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인 제도, 신청부터 후견인 변경·종료까지
성년후견인 제도, 신청부터 후견인 변경·종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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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인 제도, 신청부터 후견인 변경·종료까지 

남천우 변호사

1. 부모님이 판단 능력을 잃으셨을 때, 성년후견인 제도는 어떻게 활용하나

부모님이 뇌경색이나 치매로 의사 표현이 어려워지면, 가족은 곧바로 현실적인 벽에 부딪힙니다. 부모님 명의의 예금을 인출하려 해도, 병원비를 처리하거나 부동산을 정리하려 해도 은행과 관공서는 본인의 의사 확인을 요구합니다.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부모님의 재산을 대신 관리할 권한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 법이 마련해 둔 제도가 성년후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늘 비슷합니다. "내가 자식인데 왜 마음대로 못 하느냐", "후견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한 번 정해지면 끝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성년후견은 가정법원의 심판을 거쳐야 하는 절차이고, 후견인이 되었다고 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사정이 바뀌면 후견의 내용도 바꾸거나 끝낼 수 있습니다.

2. 성년후견이 필요한 상황

민법 제9조 제1항은 성년후견의 대상을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부모님,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지 기능이 크게 떨어진 경우, 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성인 자녀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지속적"이라는 표현입니다. 일시적으로 판단이 흐려진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고 법률행위를 하기 어려운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때라야 성년후견의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 둘 것이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정신적 제약의 정도에 따라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을 나누어 두고 있습니다.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가 성년후견(제9조)이고, 능력이 "부족한" 정도면 한정후견(제12조), 일시적 후원이나 특정한 사무에 관한 후원이 필요한 경우는 특정후견(제14조의2)을 활용합니다. 부모님의 실제 상태에 비해 지나치게 포괄적인 후견을 신청하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어, 상태에 맞는 유형을 고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3. 누가 신청할 수 있고, 어떻게 진행되나

성년후견 개시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그 밖에 민법 제9조 제1항이 정한 사람,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녀는 4촌 이내의 친족으로서 당연히 청구권자에 해당합니다.

청구를 하면 가정법원은 본인의 정신 상태를 확인합니다. 가사소송법 제45조의2 제1항은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할 때 본인의 정신상태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의사에게 감정을 시키도록 정하고 있고, 다만 정신상태를 판단할 다른 충분한 자료가 있으면 감정을 생략할 수 있게 열어두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법 제45조의3은 본인이 의식불명 등으로 의사를 표명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닌 한 본인의 진술을 듣도록 하고 있으며, 민법 제9조 제2항도 개시 심판을 할 때 본인의 의사를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후견을 개시할지, 어느 범위까지 둘지는 이러한 의학적 판단과 본인 의사 확인을 토대로 결정됩니다.

누구를 후견인으로 정할지도 법원이 함께 판단합니다. 후견인은 보통 배우자나 자녀 등 가까운 가족이 되지만, 가족 사이에 다툼이 있거나 재산 관리의 공정성이 문제 될 수 있는 경우에는 변호사·법무사 같은 전문가나 법인이 선임되기도 합니다. 민법 제930조는 성년후견인을 여러 명 둘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재산 관리와 신상 보호를 나누어 맡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4. 후견인이 되면 무엇을 할 수 있나, 그리고 무엇은 못 하나

성년후견인은 피후견인을 대리해 재산을 관리하고 신상에 관한 결정을 돕습니다. 다만 권한이 무제한은 아닙니다. 민법 제947조는 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의 재산관리와 신상보호를 할 때 그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 복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피성년후견인의 의사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의사 존중이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본인의 복리를 한계로 한다는 뜻입니다. 후견은 후견인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피후견인을 위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행위에는 제동 장치가 걸려 있습니다. 민법 제947조의2 제5항은 후견인이 피성년후견인을 대리해 피성년후견인이 거주하는 건물이나 그 대지를 매도·임대·전세권 설정·저당권 설정하거나 그에 준하는 처분을 할 때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949조의3은 후견인과 피후견인의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에 관하여는 친권자의 이해상반행위 규정(제921조)을 준용하도록 하여, 그런 경우 후견인이 그대로 대리하지 못하고 특별대리인을 선임하게 합니다. 다만 후견감독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감독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하므로 따로 특별대리인을 둘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 후견인이 자기 이익을 위해 피후견인의 재산을 다루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5. 후견은 한 번 정하면 끝이 아니다

성년후견은 고정된 제도가 아닙니다. 민법 제11조는 성년후견 개시의 원인이 소멸된 경우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성년후견인, 성년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성년후견 종료의 심판을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호전되어 후견이 필요한 원인이 사라지면, 정신적 제약이 회복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후견을 끝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후견인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피후견인의 복리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940조에 따라 가정법원이 피후견인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청구에 의하여 후견인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936조는 후견인이 사망·결격 등으로 없게 된 경우 새로 선임하도록 하는 한편(제2항), 이미 후견인이 선임되어 있더라도 필요하면 후견인을 추가로 선임할 수 있도록(제3항) 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제940조의4는 가정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성년후견감독인을 두어 후견인의 사무를 감독하게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후견인이 정해졌다고 해서 가족이나 이해관계인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후견이 본래 목적대로 운영되는지 들여다보고 문제를 제기할 통로가 열려 있습니다.

6.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좋은 이유

성년후견은 청구부터 심판까지 정신 감정과 본인 진술 청취 등 여러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신청한다고 곧바로 후견인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통상 수개월이 걸립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갑자기 쓰러지신 뒤에는 병원비 납부, 보험금 청구, 살고 계신 집의 처분처럼 미룰 수 없는 일이 한꺼번에 닥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신적 제약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다면, 막연히 가족이 알아서 처리하려 하기보다 일찍 후견 개시를 검토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부모님의 재산과 권리를 지키는 길이 됩니다.

또한 어떤 유형의 후견을 신청할지, 누구를 후견인으로 세우고 권한을 어떻게 나눌지, 거주용 부동산처럼 법원 허가가 필요한 재산이 있는지에 따라 준비할 서류와 절차가 달라집니다. 처음부터 사안에 맞게 설계해 두면 심판이 한결 수월하게 진행되고, 후견이 개시된 뒤 재산을 관리하기도 편합니다. 성년후견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부모님의 상태와 가족의 사정에 맞는 방법을 함께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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