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동업관계는 상호 신뢰와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시작되지만, 경영상 어려운 고비에 직면하거나 청산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업무상 횡령, 배임으로 고소 당하는 일이 흔합니다. 어제의 파트너가 고소인이 되어 공동사업자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할 때, 피고소인은 일생일대의 형사처벌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동업자 간 횡령 분쟁은 당사자간의 동업 약정의 성격, 자금관리권한의 실질적 위임 범위, 대내외적 사업구조 등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복잡한 법리상 다툼이 발생합니다. 오늘은 동업자 간 업무상 횡령 고소시 무죄를 받기 위한 대응방법, 법리적 주장, 방어전략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동업재산 횡령 문제로 고민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동업관계의 분류와 업무상 횡령죄 성립
동업자로부터 횡령 고소를 당했을 때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동업 관계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가 여부입니다. 동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해당 관계가 민법상 조합, 내적조합, 상법상 '익명조합'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횡령죄 성립여부가 달라집니다.
1. 민법상 조합 및 내적조합 : 횡령죄 성립
민법 제703조가 정하는 조합은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 관계입니다. 민법상 조합은 동업자산이 이 조합원 전원의 '합유', 즉 공동 소유에 속하게 됩니다. 합유재산은 동업자 전원의 동의 없이 어느 한 사람이 단독으로 처분하거나 소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동업자 중 한 사람이 자금 관리를 맡고 있다 하더라도, 나머지 동업자들의 사전 동의 없이 개인적으로 소비한다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합니다.내부적으로는 조합관계에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조합 관계가 드러나지 않는 내적조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에 속하므로 조합원 중 한 사람이 조합재산 처분으로 얻은 대금을 임의로 소비하였다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법리는 내부적으로는 조합관계에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조합관계가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내적 조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5014 판결
2. 상법상 익명조합 : 횡령죄 불성립
상법 제78조가 정하는 익명조합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의 영업을 위하여 출자하고, 상대방은 그 영업으로 인한 이익을 분배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계약입니다. 익명조합원이 영업을 위하여 출자한 금전 기타의 재산은 대내외적으로 영업자 단독소유입니다.(상법 제79조)
민법상 조합이나 내적조합은 조합원들이 금전, 노무 등을 상호 출자하여 공동으로 사업을 영위하지만, 익명조합은 일방은 출자만 하고 영업자가 단독으로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영업자가 투자받은 자금이나 사업수익금은 영업자 단독 소유이며 익명조합원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영업자가 이를 임의로 소비하거나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했다 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조합 또는 내적 조합과 달리 익명조합의 경우에는 익명조합원이 영업을 위하여 출자한 금전 기타의 재산은 상대편인 영업자의 재산이 되므로 영업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따라서 영업자가 영업이익금 등을 임의로 소비하였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5014 판결
3. 구별기준
횡령혐의로 피소되었을 때 동업계약서의 세부조항과 실제 운영방식을 분석하여, '우리의 관계는 민법상 조합이 아니라 상법상 익명조합이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구성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동업자들 사이에 실질적인 '공동사업 목적'이 존재하였는지
돈을 투자한 동업자가 단순히 배당을 받는 위치였는지, 아니면 사업 전반에 관여하였거나 사업진행을 감시할 수 있는 업무검사권을 행사하였는지
가게의 보증금이나 설비 등 주요 재산을 변경 및 처분할 때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였는지
등을 기준으로 민법상 조합인지, 익명조합인지를 판단합니다.
업무상 횡령죄 무죄선고를 이끌어내는 핵심 법리 : 불법영득의사 x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요건은 불법영득의사의 존재 여부입니다. 쉽게 말해 '나에게 재물을 맡긴 사람의 신뢰를 저버리고, 그 재물을 마치 내 개인 소유인 것처럼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하는 의사'입니다.
업무상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데,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이 법리를 기초로 하여, 동업자금 유용 및 횡령으로 고소당했으나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판례를 분석하여 방어 논리를 도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130 판결
1.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도5899 판결 - 포괄적 사용재량권이 부여된 경우
▶사실관계
버스운송사업조합의 이사장이 매월 지급받는 판공비나 조합활동비의 구체적인 영수증 등 사후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업무상 횡령으로 기소한 사안입니다.
▶판결요지
대법원은 정관 기타 규정상 판공비, 업무추진비에 관하여 사용용도나 목적에 구체적인 제한이 없고, 지출 후 증빙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면 해당 비용의 사용처나 규모, 업무관련성에 대한 판단은 임직원의 재량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단지 판공비를 사용한 사람이 구체적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2.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6. 13. 선고 2018고합555판결 : 동업체 청산과정에서의 정산분쟁
▶사실관계
동업관계가 사실상 해소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동업자금을 일방적으로 인출하여 보관하고, 이에 고소인이 잔여재산 반환요구를 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하여 횡령죄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판결요지
조합이 해산된 경우에도, 청산절차를 거쳐 조합재산을 조합원에게 분배하지 아니하는 한, 조합재산은 계속하여 조합원의 합유이고 청산이 종료할 때까지 조합은 존속합니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다28075 판결 등 참조) 조합이 해산된 때 처리해야 할 잔무가 없고 잔여재산의 분배만 남아있다면 따로 청산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조합원들에게 분배할 잔여재산과 그 가액이 청산절차가 종료된 때 확정된 것이므로 조합원들 사이에 특별한 다른 약정이 없는 이상 청산절차가 종료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잔여재산의 분배나 정산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재판부는 자금 인출행위가 있었더라도, ① 피고인이 당시 자금을 인출한 이유가 동업사업장의 가압류를 해제하고 사업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② 피해자 조합이 피고인을 상대로 투자금 상환 등 청구의 소송을 제기하였으므로 아직 동업체에 관한 청산절차가 종결되지 아니한 상태인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하여 잔여재산 분배나 정산금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자금의 반환을 거부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점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3. 대전지방법원 2017. 7. 19. 선고 2016노2593 판결 : 동업배당 수익금의 개인적 사용
▶사실관계
동업자가 받아가야 할 공동배당수익금을 피고인의 임의로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여 소비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판결요지
피고인의 개인 계좌로 자금이 이체된 것은 사실이나, 위 자금이 실질적으로 공동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채, 카드론 등 공동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된 것인 이상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위 판례들을 참고할 때, 무죄를 받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
지출증빙 : 개인적 유용이 아닌 사업유지, 공동채무 변제 등 동업사업체 공동의 이익을 위한 지출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사용권한, 재량권 : 정관이나 기타 규정, 동업계약서 등에 자금관리 권한이나 포괄적 사용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면, 단순히 증빙자료가 부족하다는 사정만으로는 횡령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청산과정의 종료 : 동업체의 청산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잔여재산 분배를 요구하거나 정산금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립하는 상황은 형사상 횡령이라기보다는 민사상 정산금 분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갑작스럽게 동업자로부터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업체 업무상 횡령 사건은 조합체의 법적 성격에 관한 법리적 분석과 자금사용권한 및 지출내역의 분석 등 사실관계의 면밀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동업의 종료와 관련한 정산금 분쟁, 업무상 횡령 고소 및 피고소 문제로 고민중인 분들이 있다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700건이 넘는 손해배상 사건을 해결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선의 대응방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