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운영하거나 임원으로 일하다 보면, 관행처럼 이어지던 거래나 한순간의 판단이 큰 규모의 경제범죄 혐의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피해 규모가 수억 원을 넘어가면,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실형에 대한 불안이 일상을 압도하게 됩니다.
1. 의뢰인이 마주한 상황
의뢰인은 오랜 기간 회사의 영업을 총괄해 온 임원이었습니다. 원자재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단가가 적정 수준보다 높게 설정되었고, 그 차액이 외부 계좌로 흘러간 정황이 문제가 되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배임·횡령 피해액이 5억 원을 넘으면 형법이 아니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이 적용되어 법정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이 사건은 회사가 입은 손해액이 약 13억 원대에 이르렀고, 구속과 장기 실형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2. 사건의 핵심과 대응
가장 큰 변수는 합의였습니다. 기업 배임 사건에서 피해 회사와의 합의는 양형을 가르는 핵심 요소인데, 이 사건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합의 결렬이라는 불리한 조건 위에서, 그에 준하는 양형 자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사건의 승부처였습니다.
전액 변제를 통한 실질적 피해 회복. 합의서는 받지 못했지만, 의뢰인이 손해 금액 전액을 피해 회사에 변제한 사실을 이체 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정리해 입증했습니다. 합의가 결렬된 사정과 별개로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되었다는 점을, 재판부가 양형에 반영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했습니다.
범행 인정과 수사 협조. 수사 초기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고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분명히 했습니다. 무리하게 다투기보다,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가르는 방향 설정에 집중했습니다.
유리한 양형 사정의 정리.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 장기간 회사 성장에 기여해 온 경력 등 의뢰인에게 유리한 정상들을 빠짐없이 모아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3. 결과,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
재판부는 변호인의 변론을 받아들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액이 10억 원을 넘는 특경법 위반 사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의뢰인이 구금을 피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께
거액의 배임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병 확보(구속)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피해 회복을 어떤 자료로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을 다투고 무엇을 인정할지를 가르는 초기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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