리됩니다 그래서 연금을 지금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는 이혼 단계에서 미리 방향을 잡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5. 분할연금을 받으려면 갖춰야 할 요건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은 혼인 기간 중 배우자가 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이 5년 이상일 것, 이혼했을 것, 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일 것, 그리고 청구하는 본인이 분할연금 지급 연령에 이르렀을 것을 요구합니다(공무원연금법 제45조 제1항). 이 요건을 갖추면 본인이 생존하는 동안 공무원연금공단에 별도로 신청하여,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을 분할연금으로 받습니다.

여기서 혼인 기간은 실제로 부부 관계가 유지된 기간을 기준으로 하며, 별거나 가출처럼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은 제외됩니다. 이 “실질적 혼인관계 부존재 기간 제외”는 국민연금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헌법재판소 2016. 12. 29. 선고 2015헌바182 결정)의 취지가 이후 각 연금법에 반영된 것입니다.

나누는 비율은 원칙적으로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2분의 1) 나누는 것이지만, 당사자가 협의하거나 재판에서 정하면 그와 다른 비율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재판에서 연금 분할 비율을 미리 정해 두었더라도, 실제로 분할연금을 받는 것은 지급 연령에 이른 뒤부터라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혼 시점에 아직 지급 연령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때부터 3년 이내에 분할연금을 미리 청구(선청구)해 둘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받지 못한다고 해서 권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몫을 지금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6. 연금은 상대방이 빼돌리기 어려운 재산입니다

이혼을 앞두고 배우자가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겨 버려, 정작 나눌 재산이 남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부동산은 팔 수 있고 예금은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의 퇴직급여와 연금은 국가가 관리하는 제도 안에 있어, 상대방이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없앨 수 없습니다.

특히 분할연금은 연금 기관을 상대로 한 독립된 권리여서, 상대방이 다른 재산을 모두 소비했더라도 미래에 연금이 나올 때 본인에게 직접 지급됩니다. 다른 재산이 은닉되거나 사라진 사건일수록, 연금이 오히려 가장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몫이 되는 이유입니다. 재직 기간이 길수록 그 가치도 크므로, 결코 가볍게 넘길 부분이 아닙니다.

7. 정리하며

배우자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또 재산이 모두 상대방 명의라는 이유로 연금 분할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퇴직 전이어도 재산분할로 지금 나눌 수 있고,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분할연금을 미리 청구해 미래의 몫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연금은 상대방이 숨기거나 써 버리기 어려운 재산이라, 다른 재산이 마땅치 않은 경우에 오히려 든든한 몫이 됩니다.

다만 연금을 지금 재산분할로 정리할지 나중에 분할연금 제도로 받을지,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는 혼인 기간, 배우자의 재직 기간, 남아 있는 재산과 연금 규모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리고 재산분할 청구에는 이혼 후 2년이라는 기한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이혼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이미 이혼하셨는데 연금을 나누지 못하고 지나온 상황이라면, 기한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사정에 맞는 방법은 자료를 함께 살펴봐야 정확히 잡을 수 있습니다. 고민되신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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