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를 분양받았다가 사정이 바뀌어 계약을 해제하려는데, 계약서를 다시 펼쳐 보니 <분양대금의 2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은 대개 계약금 10% 선에서 정리된다고 들었는데, 상가는 왜 두 배인지 쉽게 납득되지 않으실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서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20%를 그대로 물어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위약금이 부당히 과다하면 이를 감액할 수 있고, 그 조항이 시행사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약관이라면 아예 무효가 될 여지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 위약금 조항을 어떤 법리로, 어떤 순서로 다투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상가 분양계약 위약금 20% 조항 — 아파트 분양과 무엇이 다른가
상가 분양계약서를 보면 수분양자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될 때 분양대금의 20%를 위약금으로 정한 조항이 드물지 않게 등장합니다. 아파트 분양에서 계약금 10% 몰취가 일종의 관행처럼 자리 잡은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두 배에 가깝습니다. 상가 분양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영역인데, 이 법이 위약금 비율의 상한을 직접 못 박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결국 위약금을 얼마로 할 것인지는 일차적으로 계약 자유의 영역에 남고, 계약서 초안을 시행사가 만드는 구조상 비율이 높게 설정되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계약서에 20%라고 적혀 있으면 무조건 20%를 물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 민법과 약관규제법은 과도한 위약금을 사후적으로 통제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수분양자가 다툴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성질결정한 뒤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을 구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그 조항이 약관에 해당함을 전제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를 주장하는 길입니다.
예를 들어 분양대금 5억 원인 상가를 계약하고 계약금 5,000만 원을 낸 상태에서 중도금을 연체해 시행사가 계약을 해제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0%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면 위약금은 1억 원이 되어, 이미 낸 계약금 5,000만 원을 몰취당하고도 5,000만 원을 추가로 물어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반면 감액이 인정되어 위약금이 분양대금의 10% 수준으로 조정되면 계약금 몰취로 정산이 끝나고 추가 지급 의무는 사라집니다. 같은 사실관계에서 결론이 5,000만 원 넘게 갈리므로, 조항 자체를 다투는 실익이 분명합니다.
계약서에 20%라고 적혀 있다는 사실은 출발점일 뿐, 그 금액이 그대로 확정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위약금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 — 민법 제398조 제4항의 추정
감액을 논하려면 먼저 그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이 있을 때 채무자가 지급할 손해배상액을 당사자가 미리 정해 둔 것이고, 위약벌은 채권자가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몰취하기로 한 제재금입니다. 이 구별은 단순한 용어 문제가 아니라 결과를 뒤집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시행사는 실제 손해가 예정액을 넘더라도 원칙적으로 그 이상을 청구할 수 없고, 반대로 수분양자는 예정액이 과다하다며 감액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출발점은 수분양자에게 유리합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서에 그저 <위약금>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일단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고, 이를 위약벌이라고 주장하려는 쪽이 특별한 사정을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시행사는 <손해배상과 별도로>, <위약벌로> 같은 문구를 넣어 이 추정을 깨뜨리려 하므로, 계약서 문언을 한 글자 단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상가 분양계약서의 20% 조항이 <계약이 해제되면 수분양자는 분양대금의 2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고만 되어 있다면, 이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곧바로 감액 논의의 궤도에 올라섭니다. 반면 <시행사가 입은 손해의 배상과는 별도로 분양대금의 20%를 위약벌로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면 성질결정 단계부터 다툼이 시작됩니다. 어느 쪽이든 조항의 제목이 아니라 실질과 문언, 그리고 약정 경위를 함께 살펴 판단하게 됩니다.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깎는다 —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기준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문제는 <부당히 과다>의 기준입니다.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227619 판결은 단순히 예정액 자체가 크다거나 계약 체결부터 해제까지의 기간이 짧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계약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손해배상액 예정의 경위와 거래관행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그와 같은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판결은 판단의 기준 시점도 밝히고 있습니다.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와 적당한 감액의 범위는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그 사이에 발생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한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은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계약 해제 이후 시행사가 해당 호실을 비슷한 가격에 재분양해 실질적 손해가 거의 없어졌다면, 그 사정은 계약 당시가 아니라 변론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감액 판단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분양대금 5억 원 상가에서 수분양자가 이탈한 뒤 시행사가 6개월 만에 같은 호실을 5억 원에 재분양했다면, 시행사에게 남은 손해는 그 기간의 금융비용과 재분양 광고비 정도에 그칠 수 있습니다. 이때 1억 원의 위약금은 실제 손해와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 수분양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는 결과가 된다고 다툴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상권이 무너져 호실이 장기간 공실로 남고 결국 훨씬 낮은 가격에 처분되었다면 감액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감액 심리는 <계약서에 무엇이라 썼는가>가 아니라 <변론종결 시점에 그 금액을 물리는 것이 공정한가>를 묻습니다.
법원이 직권으로도 깎지만, 주장과 자료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감액은 채무자가 반드시 항변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7다275270 판결은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의 성격을 함께 가지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위약금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감액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성질이 섞여 있다는 이유로 감액의 문이 닫히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다만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다>는 말과 <가만히 있어도 깎아 준다>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같은 판결은 감액 여부를 판단할 때 계약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위약금 약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채무액에 대한 위약금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거래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약금의 지급이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본다고 했습니다. 이 요소들은 대부분 기록에 자료가 제출되어야 비로소 판단 재료가 됩니다.
따라서 수분양자로서는 감액 항변을 명시적으로 제출하면서, 자신이 개인 투자자에 불과하다는 점, 분양 광고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조항을 협상할 여지가 없었다는 점, 시행사가 재분양으로 손해를 회복했다는 점 등을 하나씩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재분양 시점과 가격, 분양 홍보물, 계약 체결 당시 상담 기록, 중도금 대출 실행 내역 같은 자료가 실제 손해의 윤곽을 보여 줍니다. 예상 손해액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기록에 드러날수록 감액 폭을 넓게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당사자의 지위 — 시행사는 전문 사업자, 수분양자는 개인 투자자라는 비대칭을 드러냅니다.
약정의 동기와 경위 — 조항을 개별적으로 협상했는지, 인쇄된 계약서를 그대로 받았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채무액 대비 위약금 비율 — 분양대금 대비 20%라는 수치 자체가 거래관행과 비교되는 지점입니다.
예상 손해액의 크기 — 재분양 시점과 가격, 공실 기간, 금융비용이 핵심 자료입니다.
거래관행 — 유사 상가 분양계약에서 위약금이 어느 수준으로 정해지는지 비교합니다.
조항이 위약벌로 쓰여 있다면 — 감액이 아니라 무효를 다퉈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판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본소), 2018다248862(반소)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벌이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는 기능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고, 위약벌에는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감액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순수한 위약벌로 성질결정되는 순간, 앞서 본 감액 법리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위약벌은 어떻게 통제될까요. 같은 판결은 위약벌에 대해서는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과 같은 일반조항으로 규제한다는 태도를 취합니다. 다만 이 경로는 감액이 아니라 <전부 또는 일부 무효>의 문제로, 인정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또한 같은 판결은 약관에 포함된 위약금 약정에 대해서는 약관규제법 제6조와 제8조가 적용되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나 위약벌 등을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수분양자의 1차 전략은 명확합니다. 20% 조항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성질결정하도록 다투어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궤도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앞서 본 민법 제398조 제4항의 추정이 이 다툼에서 든든한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만약 계약서 문언이 <손해배상과 별도의 위약벌>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면, 감액을 고집하기보다 약관규제법에 따른 무효 주장으로 축을 옮기는 편이 승산이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면 <깎는> 싸움, 순수 위약벌이면 <무효로 만드는> 싸움입니다. 전략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분양계약서가 약관이라면 — 약관규제법 제8조·제6조·제3조라는 세 개의 무기
시행사가 수십, 수백 호실에 동일한 양식으로 사용하는 분양계약서는 약관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별적으로 협상하여 문구를 바꾼 흔적이 없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약관으로 인정되면 약관규제법 제8조가 정면으로 작동합니다. 이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이 <적당히 감액>에 그치는 것과 달리, 약관규제법은 아예 조항의 효력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다릅니다.
여기에 약관규제법 제6조도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라는 일반조항입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018다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이 위약금의 성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 구분할 필요 없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부담을 주면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정리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즉 약관 경로는 성질결정 다툼을 우회하는 통로가 되어 줍니다.
오래된 선례이지만 방향을 잘 보여 주는 판결도 있습니다.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7다40131 판결은 분양계약에서 매매대금의 1할에 해당하는 계약보증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정할 만한 금액에 상당하므로, 이를 손해배상과 별도로 부가되는 위약벌로 보기에는 과다하다는 점 등을 들어 해당 조항을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매매대금의 1할조차 <별도의 위약벌>로는 과다하다고 본 것이니, 분양대금의 20%를 별도 위약벌로 정한 조항이라면 무효 주장의 설득력은 한층 커집니다.
마지막 무기는 약관규제법 제3조입니다. 사업자는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고,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다만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법령을 되풀이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설명의무가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분양대금의 20%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위약금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계약 당시 설명이 있었는지를 따져 볼 실익이 있습니다.
감액이나 무효가 인정되면 이미 낸 돈은 어떻게 되나
수분양자가 궁금해하는 대목은 결국 돈의 흐름입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원상회복 의무에 따라 시행사는 받은 분양대금을 반환해야 하고, 수분양자는 위약금 상당액을 부담하게 되어 실무에서는 이를 상계 정산하는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그런데 법원이 위약금을 분양대금의 20%에서 10% 수준으로 감액하면, 시행사가 몰취해 보유하던 초과분은 법률상 원인을 잃습니다. 이때 수분양자는 그 초과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앞의 5억 원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시행사가 계약금 5,000만 원을 몰취하고 추가로 5,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는데, 법원이 위약금을 5,000만 원으로 감액했다면 추가 청구는 기각되고 몰취분으로 정산이 끝납니다. 반대로 수분양자가 이미 1억 원을 지급한 뒤라면, 감액된 5,000만 원을 넘는 부분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별도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조항 자체가 약관규제법에 따라 무효가 된다면 위약금 약정의 구속력이 사라지므로, 시행사는 실제로 입은 손해를 개별적으로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위약금 조항이 살아 있으면 시행사는 손해액을 증명할 필요 없이 정해진 비율을 청구하면 되지만, 조항이 무효가 되면 재분양 가격 하락분과 금융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실손해가 예상보다 적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시효와 절차의 문제가 있으므로, 반환을 구할 생각이라면 해제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대응 시계를 돌려야 합니다.
상가 분양 위약금 20% 조항, 실무 대응 순서
다툼의 성패는 문서를 어떤 순서로 확보하고 어떤 논리로 배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감액이든 무효든 결국 <시행사가 실제로 입은 손해에 비해 20%가 지나치다>는 그림을 기록으로 보여 주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서 한 장만 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재분양 내역과 계약 체결 경위가 함께 제출되어야 판단 재료가 갖추어집니다. 아래 순서를 기준으로 준비하시면 큰 흐름을 놓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1단계 · 조항 문언 확정 — 계약서 원본에서 <위약금>인지 <손해배상과 별도의 위약벌>인지, 기준 금액이 분양대금인지 계약금인지 확인합니다.
2단계 · 약관성 검토 — 동일 양식이 다른 호실에도 쓰였는지, 개별 협상으로 문구를 수정한 흔적이 있는지 살핍니다.
3단계 · 해제 사유와 귀책 정리 — 중도금 연체가 사업 지연이나 설계 변경 등 시행사 사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따집니다.
4단계 · 실손해 자료 확보 — 해당 호실의 재분양 시점과 가격, 공실 기간, 광고비 등 시행사의 실제 손해를 가늠할 자료를 모읍니다.
5단계 · 주장 구성 — 손해배상액 예정 추정을 근거로 감액 항변을 세우고, 약관규제법 제8조·제6조에 따른 무효 주장을 예비적으로 병행합니다.
6단계 · 금전 회수 — 감액이나 무효가 인정되면 초과 몰취분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합니다.
특히 3단계를 가볍게 넘기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해제의 원인이 수분양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행사의 공사 지연이나 분양 광고와 다른 시설 변경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면, 위약금 조항의 적용 자체를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시행사의 귀책이 인정되는 국면에서는 오히려 수분양자가 해제와 함께 손해배상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감액 논의로 곧장 들어가기 전에 <애초에 누가 계약을 깨뜨렸는가>를 점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20%가 부당하다는 주장은 감정이 아니라 재분양 내역과 계약 체결 경위라는 기록으로 증명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20%라고 서명했는데도 감액을 주장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이는 당사자가 그 금액에 합의했음을 전제로 작동하는 규정입니다.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감액이 배제된다면 이 조항은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감액이 인정되려면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인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Q. 위약금과 위약벌은 무엇이 다르고, 왜 구별이 중요한가요?
A.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배상액을 미리 정해 둔 것이고, 위약벌은 손해배상과 별도로 몰취하는 제재금입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018다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벌에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해 감액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민법 제398조 제4항이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므로, 위약벌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특별한 사정을 증명해야 합니다. 결국 성질결정이 감액 가능 여부를 가르는 첫 관문입니다.
Q.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한다면 굳이 항변하지 않아도 되나요?
A. 항변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7다275270 판결은 위약금이 손해배상액 예정과 위약벌의 성격을 함께 가지는 경우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 없이도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다고 했지만, 감액 여부는 당사자의 지위·약정 경위·예상 손해액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그 사정들은 기록에 자료가 제출되어야 비로소 고려됩니다. 아무 자료 없이 재판부의 직권 판단만 기다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Q. 시행사가 다른 사람에게 곧바로 재분양했다면 감액에 유리한가요?
A.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227619 판결은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와 감액 범위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그 사이에 발생한 모든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해제 후 비슷한 가격에 재분양이 이루어졌다면 시행사의 실제 손해가 크지 않다는 사정이 변론종결 시점 기준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재분양 계약서와 등기 자료를 확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분양계약서도 약관으로 인정될 수 있나요?
A. 시행사가 여러 수분양자에게 동일한 양식으로 사용하고 개별 협상 없이 체결되었다면 약관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관에 해당하면 약관규제법 제8조에 따라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은 무효가 되고, 제6조의 불공정 약관 무효 법리도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3조의 설명의무를 위반했다면 해당 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감액보다 효과가 강력한 경로입니다.
Q. 감액이 인정되면 이미 몰취당한 계약금 초과분은 돌려받나요?
A. 감액된 금액을 넘어 시행사가 보유한 부분은 법률상 원인을 잃으므로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금 몰취로 정산이 끝난 상태라면 초과분 반환 청구 소송을, 시행사가 추가 위약금을 청구하고 있다면 그 소송에서 감액 항변으로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청구 방식과 시점에 따라 실익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제 통보를 받은 직후부터 자료를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맺음말
상가 분양계약서의 분양대금 20% 위약금 조항은 그 자체로 확정된 금액이 아닙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이 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는 이상, 조항은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심사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227619 판결이 밝힌 대로 판단의 기준 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이므로, 해제 이후 재분양으로 손해가 회복된 사정까지 감액 판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조항이 <손해배상과 별도의 위약벌>로 명시되어 감액 경로가 막히더라도 길이 끊기는 것은 아닙니다. 분양계약서가 약관에 해당한다면 약관규제법 제8조와 제6조에 따라 무효를 다툴 수 있고,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7다40131 판결은 매매대금의 1할에 해당하는 계약보증금조차 손해배상과 별도의 위약벌로 보기에는 과다하다며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감액과 무효를 예비적으로 병행 구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승부는 계약서 문언의 정밀한 독해와 시행사의 실손해를 드러내는 자료에서 갈립니다. 재분양 시점과 가격, 계약 체결 경위, 광고 내용까지 기록으로 정리되어야 <20%는 부당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권 상가 분양 분쟁은 시행사 사정과 상권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하는 사안이 많으니, 해제 통보를 받으셨다면 서둘러 계약서와 재분양 자료를 챙겨 변호사와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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