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계약 해지 위약금, 하도급법 위반으로 무효·감액 다투는 법
하도급 계약 해지 위약금, 하도급법 위반으로 무효·감액 다투는 법
법률가이드
계약일반/매매기업법무

하도급 계약 해지 위약금, 하도급법 위반으로 무효·감액 다투는 법 

강대현 변호사

하도급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자 원사업자가 계약서 한 줄을 근거로 계약금액의 10%를 위약금으로 청구해 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직접 도장을 찍은 계약서에 분명히 적혀 있으니 그대로 물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 다투기를 포기하는 수급사업자도 많습니다. 그러나 위약금 조항은 그 법적 성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법원이 금액을 감액할 수 있고, 하도급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특약에 해당한다면 조항 자체가 무효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2025년 10월 2일부터는 부당특약을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하는 규정이 시행되어, 수급사업자가 다툴 수 있는 폭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위약금과 위약벌의 구별, 민법상 감액의 요건, 그리고 하도급법 위반을 근거로 조항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하도급 계약 해지 위약금 — 계약서에 적혀 있다고 다 유효한 것은 아니다

하도급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면 원사업자는 대개 계약서의 위약금 조항부터 꺼내 듭니다. 계약금액의 10%, 때로는 20%에 이르는 금액을 별다른 손해 입증 없이 청구하고, 남아 있는 기성 공사대금에서 그대로 공제해 버리는 일도 흔합니다.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스스로 서명한 계약서인 만큼 다툴 여지가 없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위약금 조항의 효력은 서명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위약금 조항을 다투는 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민법의 일반 법리로 접근해 그 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하니 깎아 달라고 하는 감액 주장입니다. 다른 하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의 부당한 특약의 금지 규정을 근거로 조항 자체의 효력을 부인하는 무효 주장입니다. 앞의 길은 금액을 줄이는 데 그치지만, 뒤의 길은 조항을 아예 없애 버릴 수 있어 파급력이 훨씬 큽니다.

두 갈래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하도급법 위반으로 조항이 무효라고 주위적으로 주장하면서, 설령 유효하더라도 금액이 부당히 과다하니 감액되어야 한다고 예비적으로 덧붙이는 방식으로 함께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받아들여지든 수급사업자가 실제로 부담할 금액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위약금 조항의 운명은 서명 여부가 아니라, 그 조항의 법적 성격과 하도급법 위반 여부에서 갈립니다.

위약금인가 위약벌인가 — 감액 가능 여부가 여기서 갈린다

같은 위약금 조항이라도 법적 성격은 둘로 나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으로 생길 손해액을 미리 정해 두어 손해의 발생과 액수에 관한 증명 곤란을 없애려는 약정입니다. 반면 위약벌은 손해를 메우려는 것이 아니라 채무 이행을 심리적으로 강제하려는 제재금입니다. 이 구별이 결정적인 이유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만 법원의 감액 권한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출발점은 민법 제398조 제4항입니다. 이 조항은 위약금의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그저 위약금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일단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는 것이 원칙이고, 이를 위약벌로 해석하려는 쪽에서 특별한 사정을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추정의 부담이 원사업자에게 있다는 뜻이므로, 수급사업자에게는 유리한 출발선입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판결은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내용, 계약 체결의 경위,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등을 종합하여 개별 사건마다 판단할 의사해석의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다수의견은 위약벌이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그 내용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액 예정의 감액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위약벌을 감액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실무적 함의는 분명합니다. 원사업자는 감액을 막기 위해 그 조항이 위약벌이라고 주장하려 하고, 수급사업자는 감액의 문을 열기 위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주장하게 됩니다. 예컨대 계약서에 위약금과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문언이 함께 있다면 위약벌로 볼 여지가 커지는 반면, 위약금을 지급하면 그것으로 손해 문제가 끝난다는 취지의 문언이 있다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기울게 됩니다.

  • 처분문서의 문언 — 위약금 외에 손해배상을 따로 청구할 수 있다고 적혀 있는지, 위약금으로 손해가 전보된다는 취지인지 확인합니다.

  • 약정의 주된 목적 — 손해 전보가 목적인지, 이행 강제와 제재가 목적인지가 핵심 갈림길입니다.

  • 계약 체결의 경위 —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변형해 위약금을 끼워 넣었는지, 협상 여지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 조항의 명칭 — 위약벌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그것만으로 위약벌이 되지는 않으며, 실질로 판단합니다.

  • 쌍방 대등성 — 원사업자의 귀책에는 아무런 위약금이 없고 수급사업자에게만 부과된다면 제재적 성격을 부정하는 정황이 됩니다.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위약벌이라 주장하는 쪽이 특별한 사정을 증명해야 합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 감액 — '부당히 과다'는 어떻게 판단하나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되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은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무엇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인가입니다. 이 기준을 오해하면, 실제 손해가 거의 없었다는 사정만 늘어놓다가 감액 주장이 통째로 배척되는 결과를 맞게 됩니다.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227619 판결은 이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이 판결에 따르면 부당히 과다한 경우란 손해가 없다거나 손해액이 예정액보다 적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계약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손해배상액 예정이 이루어진 경위, 거래관행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같은 판결은 예정액이 크다거나 계약 기간이 짧다는 사정만으로 감액할 수는 없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판시가 있습니다. 위 판결은 예정액이 아예 없었을 경우 인정되었을 손해배상액보다 더 적게 감액하는 것은 손해배상액 예정에 관한 약정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감액에도 바닥이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수급사업자로서는 위약금을 0에 가깝게 만들겠다는 기대보다, 실제 손해 규모와 자신의 협상력 열위를 함께 드러내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구체적으로 그려 보겠습니다. 공사대금 5억 원의 하도급 계약에서 위약금을 계약금액의 20%인 1억 원으로 정했는데, 계약이 해지될 당시 이미 기성률이 70%에 이르렀고 원사업자가 잔여 공정을 다른 업체에 맡기며 추가로 지출한 비용이 3천만 원 정도였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때 수급사업자는 실제 추가 지출액, 표준하도급계약서와 달리 위약금이 일방적으로만 설정된 경위, 수주 의존도가 높아 조항을 거절하기 어려웠던 지위 등을 함께 주장하며 감액을 구하게 됩니다. 다만 감액이 인정되더라도 원사업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액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손해가 적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예정액 지급이 공정성을 잃게 한다는 점까지 보여야 감액됩니다.

하도급법 제3조의4 부당한 특약의 금지 — 계약서에 있어도 위법인 조항

감액이 금액을 깎는 방법이라면, 하도급법은 조항 자체를 겨냥합니다. 하도급법 제3조의4 제1항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 즉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은 부당한 특약으로 보는 유형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열거된 유형은 비용 전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하도급 계약 해지와 위약금 국면에서도 이 유형들은 자주 문제 됩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나 입찰내역에 없던 추가 공정을 원사업자가 요구해 공기가 늘어났는데, 그로 인한 지연을 수급사업자의 귀책으로 몰아 위약금을 부과하는 구조라면 비용 전가의 실질을 갖게 됩니다.

  • 제2항 제1호 — 원사업자가 서면에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입니다.

  • 제2항 제2호 — 원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민원처리, 산업재해 등과 관련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입니다.

  • 제2항 제3호 — 원사업자가 입찰내역에 없는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입니다.

  • 제2항 제4호 — 그 밖에 하도급법이 보호하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에게 부과된 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약정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제2항 제4호는 대통령령과 고시에 구체적 유형을 위임하는 포괄 조항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계약서에 있는 위약금 조항이 정확히 어느 호에 걸리는지를 특정하는 작업이 실제 다툼의 출발점이 되며, 뒤에서 보듯 어느 호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무효가 되는 요건까지 달라집니다.

2025년 10월 2일 시행 — 부당특약이 이제 '무효'가 된다

종전에는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더라도 원사업자에게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제재가 가해질 뿐, 그 계약조건의 민사상 효력은 그대로 유효했습니다. 수급사업자로서는 부당특약을 이행할 의무를 여전히 지고, 그 효력을 부인하려면 별도의 민사소송에서 공서양속 위반 등을 스스로 주장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졌습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하도급법 제3조의4 제3항이 신설되었습니다.

개정 법률은 2025년 4월 1일 법률 제20893호로 공포되었고, 부당특약 무효 조항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2025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신설된 제3항은 제2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는 부당한 특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하고, 같은 항 제4호에 해당하는 부당한 특약은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구조가 이원적이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법률이 직접 열거한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유형은 별도의 추가 요건 없이 곧바로 무효가 됩니다. 반면 대통령령과 고시에 위임된 제4호 유형은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비로소 무효가 됩니다. 또한 어느 쪽이든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이므로, 계약 전체가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 된 조항만 떨어져 나갑니다. 하도급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위약금 조항만 떼어 내어 다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시점 요건이 결정적입니다. 부칙은 제3조의4 제3항의 개정규정을 그 시행 이후 계약조건을 설정한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2025년 10월 2일 전에 설정된 부당특약은 여전히 민사적으로는 유효한 것을 전제로 다투어야 하고, 이 경우에는 앞서 본 민법상 감액 주장이나 공서양속 위반 주장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습니다. 계약서에 찍힌 체결일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25년 10월 2일 이후 설정된 부당특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이며, 그 이전 계약은 감액 법리로 다투게 됩니다.

원사업자의 부당한 위탁취소 — 오히려 3배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계약 해지 국면에서 위약금을 청구당하는 쪽이 아니라, 반대로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끊어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도급법 제8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제조 등의 위탁을 한 후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위탁을 임의로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행위, 목적물 등의 납품에 대한 수령 또는 인수를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이것이 부당한 위탁취소의 금지입니다.

이 조항 위반의 제재는 가볍지 않습니다. 하도급법 제35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이 법을 위반하여 손해를 입은 자가 있으면 배상책임을 지되,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원사업자가 입증하면 면책된다고 하여 입증책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제35조 제2항제4조(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제8조 제1항(부당한 위탁취소), 제10조(부당 반품), 제11조 제1항·제2항(부당한 하도급대금 감액), 제19조(보복조치 금지) 위반에 대해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정합니다. 기술자료 유용에 관한 제12조의3 제4항 위반은 5배까지 확대됩니다.

배상액이 자동으로 3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35조 제3항은 법원이 배상액을 정할 때 고의 또는 손해 발생의 우려를 인식한 정도, 위반행위로 수급사업자가 입은 피해 규모, 원사업자가 취득한 경제적 이익, 위반행위에 따른 벌금 및 과징금, 위반행위의 기간과 횟수, 원사업자의 재산상태, 피해구제를 위한 노력의 정도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 재판에서는 이들 요소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에 따라 배액의 폭이 정해집니다.

따라서 원사업자가 위약금을 청구해 올 때, 수급사업자는 방어에만 머무를 이유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원사업자가 자재 공급을 지연해 공기가 밀렸음에도 이를 수급사업자의 귀책으로 구성해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공제했다면, 이는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는 위탁취소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제35조 제2항에 따른 배액 배상 청구로 반격할 수 있습니다.

수급사업자의 귀책이 없는 위탁취소는 제8조 제1항 위반이며, 손해의 3배 이내에서 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대응 순서 — 증거 확보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분쟁조정까지

위약금 청구서를 받았거나 공사대금에서 위약금이 공제된 사실을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전에 순서를 잡아야 합니다. 하도급 분쟁은 서면과 기록의 싸움이며, 계약 해지 직후 며칠 사이에 확보하는 자료가 나중에 감액과 무효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특히 원사업자가 서면 없이 구두로 추가 공정을 지시했거나 설계 변경을 요구했다면, 그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곧 제3조의4 제2항 제1호제3호의 비용 전가를 드러내는 열쇠가 됩니다. 시공 현장의 지시 사항이 오간 메신저 대화, 회의록, 작업일보를 우선 확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계약서와 부속 약정 전부 확보 — 위약금 조항의 문언, 조항의 명칭, 손해배상 별도 청구 조항의 유무를 먼저 확인합니다.

  • 계약조건 설정 시점 특정 — 부칙상 2025년 10월 2일 이후 설정된 조건인지에 따라 무효 주장 가능 여부가 갈립니다.

  • 귀책사유 관련 기록 정리 — 자재 공급 지연, 선행 공정 지체, 설계 변경 지시 등 원사업자 측 사유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 내용증명 발송 — 위약금 공제의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부당특약과 부당한 위탁취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남겨 둡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신고하도급법 제22조 제1항에 따라 위반행위를 신고할 수 있으며, 조사 결과 시정명령과 과징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조정 신청제24조의4에 따른 분쟁조정 절차로, 협의회는 조정 요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조정이 성립되지 아니하면 그 경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합니다.

신고와 조정, 민사소송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사실관계와 의결서는 이후 민사소송에서 원사업자의 위반 사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되므로, 어느 절차를 먼저 밟을지는 회수하려는 금액과 거래 관계 유지 의사를 함께 고려해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 유의점 — 보복조치, 일방적 상계, 그리고 시점의 함정

수급사업자가 신고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가 끊길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하도급법은 이를 예상하고 제19조에서 보복조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원사업자가 신고나 분쟁조정 신청 등을 이유로 거래를 정지하거나 물량을 축소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하며, 앞서 본 것처럼 제19조 위반은 제35조 제2항의 배액 배상 대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복이 두려워 침묵하는 선택이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음으로 일방적 상계 문제입니다. 원사업자가 위약금 채권을 내세워 기성 공사대금에서 임의로 공제하는 경우, 위약금 조항의 효력을 다투는 것과 별개로 하도급대금 미지급 문제가 함께 발생합니다. 위약금 조항이 무효이거나 감액되어야 한다면 그만큼 공제의 근거가 사라지므로, 미지급 하도급대금 청구와 위약금 조항 무효 주장을 한 소송에서 함께 구성하는 편이 실익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시점의 함정을 다시 강조합니다. 제3조의4 제3항의 무효 규정은 2025년 10월 2일 이후 계약조건을 설정한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장기간 이어진 거래에서 기본계약은 오래전에 체결하고 개별 하도급 계약만 최근에 맺었다면, 문제 된 위약금 조항이 어느 문서에서 언제 설정된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행일 전에 설정된 조항이라도 무효 주장이 완전히 봉쇄되는 것은 아니며, 그 내용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면 공서양속 위반이나 민법상 감액으로 다툴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위약금 조항 무효 주장과 미지급 하도급대금 청구는 한 소송에서 함께 구성하는 것이 실익이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위약벌'이라고 적혀 있으면 무조건 감액이 안 되나요?

A. 명칭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므로, 위약벌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실질을 따져 성격을 정합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판단이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 체결 경위, 약정의 주된 목적을 종합한 의사해석의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위약벌로 인정되면 같은 판결의 다수의견에 따라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한 감액은 어려워집니다.

Q. 위약금이 계약금액의 20%인데, 실제 손해가 거의 없으면 그만큼 깎이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227619 판결은 손해가 없거나 손해액이 예정액보다 적다는 것만으로는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계약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약정 경위, 거래관행을 함께 고려해 예정액 지급이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봅니다. 같은 판결은 예정액이 없었을 때 인정될 손해배상액보다 적게 감액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Q. 2025년 10월 2일 전에 맺은 계약이면 부당특약 무효 주장은 아예 못 하나요?

A. 하도급법 제3조의4 제3항의 무효 규정 자체는 부칙에 따라 시행 이후 계약조건을 설정한 경우부터 적용되므로 그대로 원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이전 계약이라도 부당특약 설정 행위는 제3조의4 제1항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대상이 되고, 조항의 내용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면 민법상 공서양속 위반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감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계약조건이 언제 설정되었는지를 먼저 특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원사업자 잘못으로 공기가 밀렸는데 계약을 해지당하고 위약금까지 청구받았습니다.

A.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는 위탁취소라면 하도급법 제8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위약금 청구를 다투는 데 그치지 않고 제35조 제2항에 따라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을 구하는 반격이 가능합니다. 자재 공급 지연이나 선행 공정 지체가 원사업자 측 사정이었음을 보여 주는 작업일보와 지시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Q. 부당특약이 무효가 되면 하도급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제3조의4 제3항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어, 문제 된 계약조건만 효력을 잃고 나머지 계약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때문에 수급사업자는 거래 관계를 끊지 않으면서 위약금 조항만 떼어 내어 다툴 수 있고, 이미 그 조항에 따라 지급했거나 공제당한 금액이 있다면 부당이득 반환으로 회복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Q.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 거래가 끊길까 걱정됩니다.

A. 하도급법 제19조는 신고나 분쟁조정 신청 등을 이유로 수급사업자에게 거래 정지, 물량 축소 등 불이익을 주는 보복조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제19조 위반은 제35조 제2항의 배액 배상 대상에 포함되어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신고 전후로 원사업자의 발주 물량 변화와 담당자 발언을 기록해 두면 보복조치 입증에 도움이 됩니다.

맺음말

하도급 계약 해지 위약금은 계약서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확정되는 금액이 아닙니다. 먼저 그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에 따라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가능성이 갈리고, 위약금 약정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는 점이 수급사업자에게 유리한 출발선이 됩니다. 감액이 인정되려면 실제 손해가 적다는 사정을 넘어, 예정액 지급이 공정성을 잃게 한다는 점까지 보여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2025년 10월 2일부터 시행된 하도급법 제3조의4 제3항은 부당한 특약을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법률이 직접 열거한 유형은 별도 요건 없이, 대통령령과 고시에 위임된 유형은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 무효가 되며, 부칙상 시행 이후 설정된 계약조건부터 적용된다는 시점 요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원사업자의 귀책으로 계약이 끊긴 사안이라면 제8조 제1항 위반을 근거로 제35조 제2항의 배액 배상을 구하는 적극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승패는 계약서 문언과 현장 기록을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하느냐에서 갈립니다. 위약금 청구서나 공사대금 공제 통보를 받았다면 대응 방향이 정해지기 전에 기록부터 확보하시고,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의 건설·제조 하도급 분쟁을 다루어 온 변호사와 계약서를 함께 검토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6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