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영업정지 처분에 대응하는 법
식품을 제조·판매하면서 건강에 좋다는 취지의 문구를 사용하였다가, 행정청으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제1항 제1호 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염에 좋은 차", "피로회복에 좋다", "혈압을 안정시킨다" 등 식품의 건강상 효능을 언급하는 표현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처분이 반드시 적법한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원재료의 일반적 효능을 소개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처분사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 온 사례가 적지 않고, 처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비례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이유로 취소된 사례도 있습니다.
2. 식품의 건강 효능 표현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제1항 제1호는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규정이 식품의 약리적 효능에 관한 표시·광고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표시·광고가 식품으로서 갖는 효능이라는 본질적 한계 내에서, 식품에 부수되거나 영양 섭취의 결과 나타나는 효과를 표시·광고하는 경우에는 허용됩니다. 이 조항이 규제하고자 하는 것은, 식품에 대하여 마치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 등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인 양 표시·광고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의약품으로 혼동·오인하게 하는 표시·광고만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두844 판결,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도8853 판결 등).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금지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광고의 실질적인 목적·내용과 그 표현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에 미치는 영향까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일반인의 평균적 인식을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3. 법원이 처분사유 부존재를 인정한 사례들
이러한 법리에 따라, 법원은 원재료의 일반적 효능을 소개한 것에 불과한 광고에 대하여 처분사유의 부존재를 인정하고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 왔습니다.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면, 질병명이나 구체적인 효능 표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원재료 자체의 일반적 효능 범위 내에 있다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소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레몬의 특이한 성분은 소화기 계통의 질환을 치유하고 시력과 기관지 계통에 도움을 준다", "다시마의 뛰어난 효능은 혈압을 안정시키고 피로회복에 좋다", "박하차는 소화촉진에 좋다" 등의 문구를 게시한 사안에서, 해당 원료의 약리적 효능은 사회일반인이 손쉽게 접근·평가할 수 있는 정보이고 원재료의 약리적 효능을 표시함에 그쳤을 뿐 가공과정을 거쳐 제품 특유의 약효를 가지게 되었다는 내용까지 표시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처분사유의 부존재를 인정하고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4. 10. 15. 선고 2014구단53608 판결).
대전지방법원은 막걸리 제조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 "피로완화효과, 변비 및 다이어트 효과, 혈류개선효과, 암예방 및 암세포 성장 저지효과, 활성산소 제거 효과"라는 내용을 게시한 사안에서, 해당 내용이 대중적 식품에 관한 연구 결과에 기초한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식품영양학적·식품과학적 효능을 소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영업정지 7일 및 해당 제품 폐기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17. 4. 23. 선고 2016구합104943 판결). 이 사건에서는 대표이사가 같은 사실관계로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고발되었으나, 같은 취지에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기도 하였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수제 그래놀라 제품을 판매하면서 "각종 말린 과일들이 들어가 있어 두뇌 발달과 심장병 예방에도 좋습니다"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시한 사안에서, 원재료인 단풍나무 수액, 견과류, 말린 과일의 일반적 효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고, 가공과정을 거쳐 제품 특유의 약효를 가지게 되었다는 내용까지 표시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3. 8. 25. 선고 2022구합14759 판결). "심장병 예방"이라는 특정 질병명이 직접 거론된 사안이었음에도 처분사유가 부정된 것입니다.
이 판결들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판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해당 원재료의 효능이 사회일반인이 손쉽게 접근·평가할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사업자가 원재료의 일반적 효능을 표시함에 그쳤을 뿐, 나아가 가공과정을 거쳐 자사 제품에 고유한 약효가 있다는 등의 내용까지 표시한 것은 아닌지 여부입니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면, 질병명이 직접 언급되었더라도 처분사유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4. 처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 비례원칙에 의한 통제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와 별개로, 영업정지 처분이 비례원칙에 부합하는지는 별도로 검토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는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및 처분으로 개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서울행정법원 2025. 12. 18. 선고 2025구단52299 판결은 처분사유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해당 광고가 식품 성분의 일반적 효능에 관한 것으로서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점, 적극적인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고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 점, 보건상의 위해나 인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는 점, 사업자가 문제를 인지한 후 시정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한 점, 영업정지로 인하여 사업자가 입게 될 경영상 불이익이 큰 점 등을 종합하여 비례원칙 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이처럼 위반행위가 형식적으로 인정되더라도, 위반의 경위와 정도, 고의성 유무, 보건상 위해 여부, 시정 노력, 그리고 영업정지가 사업자에게 미치는 구체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비례원칙 위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5.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 전환이 가능한 경우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제1항 위반의 경우 원칙적으로 영업정지에 갈음한 과징금 부과가 제외됩니다. 그러나 시행규칙 [별표 8] 단서는 "[별표 7] 일반기준 제13호에 따른 경감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과징금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행정청이 위반사항의 정도가 경미하고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경감을 적용한 경우라면, 그 경감 적용 자체가 과징금 전환의 근거가 됩니다. 이 점은 영업정지보다 덜 침익적인 수단이 존재하였음에도 이를 도외시하였다는 최소침해원칙 위반의 논거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식품표시광고법 제14조 제3호는 제8조 제1항을 위반한 자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영업정지에 앞서 시정명령이라는 더 완화된 수단도 법령상 마련되어 있습니다.
6. 대응의 흐름
행정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의 사전통지를 받았다면, 행정절차법 제27조에 따라 의견제출 기한 내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처분사유의 부존재와 비례원칙 위반을 함께 주장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의견제출에도 불구하고 처분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행정심판법 제27조),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행정소송법 제20조).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은 선택적으로 제기할 수 있고,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영업정지 처분의 효력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제기만으로 자동 정지되지 않으므로, 필요한 경우 집행정지 신청을 별도로 하여야 합니다.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거나 사전통지를 받은 경우, 대응 방향은 위반 문구의 내용, 제품의 원재료 구성, 광고 문구의 노출 경위, 사업 규모와 영업정지가 미치는 구체적 영향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시다면 상담을 통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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