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로 고소했는데 경찰이 "피의자가 지금은 갚을 여력이 있다" 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바로잡아야 할 결정입니다. 오늘은 이런 부당한 불송치결정을 이의신청으로 뒤집어 원금과 이자 1억 3,000만 원을 회수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 의뢰인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는 일부 각색하였습니다.
사건 경위 — 담보가치 없는 아파트를 믿고 빌려준 1억 원
의뢰인께서는 지인의 "나에게 아파트가 있으니 급전을 빌려달라" 는 말을 믿고 1억 원을 빌려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아파트에는 이미 거액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담보가치가 없었고, 속은 사실을 안 의뢰인은 지인을 사기죄로 고소하셨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몇 주 뒤 날아온 것은 불송치결정서였고, 이유는 "피의자가 고소 사실을 안 뒤 대출을 받아서라도 갚겠다고 하므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는 것이었습니다.
왜 잘못된 결정인가 — 판단 기준은 '빌릴 당시'입니다
사기죄 성립 여부는 돈을 빌릴 당시의 의사와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범행 후 뒤늦게 갚을 의사가 생겼거나 일부를 변제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이미 성립한 사기죄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사건이 벌어지고 한참 뒤 "이제라도 갚겠다" 는 말을 이유로 사건을 덮는 결정이 나오곤 합니다.
이런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면 가해자는 형사책임을 면하고, 피해자는 형사적으로 압박해 돈을 받아낼 수단을 잃게 됩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도 불송치결정이 나오자 상대방은 곧바로 태도를 바꿔 다시 연락을 끊었습니다.
전략 — 이의신청으로 검찰 단계에서 바로잡다
이에 저는 사법경찰관의 판단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사건은 검찰로 이송되어 수사가 재개되었습니다. 형사 압박이 되살아나자 상대방은 다시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합의를 요청해 왔습니다.
의뢰인께서는 고심 끝에 형사합의에 응하기로 하셨고, 이자를 더한 1억 3,000만 원을 신속하게 변제받으셨습니다. 상대방은 이 합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민사소송은 승소해도 실제 회수를 위해 별도의 강제집행이 필요한 반면, 형사고소와 이의신청을 통해 훨씬 빠르게 피해를 회복한 사례입니다.
마치며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는 사기를 당하고도 경찰 단계에서 억울하게 사건이 덮힌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끝난 사건처럼 보여도, 당사자에게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재산이 걸린 문제입니다.
불송치결정이 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다만 이의신청, 수사심의, 검찰항고 같은 절차는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새로운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이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그래서 이런 절차를 맡기실 때는 실제로 결과를 뒤집어 본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의 상황에 맞춰 가장 실효성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사법 전문변호사 배성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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