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나면 "인증샷 한 장 올렸을 뿐인데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상담이 적지 않게 들어옵니다. 손등 도장이나 투표소 입구 사진은 괜찮지만,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이 명확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한 행동이 무거운 혐의로 돌아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 의뢰인이 마주한 상황
의뢰인은 형사처벌 전력이 전혀 없던 30대 직장인이었습니다. 대통령선거 당일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한 뒤, 기표소 안에서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이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투표 인증' 명목으로 게시했습니다.
이 사실이 적발되면서 의뢰인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66조의2는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촬영물을 온라인에 게시한 사정까지 더해져, 수사기관은 이를 단순 실수가 아니라 투표의 비밀과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행위로 무겁게 보았습니다.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 "호기심이었다"는 호소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2. 사건의 핵심과 대응
쟁점은 이 행위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 그리고 사안의 실질적 위험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였습니다. 저는 의뢰인의 행위가 선거운동이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반대와 무관한, 우발적 행위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정치적 목적이 없었다는 점: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반대하도록 권유하려는 선거운동 목적의 촬영이 아니었음을 객관적으로 소명했습니다.
우발적 행위였다는 점: 젊은 층의 '인증 문화'에 휩쓸려 순간적 호기심으로 저지른 일회적 행위였음을 사실관계로 정리했습니다.
진지한 반성과 재범 위험 부재: 의뢰인이 자신의 경솔함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재범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반성문 등 자료로 뒷받침했습니다.
초범이라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전무한 점을 양형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들어 엄벌을 구형했지만, 저는 죄질의 무게를 인정하면서도 양형에 참작될 사정을 빠짐없이 제시해 처벌 수위를 다투었습니다.
3. 결과,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
재판부는 "공정하고 평온한 투표 절차를 보장하려는 법의 취지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보면서도,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정치적 의도나 목적이 없었으며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은 법정형 하한에 가까운 벌금 30만 원을 선고받고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칫 고액의 벌금과 함께 무거운 부담을 질 뻔했던 상황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께
투표지 촬영, 벽보 훼손, 허위사실 유포 같은 선거법 위반은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몰랐다"는 해명만으로는 법정에서 다투기 어렵습니다. 다만 같은 혐의라도 행위의 경위, 목적의 유무, 선거에 미친 영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를 가르는 초기 방향 설정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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