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예정일보다 늦어졌다는 이유로 도급인이 잔여 공사대금 지급을 미루는 일은 건설 현장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도급인은 "지체상금만큼 이미 깎였으니 줄 돈이 없다"고 하고, 수급인은 "지체상금은 별개 채권이니 공사대금부터 달라"고 맞섭니다. 두 채권을 자동으로 상쇄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상계 의사표시가 필요한지, 그리고 수급인이 동시이행 항변으로 지급 거절을 막을 수 있는지에 따라 실제로 오가는 돈과 지연손해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지체상금채권과 공사대금채권의 관계를 대법원 법리와 민법 조문에 따라 정리하고, 어떤 채권에는 동시이행 항변이 통하고 어떤 채권에는 통하지 않는지 구분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지체상금과 공사대금 상계 — 분쟁이 시작되는 지점
공사도급계약에서는 대개 준공기한과 함께 이를 지키지 못했을 때 하루당 계약금액의 일정 비율을 물어내도록 하는 지체상금 조항을 둡니다. 공사가 지연되면 도급인은 이 조항을 근거로 지체상금채권을 가지게 되고, 수급인은 시공한 만큼의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게 됩니다. 문제는 양쪽이 서로에게 돈을 청구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이 두 채권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입니다.
실무에서 도급인은 흔히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하나는 "지체상금은 공사대금에서 당연히 빠지는 것"이라며 애초에 감액된 금액만 지급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지체상금채권으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수급인이 공사를 마치지 못했거나 하자가 있는 경우가 겹치면, 도급인은 "수급인이 제대로 이행할 때까지 대금을 못 준다"는 동시이행 항변까지 꺼내게 됩니다.
세 가지 주장은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법적 성질과 요건이 전혀 다릅니다. 당연공제는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채권액 자체가 줄어든다는 주장이고, 상계는 민법 제492조의 요건을 갖춘 뒤 의사표시로 두 채권을 대등액에서 소멸시키는 것이며, 동시이행 항변은 채권을 소멸시키지 않고 이행을 거절할 수 있을 뿐인 연기적 항변입니다. 어느 구성을 취하느냐에 따라 지연손해금 기산일과 소송에서의 입증 책임이 달라지므로, 이 구분을 흐린 채 협상에 들어가면 불리한 결과를 감수하게 될 수 있습니다.
당연공제 · 상계 · 동시이행 항변은 서로 다른 제도입니다. 결론이 같아 보여도 요건과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달라집니다.
지체상금의 법적 성격 — 민법 제398조 손해배상액의 예정
지체상금 약정은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지체한 데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에서 지체상금 약정이 지체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임을 전제로 판단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성질이 정해지면 두 가지 실익이 생깁니다. 첫째, 도급인은 실제로 얼마의 손해를 입었는지 개별적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약정된 계산식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 반대로 수급인은 지체상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감액 여부는 기계적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위 2001다1386 판결은 계약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지체상금을 예정한 동기, 실제의 손해와 지체상금액의 대비,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약정에 따라 산정한 지체상금액이 일반 사회인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될 때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예컨대 총 공사대금 10억 원짜리 공사에서 지연 일수가 길어져 산정된 지체상금이 공사대금 전액에 육박한다면, 도급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와의 격차가 감액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감액이 "약정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액수를 줄이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수급인 입장에서 지체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 어렵다면, 지체상금 조항을 통째로 깨려 하기보다 지체 일수를 줄이고 예정액의 과다성을 다투는 쪽이 현실적인 전략이 됩니다.
지체상금은 공사대금에서 당연히 공제되지 않는다
도급인이 가장 흔히 오해하는 지점입니다. 지체상금채권이 발생했다고 해서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이 자동으로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81224, 81231 판결은 도급인의 지체상금채권이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으로부터 당연히 공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두 채권은 발생 원인이 서로 다른 별개의 채권입니다. 공사대금채권은 도급계약의 이행에 따른 보수 청구권이고, 지체상금채권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입니다. 별개 채권을 하나로 합치려면 상계라는 법률행위를 거쳐야 하고, 상계는 민법 제493조 제1항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해야 합니다. 즉 도급인이 지체상금을 공사대금에서 빼려면 "상계한다"는 의사를 수급인에게 표시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차이는 실제 금액으로 드러납니다. 잔여 공사대금이 3억 원이고 지체상금이 1억 원인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당연공제라면 도급인은 처음부터 2억 원만 지급하면 되고 3억 원 전부에 대한 지연손해금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반면 상계 구성이라면, 도급인이 상계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 3억 원 전부가 이행기에 있는 채무로 남아 있게 되어 그 지연에 따른 책임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이 개입되면 이 구분은 결정적입니다. 위 2013다81224, 81231 판결은 수급사업자의 직접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후에 원사업자에 대하여 생긴 사유로는 수급사업자에게 대항할 수 없음이 원칙이라고 보았습니다. 직접지급청구권이 생긴 뒤에 발생한 지체상금채권으로는 하수급인에게 상계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뜻이므로, 발주자로서는 채권 발생 시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지체상금은 공사대금에서 저절로 빠지지 않습니다. 빼려면 상계 의사표시를 해야 하고, 그 시점이 지연손해금과 대항력을 가릅니다.
지체상금채권과 공사대금채권은 동시이행관계가 아니다
그렇다면 도급인은 "지체상금을 받을 때까지 공사대금을 못 주겠다"는 동시이행 항변을 할 수 있을까요.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81224, 81231 판결은 공사도급계약상 도급인의 지체상금채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했습니다.
이유는 동시이행항변권의 근거 규정인 민법 제536조의 구조에 있습니다. 동시이행항변권은 쌍무계약에서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갖는 채무 사이에 인정되는 것인데, 지체상금채권은 계약의 본래 급부에 대응하는 대가가 아니라 채무불이행의 결과로 사후에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이기 때문입니다. 공사대금의 대가는 어디까지나 공사의 완성이라는 급부입니다.
따라서 수급인이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도급인이 지체상금을 이유로 든 동시이행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도급인이 지체상금으로 실질적인 감액 효과를 얻으려면 항변이 아니라 상계 항변이나 반소를 통한 청구를 해야 합니다. 이 점을 놓치고 동시이행 항변만 고집하다가 공사대금 전액에 대한 지급 판결과 함께 지연손해금까지 물게 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생깁니다.
다만 판례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둔 점은 기억해야 합니다. 당사자가 계약서에 지체상금 정산 전에는 잔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을 명시했다면, 그 약정의 해석에 따라 이행상 견련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결국 계약서 문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동시이행 항변이 통하는 채권 —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지체상금과 달리, 하자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채권은 사정이 다릅니다. 민법 제667조 제3항은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제536조를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은 명문 규정에 의해 동시이행관계에 놓입니다.
다만 그 범위가 무제한은 아닙니다.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2611 판결은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 도급인은 그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보수액에 관하여만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을 뿐 나머지 보수액의 지급은 거절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공사대금채권 중 손해배상채권액과 동액인 부분만 동시이행관계에 있고, 나머지는 그대로 지급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잔여 공사대금이 3억 원이고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이 5,000만 원으로 인정된다면, 도급인은 5,000만 원 상당액에 대해서만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나머지 2억 5,000만 원은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넘어 3억 원 전부의 지급을 거절하면 그 초과 부분에 대해서는 이행지체 책임을 지게 됩니다.
정리하면 도급인이 쥔 채권의 성격에 따라 무기가 달라집니다.
지체상금채권 —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가 아니므로, 상계 의사표시나 반소로 다뤄야 합니다.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 — 민법 제667조 제3항에 따라 동시이행관계이나, 동액 상당의 공사대금 부분에 한정됩니다.
하자보수청구권 자체 — 보수를 구하는 것이므로 손해배상으로 전환할지, 보수와 함께 배상까지 구할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미완성 부분 — 하자가 아니라 공사 미완성으로 평가되면, 그 부분 공사대금채권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다는 다툼으로 이어집니다.
하자 손해배상은 동시이행, 지체상금은 상계. 같은 "돈 못 준다"는 주장이라도 법적 통로가 다릅니다.
동시이행항변권이 붙은 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을까
상계를 하려는 쪽이 가진 채권을 자동채권, 소멸시키려는 상대방의 채권을 수동채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동채권에 상대방의 동시이행항변권이 붙어 있다면 상계가 허용될까요.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0다11323 판결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대항을 받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상계자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 기회를 상실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리는 도급 분쟁에서 의외로 자주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공사대금채권과 상계하려는 경우, 그 손해배상채권은 민법 제667조 제3항에 따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상계 가능성 자체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반면 지체상금채권은 앞서 본 2013다81224, 81231 판결에 따라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가 아니므로, 이 장애가 문제되지 않습니다. 지체상금채권은 상계의 자동채권으로 삼기에 상대적으로 깔끔한 구조인 셈입니다. 도급인이 지체상금과 하자 손해배상을 함께 주장할 때 두 채권을 뭉뚱그려 "전부 상계"로 처리하면, 항변 구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상계의 요건과 소급효 — 민법 제492조·제493조
상계가 유효하려면 이른바 상계적상에 있어야 합니다. 민법 제492조 제1항은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채무의 성질이 상계를 허용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지체상금채권과 공사대금채권은 모두 금전채권이므로 종류의 동일성은 대개 충족됩니다.
남는 관문은 이행기 도래입니다. 지체상금은 지연이 계속되는 동안 누적되므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얼마의 채권이 이행기에 있는지 특정해야 합니다. 공사대금 역시 계약서상 기성 지급 조건이나 준공·인도 시점에 따라 이행기가 달라집니다. 상계 의사표시를 언제 했는지, 그때 두 채권이 모두 이행기에 있었는지가 소송에서 다투어집니다.
효과 면에서 결정적인 것은 소급효입니다. 민법 제493조 제2항은 상계의 의사표시는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 즉 상계적상 시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상계 의사표시를 소송 도중에 뒤늦게 하더라도 채권 소멸의 효과는 상계적상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므로, 그 시점 이후의 지연손해금 계산이 달라집니다. 잔여 공사대금 3억 원에 지체상금 1억 원을 상계한다면, 상계적상 시부터는 2억 원에 대해서만 지연손해금이 붙는 결과가 됩니다.
또한 민법 제493조 제1항은 상계의 의사표시에 조건이나 기한을 붙이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지체상금이 인정되면 상계한다"는 식의 조건부 의사표시는 그 자체로 문제될 수 있으므로, 실무에서는 소송상 예비적 상계 항변의 형태와 그 적법성을 신중히 검토합니다.
지체상금 기간 산정 — 시기와 종기가 금액을 가른다
지체상금은 "계약금액 × 지체상금률 × 지체일수"로 계산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지체일수를 며칠로 보느냐가 금액을 좌우합니다.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은 수급인이 완공기한 내에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채 완공기한을 넘겨 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 지체상금 발생의 시기는 완공기한 다음 날이라고 보았습니다.
종기가 더 치열한 다툼의 대상입니다. 위 판결은 도급인이 공사 중단 시점에 곧바로 계약을 해제하고 다른 업자에게 공사를 의뢰하였다 하더라도 잔여공사를 완공하는 데 소요되었을 기간을 고려해 종기를 산정하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도급인이 해제를 미적거린 기간이나 스스로의 사정으로 지연된 기간까지 수급인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 수급인이 지체일수를 줄이기 위해 검토할 만한 사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급인 귀책 기간 — 설계 변경, 자재 지급 지연, 현장 인도 지연 등 도급인 사정으로 공사가 멈춘 기간
공기 연장 합의 — 서면 합의가 없더라도 연장을 승낙한 것으로 볼 만한 정황(감리 지시, 기성 검사 일정 등)
해제 시점의 지연 — 도급인이 해제 사유를 알고도 상당 기간 방치한 경우 종기 산정에 반영될 여지
잔여공사 소요기간 — 후속 시공사가 실제로 완공하는 데 걸린 기간과 통상 필요한 기간의 비교
예정액의 과다성 —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감액 주장의 기초 자료
반대로 도급인 입장에서는 준공기한, 기성 검사 결과, 시정 요구 공문, 실제 손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어서 실손해 증명이 요구되지는 않지만, 수급인이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을 주장하면 결국 실제 손해의 크기가 법원의 판단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체상금 다툼의 승부처는 요율이 아니라 지체일수입니다. 하루가 곧 금액입니다.
분쟁이 벌어졌을 때의 대응 순서
수급인이 공사대금을 청구하는 국면이라면, 먼저 계약서의 지체상금 조항과 준공기한, 공기 연장에 관한 합의 문언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 도급인이 어떤 법적 구성을 취했는지 봅니다. 단순히 감액된 금액만 지급했다면 상계 의사표시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고, 상계를 주장한다면 상계적상 시점을 다투게 됩니다.
도급인이 지체상금을 이유로 공사대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면, 2013다81224, 81231 판결의 법리를 들어 동시이행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도급인이 하자를 이유로 지급을 거절한다면 민법 제667조 제3항이 적용되므로 동시이행 항변 자체는 가능하나, 94다2611 판결에 따라 손해배상액과 동액 부분에 한정된다는 점을 다투게 됩니다.
도급인이라면 지체상금 청구를 항변으로 할지 반소로 할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상계 항변은 수동채권인 공사대금 범위 내에서만 효력이 있으므로, 지체상금이 공사대금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초과분 회수를 위해 반소를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또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이 개입된 사안이라면, 직접지급청구권 발생 시점과 지체상금채권 발생 시점의 선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도급인이 지체상금만큼 뺀 금액만 입금했습니다. 이것도 상계인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민법 제493조 제1항은 상계를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단순히 일부만 입금한 행위가 곧 상계 의사표시인지는 사안에 따라 해석이 갈립니다. 다만 입금과 함께 공문이나 문자로 "지체상금 상계 후 지급"이라는 취지를 밝혔다면 의사표시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체상금채권이 공사대금채권에서 당연히 공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81224, 81231 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도급인 스스로 상계 의사를 분명히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지체상금을 이유로 공사대금 지급을 미루면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하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2013다81224, 81231 판결에 따르면 지체상금채권과 공사대금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관계가 아니므로, 지체상금을 이유로 한 지급 거절이 정당한 이행거절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계 의사표시를 하면 민법 제493조 제2항의 소급효에 따라 상계적상 시로 거슬러 올라가 대등액이 소멸하므로, 그 범위에서는 지연손해금 부담이 줄어듭니다. 결국 상계 의사표시를 언제 했는지가 실익을 가릅니다.
Q. 하자가 있으면 공사대금 전액 지급을 거절할 수 있나요?
A. 전액 거절은 어렵습니다.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2611 판결은 도급인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 그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보수액에 관하여만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고 나머지 보수액은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동시이행관계는 손해배상채권액과 동액인 공사대금 부분에 한정됩니다. 초과 부분까지 지급을 거절하면 그 부분에 대해 이행지체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지체상금이 공사대금보다 큰데, 항변만으로 초과분을 받을 수 있나요?
A. 받기 어렵습니다. 상계 항변은 수동채권인 공사대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소멸시키는 효과에 그치므로, 이를 초과하는 지체상금은 항변만으로 회수할 수 없습니다. 초과분을 청구하려면 반소를 제기하거나 별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다만 지체상금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감액할 수 있으므로, 실제 인정 금액은 계산식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지체일수는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계산하나요?
A.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은 수급인이 완공기한을 넘겨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채 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 지체상금 발생의 시기를 완공기한 다음 날로 보았습니다. 종기는 도급인이 공사 중단 시점에 곧바로 해제하고 다른 업자에게 의뢰하였더라도 잔여공사를 완공하는 데 소요되었을 기간을 고려해 산정합니다. 도급인 측 사정으로 지연된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은 지체일수에서 빠질 수 있으므로, 공문과 현장 기록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하자 손해배상채권으로 공사대금을 상계할 수 있나요?
A.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0다11323 판결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대항을 받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 기회를 상실시키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은 민법 제667조 제3항에 따라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곧바로 상계 구성을 취하기보다 동시이행 항변으로 다투는 것이 정석인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지체상금과 공사대금을 둘러싼 다툼은 "누가 옳으냐"보다 "어떤 법적 통로를 골랐느냐"로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체상금채권은 민법 제398조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공사대금채권과는 별개의 채권이고,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81224, 81231 판결에 따라 공사대금에서 당연히 공제되지도, 동시이행관계에 놓이지도 않습니다. 도급인이 지체상금으로 감액 효과를 얻으려면 민법 제492조·제493조의 요건을 갖춘 상계 의사표시나 반소가 필요합니다.
반면 하자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채권은 민법 제667조 제3항에 따라 동시이행관계가 인정되지만,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2611 판결에 따라 손해배상액과 동액인 공사대금 부분에 한정됩니다. 여기에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0다11323 판결의 자동채권 제한 법리까지 겹치면, 같은 "돈 못 준다"는 주장도 구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지체일수 산정과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주장은 금액 자체를 크게 움직이는 지점이므로, 계약서·공문·현장 기록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준비가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건설 분쟁은 금액이 크고 증거가 흩어져 있어 초기 대응 방향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의 공사 현장에서도 지체상금과 공사대금이 얽힌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는데, 계약서 문언과 공사 경위에 따라 취해야 할 법적 구성이 달라지므로 분쟁 초기에 법률 전문가와 함께 사안을 정리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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